(김해 백두산)소나무 숲속 오솔길이 능선길로 이어지고...

- 언제 : 2003.9.7(일요일)
- 얼마나:2003.9.7 11:00 ~ 13:30(2시간 30분)
- 날 씨 : 흐리고 약간 이슬비
- 몇명:3명
- 어떻게 (자가용 이용)
▷대동초등학교-공동묘지-갈림길(관정재)-체육시설(약수터)-안부에서 왼쪽방향-돌탑-정상-안부-갈림길-원명사
- 개인산행횟수ː 2003-28회
- 산높이ː백두산 정상352.9M
- 좋은산 개인호감도ː★★★



14년 7개월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타른 직장으로 이직을 하면서 계속 술을 먹을 기회가 많았다.송별회와 환영회도 있었지만 굳이 이런 모임이 아니더라도 알고 지내는 분들의 격려성 술자리를 포함해서 술로 한주간을 보낸 느낌이다.머릿속에 있는 패배 잔재의식의 찌꺼기를 비우고 몸에 배인 알콜을 꺼집어 내기 위해 힘들지 않은 야트막한 근교산을 뒤져 김해의 백두산 산행을 하기로 했다.김해의 백두산은 민족의 명산 백두산과 한문 이름까지 똑같지만 352.9M의 가족등반을 하기에 안성마춤인 산책길을 가는 듯한 부드러운 오솔길과 능선길의 연속이었다

10:40
실컷 자고 아주 여유롭게 산행을 떠난다.지난주 벌초를 다녀와서 이번주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 좋다.본가는 추석때가면 되므로 잠시 몸이 젖을 정도로 가벼운 산행을 간다.아들과 딸을 산행친구로 삼아 자가용을 몰아 구포다리를 지나고 당리를 지나 대저수문이 있는 경상남도 대동면으로 접어든다.낙동강을 따라가던 도로에서 대동면으로 접어드는 좌측길로 90도 회전하여 고속도로 밑길을 지나면 대동면 초정리로 접어드는데 여기에서 예안리고분군과 산해정을 알리는 관광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김해방향으로 한번 더 좌회전한다.그러면 곧 대동초등학교가 나온다.대동면 면사무소에 주차하고 대동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들어가면 된다.

11:01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 운동장 배수구를 따라가면 학교 운동장 오른쪽에 길이 보인다.


11:08~28
MTB산악자전거를 타기 좋을 정도의 길이 부드러운 오솔길로 이어지는데 전날 온 비때문에 몇군데 조그만 물웅덩이가 있지만 좌우 늠름하게 서있는 소나무가 길안내를 한다.길 중간 중간 좌우에 벌초한 깨끗한 무덤들이 몇번 나오지만 등산길이라고 하기보다는 산책길로 그만이다.약간의 높낮이가 있지만 길이 누군가의 손에 만들어진 것처럼 같은 모습으로 계속 이어진다.등에 땀이 쏟아지지만 힘즐어서 나는 것보다는 전날 온 비때문에 습도가 높고 날씨가 아직은 후덥지끈하기 때문일 것이다.빽빽한 길 양옆 소나무 때문에 한마디로 삼림욕에 제격이다.




11:33
듬성듬성한 공동묘지를 지나면 길이 두갈래로 갈라지는데 왼쪽은 원명사로 하산하는길이다.여기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면서 길이 더 넓어져서 경운기나 4wheel 자동차가 다닐수 있는 넓이다.

:::갈림길..왼쪽은 원명사,오른쪽은 체육시설지구로

11:41~43
넓다란 길을 8분정도 걸으니 쌈지공원같은 체육시설이 있는 약수터에 도착한다.물이 나오는 곳이 두군데인데 수도꼭지로 된 약수터 보다는 체육공원 뒤쪽 호스에서 나오는 물이 더 시원하다.쌈지공원엔 벌써 산행을 마친 중년의 남녀 10여분이 고기를 굽으며 술을 마시고 노래부르며 즐기고 있다.이곳에서 자주 그러는지 안내문에 그렇게 하지마라는 경고문도 있지만...빨리 물을 챙기고 체육공원 뒤쪽으로 난 길로 접어든다.




11:48
이제부터 등산하는 맛이 난다.이제와는 다르게 약간의 경사도 있고 길도 산길답게 나 있다.비온 뒤 우후죽순처럼 나타나는 것이 바로 버섯일 것이다.온통 버섯천지다.버섯은 종류와 색깔이 다양해서 딸아이와 이름을 지어가며 올라가는데 버섯을 보고 이름을 짓고 하는 사이 힘든줄 모르고 오른다.생김새에 따라 마구잡이로 이름을 갖다 붙이는 꼴이다.예를 들어 목이 짧은 버섯은 "윤정수버섯".빛깔이 검은색이면 "아프리카 원주민 버섯".하얀 빛깔에 올롤볼록한 엠보싱이 되어있는 버섯은 "골프공버섯".생김새가 초가집처럼 생겼으면 당연 "초가집 버섯" 이런식이다.



12:09
소나무 숲속을 따라 올라가니 오른쪽과 좌측은 높고 중간은 움푹들어간 안부에 닿는데 이곳에 제법 큰 소나무가 비슷비슷한 굵기의 나무가지를 뻗으며 길 안내 하듯 서 있다.왼쪽은 백두산 정상 방향이고 오론쪽으로 가면 275봉과 351봉을 지나 동신어산으로 가는 방향이다.오늘은 가족들과 와서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기로 해서 동신어산 방향은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12:22
이제 능선에 올라온 것이다.좌측으로 20여분 올라가면 정상이다.중간에 돌탑이 있고 길 양옆 버섯들이 다시 한번 자신의 모습을 뽐낸다.


12:26
백두산 정상이다.정상석이 아담하게 서있고 정상에 오르니 갑자기 이슬비가 내리며 약간의 천둥소리가 그르릉거리며 겁을 준다.여태까지는 빽빽한 소나무 때문에 주위 조망을 볼수가 없었는데 정상에 서니 낙동강이 보이고 건너편 화명동 아파트들이 보인다.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우리아파트도 희미하지만 보이네..신어산 정상과 장척산,그리고 동신어산도 보인다.


12:26~31
백두산에서 느낀 볼거리 2가지를 꼽으라면 소나무 오솔길과 정상에서 보는 조망일것이다.봉수대를 세워도 좋을 것 같고 옛날같으면 왜군을 감시하는 초소를 지어도 좋을만한 그런 곳이다.


12:48~13:23
하산은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나무가 있는 곳에서 내려 쌈지공원을 지나고 관정재가 있는 갈림길까지 왔다.여기서는 대동초등학교 방향이 아닌 대한 불교 조계종 백두산 원명사 방향으로 내려간다.넓은 길을 따라 공동묘지를 따라 하산하니 원명사가 나타난다.원명사에서 물을 마시고 원명사 부도밭을 지나 마을로 내려오는길은 콘크리트로 길이 잘 닦여져있어 차가 다닐수 있는 길이다.이길을 따라 마을을 지나면 대동과 김해간 아스팔트 국도가 나타나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예안리 고분군과 산해정 방향이고 왼쪽은 대동초등학교 방향인데 대동초등학교는 초정리에 있어서 초정초등학교로 잘못 기술되어있는 사이트들이 있지만 대동초등학교가 맞다.


차를 몰아 집으로 오는데 오늘도 낙동강물은 말없이 흐른다.


물의 法 - 이승하

이슬에 젖은 코스모스 하나의 목숨과
영혼의 상처 아물지 않는 나의 목숨은
무엇이 다른가 어느 쪽이 더 귀한가

멍든 저 하늘에서 빛나는 태양과
은하계 바깥에서 타오르는 뭇 항성은
언제쯤 식을 것인가 어느 쪽이 더 밝은가

내 손바닥 위에 놓인 작은 코스모스 꽃씨여
땅을 인연으로 하여 너를 꽃피우고 싶다
저 생긴 대로 흐르는 것이 물의 法인데

나는 코스모스의 시작을 모른다
나는 코스모스의 꽃잎 하나를 모른다
내 목숨도 땅을 인연으로 하여 사라질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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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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