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백산)좋은사람들과 함께하여 기운백배한 산행길...


- 언제 : 2003.7.20(일요일)
- 얼마나 :2003.7.20 10:40 ~ 15:00(4시간 20분)
- 날 씨 : 정상은 운무가득하고 출발지점과 종료지점은 흐린 밝은날
- 몇명:40명
- 어떻게
▷장수사 조계문-도수골-기백산 정상-누룩덤-시영골-용추사(원점회귀)
- 개인산행횟수ː 2003-26회
- 산높이ː기백산 정상 1330.8M
- 좋은산 개인호감도ː★★★★☆
- BGM:James Brown - I Feel Good
-산악회:산정산악회(http://www.mysanjung.co.kr)

등산이나 여행을 갈때 사람은 두가지를 가지고 판단한다.하나는 "어느곳에 가느냐?"이며 다른 하나는 "누구와 같이 가느냐?"이다.이런점에서 오늘의 기백산 산행은 나무랄곳 없는 멋진 산행이다.사회생활에 있어 기운 빠질때 만난 기백을 채우는 의미의 기백산과 오늘 함께한 김대장,박대장,최대장,이총무 일행,박사님,저니,오차장,공선생님,윌리엄장,선희씨,오선생님이라는 산행멤버는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대한 훌륭한 부응이었다.I Feel Good

08:00
평소보다는 일찍 시민회관으로 가서 설박사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앉아있으니 저니,이쁜걸님이 순차적으로 공간을 메운다.전날 오차장은 한잔 진하게 하였는지 바로 차에 곯아떨어졌고 휴게소에서 윌리엄장님의 인사를 받는다.사람이 살다보면 폭넓은 지식과 교양의 소유자 혹은 이상적으로는 모든 학문과 예술에 통달한 사람을 일컬어 Renaissance man이라고 하는데 윌리엄장님이 르네쌍스맨에 해당되는 분이다.이것은 다양한 경험으로 통달한 사람이 있고 간접경험,쉽게 말해서 서적으로 통달한 사람이 있는데 윌리엄장님은 전자에 속하는 분으로 판단된다.멋진 분의 인사...받아보면 알수 있지만 싫지않은 것만은 확실하다.여자라면 공주병 콤플렉스가 조금 필요하 듯 남자라면 만능인 콤플렉스가 조금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10:30~11:15
차에서 내려 산행 들머리 장수사 조계문에 다다랐다.장수사는 폐사지인데 일주문만 흔적을 말해주며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일주문을 지나 조금 지나니 나비가 앉아 졸고 있는 큰까치수영꽃이 보이고 산수국도 보인다.산수국은 요즘 산행지마다 보는데 오늘의 기분좋은 산행을 축하해주는 듯하다.다만 얼마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땀이 폭포수처럼 흐른다.



변덕스런 날씨로 비가 올듯 올듯 하면서도 내리지 않는 운무낀 산행길을 가다보니 다습한 습기때문에 땀이 쉴새없이 흐르지만 변덕스런 날씨도 오늘같이 산행맴버가 맘에들면 이쁘게 보이는 법이다.

11:25~33
드디어 땀방울들이 모자챙에 모여 한방울씩 차례로 떨어지는데 떨어지는 속도와 간격이 일정하게 떨어지며 작은 폭포를 내눈앞에 펼쳐보인다.
모자챙에서 한방울씩 떨어지니 일명 帽一폭포다.여기에 안경에 성에까지 끼니 운무속 한방울씩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이 그대로 특수효과로 살아난다.고개를 지나며 한 사우나 하고나니 길에까지 물길이 점령해있다.



11:36~12:35
길까지 침범한 물길을 지나고 나니 쭉쭉빵빵한 싱그런 예쁜 나무들로 군락을 이룬 오솔길이 나타나고 일행 중 한분은 唱을 부르며 술먹지 않고도 술먹은 분과 똑같은 흥을 낸다.상대적으로 가파른길이 끝나며 능선길로 접어들고 보니 까치수영군락이 은은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다.



풀꽃 - 이외수

세상길 오다가다
나도 법문 같은 개소리
몇 마디쯤 던질 줄은 알지만
낯선 시골길
한가로이 걷다 만나는 풀꽃 한 송이
너만 보면 절로 말문이 막혀 버린다
그렇다면
내 공부는 아직도 멀었다는 뜻

12:52~13:18
아름다운 꽃을 감상하며 한발한발 걸어가니 운무속으로 접어드는데 기백산 정상은 이름답지않게 운무속으로 숨어버린다.개스가 심하게 끼었지만 길은 외길이라 쉽게 정상에 도착한다.미리 도착한 맴버들이 먼저 식사를 하고 있다.같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즐겁게 식사를 마친 후 정상석에서 기념촬영을 한다.



13:19
두분이 많이 닮았다.보이지 않는 발가락(?)까지 닮았을 것이다.운무 자욱한 능선길을 따라 다시 숲속으로 들어간다.



13:24~13:32
기념촬영을 하고 금원산 방향으로 능선길을 가볍게 걷는데 각시원추리,노루오줌,중나리꽃이 경쟁하듯 피어있다.



13:26~13:53
바윗길,누룩덤을 지나 운무속 계곡을 보며 점점이 이어지는 보랏빛 붓꽃이 아라베스키하게 피어있는 지점에서 하산길을 잡는다.시영골로 내려가는 것이다.




:::각시붓꽃

14:35
찬찬히 내려오니 시원한 폭포수 소리가 이어지는데 계곡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흐르는 땀을 훔치며 자분자분 내려오니 쉽게 땀을 씻기 안성마춤인 계곡을 만난다.좀 더 내려와서 계곡물에 땀을 씻고 더덕밭같은 오미자 밭을 지나 하산주를 하는데 동동주의 전주인 시원한 청주를 마시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15:15~16:15
김산행대장님,윌리엄장님,오선생님과 마주앉아 한잔씩 마시는 술이 땀으로 빠져나간 공간을 채워준다.시원한 계곡물에 땀을 씻고 민가 평상에 앉아 마시는 하산주를 마다하는 박대장이 불쌍(?)하다.

술통 - 모리야 센얀(일본 선승, 78세)

내가 죽으면
술통 밑에 묻어 줘.
운이 좋으면
밑둥이 샐지도 몰라.

이런분위기에선 부산와서 한잔 더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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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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