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늘 우리에게 번듯한 '정답'을 쥐여주려 하고, 우리는 저마다 남들보다 앞서 그 답을 찾아내야만 겨우 안심하곤 했다. 하지만 곰곰이 눈을 감고 들여다보면, 삶이란 이미 정해진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쏘아 맞히는 기술이 아닐지 모른다. 그것은 단 한 번도 존재한 적 없는 길을 내디디며, 오직 나만의 무늬로 채워가는 거대한 여백에 가깝다.
때로는 방향을 잃고 짙은 안개 속을 헤맬 때가 있다. 남들은 저만큼 앞서 나아가는 동안 홀로 제자리에 멈춰 서서 늦어버린 시간을 자책하고, 애꿎은 곳에 오래 머물러 기력을 소모하기도 한다. 그러나 삶의 눈으로 그 발자취를 되짚어 보라. 목적지에서 한참 벗어났다고 여겼던 그 방황의 길마저 결국 내가 걸어온 고유한 궤적이었으며, 숨을 고르느라 멈춰 서 있던 무력한 시간조차 내 생명의 호흡이 고스란히 담긴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그러니 오늘 밤, 스스로를 향해 조급한 채찍을 거두어라.
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는 결코 남들보다 먼저 결승선 테이프를 끊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내가 온몸으로 겪어내며 통과해 온 서투른 발걸음과 비틀거렸던 상처들까지도 기꺼이 품어 안고, 내가 걸어온 그 모든 길을 단 한 순간도 미워하지 않는 것—그것이야말로 비로소 나 자신과 화해하는 가장 온전한 지혜일지니.
독자행정 (獨自行程) 홀로 걸어가는 나만의 여정 - 仙文 金永漢
人生莫問尋常徑, (인생막문심상경) — 삶이란 원래 정해진 길을 묻는 것이 아니니 各自成文獨自行. (각자성문독자행) — 저마다 스스로의 글을 지어 홀로 걸어가는 것이라네. 幾度迷途心莫急, (기도미도심막급) — 때로는 길을 잃어도 마음 서두르지 마니 漫留苔跡也關情. (만류태적야관정) — 덧없이 머문 이끼 낀 자취조차 내 삶의 정취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