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磬(풍경) - 빗물 가득했던 허공에서 잠시 멈추고 시간의 파도를 탄다.

 

(창원 장수사 풍경)


尋僧(심승) 스님을 찾았더니 / 월사 이정구

石逕崎嶇杖滑苔 淡雲疎磬共徘徊
석경기구장활태 담운소경공배회
沙彌叉手迎門語 師在前山宿未回
사미차수영문어 사재전산숙미회


돌길이 가파르고 이끼에 지팡이 미끄러운데
엷은 구름과 성근 풍경소리가 허공을 배회하네
사미승이 손을 잡으며 절문에서 맞이하면서 하는 말
스님은 앞산에서 주무셔서 돌아오지 않았다

 

石逕: 돌길.
崎嶇: 가파르다.
杖滑苔: 지팡이가 미끄럽다.
淡雲: 엷은 구름.
疎磬: 성근 풍경 소리. 共徘徊: 함께 배회하다.
沙彌: 사미승.
叉手: 손을 잡다.
迎門語: 절문에서 맞아하며 말하다.
師: 스님.
在前山: 앞산에서 계시다.
宿未回: 자고 돌아오지 않는다.


엷은 구름 성근 풍경소리가 허공을 배회하네(尋僧)로 제목을 붙여 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1564)∼1635)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돌길이 가파르고 이끼에 지팡이 미끄러운데 / 엷은 구름과 성근 풍경소리가 허공을 배회하네 // 사미승이 손을 잡으며 절문에서 맞이하면서 하는 말 / 스님은 앞산에서 주무셔서 돌아오지 않았다]란 시상이다.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1564∼1635)

조선 중기의 문신, 학자이다. 1597년 동지사의 서장관으로 명에 가고, 1598년 명의 병부주사 정응태가 조선이 중국을 침범하려 한다는 무고사건을 일으키자 <무술변무주>를 작성하여 무고임을 밝혀 그를 파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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