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노래하는 비를 맞으며 仙界의 비경속으로 스며드는...

- 일 자 : 2003.7.6
- 산행시간 : 2003.7.6 11:00 ~ 17:00(6시간)
- 날 씨 : 이슬비->보슬비->세찬비
- 등반인원:30명
- 산행코스
▷절골매표소-대문다리-가메봉과 왕거암 사이 고개-내원마을-산신제단-삼폭포-대전사-상의매표소
- 개인산행횟수ː 2003-24회
- 산높이ː왕거암은 907.41M이지만 정상개념은 아님
- 좋은산 개인호감도ː★★★★


4시간 반정도 걸리는 계곡산행이라면 가족전체가 한번 가볼만하다는 판단이 들어서 몇일간 공작(?)을 했지만 결국 아들만 동행하게 되었다.우리나라 3대 계곡산행은 설악산 천불동계곡,지리산 칠선계곡,한라산 탐라계곡으로 치지만 각자 생각이 다르 듯 내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아 있고 현재시점에서 3곳을 꼽으라면 설악산 백담사 뒤로해서 길골로 올라 저항령을 밟고 신흥사로 오는 코스와 우리나라 유일한 자연 노천온천이 있는 응봉산의 폭포골로 올라 용소골로 내려오는 코스, 그리고 오늘 다녀온 주왕산 절골로 올라 가메봉을 좌측에 두고 고개를 넘어 내원마을로 오는 코스를 꼽겠다.

08:00
아들과 함께 시민회관으로 간다.오늘 산행에 처음 동행하는 동철이는 벌써 와 있고 이고문님,선희씨,선생님 일행,그리고 지난번 시원찮은 발에 침술효과를 준 사상구에 거주하는 회원님,박대원님,윌리엄 장님이 눈에 익고 다른분들은 다소 낯설다.부산 출발부터 비가 온다.이미 우의와 우산등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어서 빗소리도 경음악 듣듯 경쾌한 소나타처럼 들린다.

11:09~11:18
인원점검을 끝내고 산행들머리로 접어드는데 산행들머리부터 계곡물이 장딴지까지 적신다.몇분은 등산화 신은채로 건너고 몇분은 양말을 벗고 신을 들고 걷고 몇분은 신을 들고 걷다가 이내 포기하고 등산화 신은채로 물길을 걷는데 나도 처음엔 양말을 벗고 진행하려다가 포기하고 바로 등산화 신은채로 건넌다.



11:36~51
계곡을 걷다보니 돌덩이들이 어지럽게 놓여있고 비를 맞은 돌은 이끼와 더불어 진행을 상당히 드디게 만들었다.그 와중에 신발젖는것을 포기하지 못한 회원까지 있으니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이쯤되니 딸아이를 안데리고 온것이 잘 된것 같다.40KG을 넘는 아들 녀석을 등에 들쳐매고 깊은 곳은 나르는 판인데...



물을 건너고 물길을 따라 걸으며 계곡의 경치를 보니 어는 한 곳 뒤쳐지지 않고 멋진 비경을 선사한다.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오는데 원시림을 걷는 느낌이다.빗방울이 보슬비로 바뀌고 있지만 나무들이 우산역할을 해주는 바람에 우의를 입을 정도는 아니다.



12:05
바위위로 분홍색 꽃이 보인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나리꽃인데 색상이 진노랑이나 주황색이 아닌 분홍색이다.아하! 이꽃이 바로 솔나리구나! 진귀한 보물을 만난듯 너무 기쁘다.

:::분홍빛이 고운 솔나리

12:20~21
엄청나게 큰 나무가 자연스럽게 쓰러져있고 계곡가에는 금낭화가 피어있는데 이곳이 바로 仙界로구나.환상적이다.



12:22
금낭화가 계곡가에 너무 천연덕스럽게 피어있어서 내눈을 의심하지만 금낭화가 맞다.

:::신부화장한 새색시같이 청초하다.

12:34~13:20
서서히 병효가 지쳐가는 모습이 역력하다.돌과 이끼낀 바위를 넘어면서 비까지 맞으면서 체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모습이다.계곡속에서 약간 벗어나 이젠 본격 오름길로 접어들면서 빗방울은 좀더 굵어졌다.이미 선두와 중간그룹은 시야에서 벗어났고 세사람만 힘든 호흡을 가다듬으며 한발한발 위로 올리고 있다.




14:10
드디어 오름길의 종착지인 고개에 다다랐다.좌측으로 가면 가메봉이지만 너무 선두와 떨어져서 가메봉은 포기하고 여기서 내원마을로 가기로 결정한다.따라서 이곳 고개가 바로 우리들에겐 오늘의 가장 높은 곳이다.이제부터는 하산이다.좀더 내려간 후 선생님 일행과 고문님과 사상구 회원님과 함께 식사를 하고 본격하산하는데 비경은 계속 이어진다.



15:13
산나리를 비롯해 야생화의 숫자도 점차 늘어나고 아름드리 소나무와 바위와 절벽이 어우러져 눈을 뗄수 없는 환상적인 절경이 이어져 힘든지 모르고 내려간다.하지만 병효는 많이 힘든 모양이다.



15:39~44
이젠 제법 빗방울이 굵어져서 하는 수 없이 우의를 꺼내입는데 의외로 덥지도 않고 긴 풀들이 바지에 스쳐도 우의때문에 방어가 되어 훨씬 수월하다.



15:47
거의 하산종료지점에 온 듯하다.넓은 공간이 나오고 개망초가 지천이다.비가 내리는데 개망초 흰꽃들때문에 눈이 쌓인듯하다.



15:53~15:54
여기가 내원마을(내원동)이다.400년 가까운 역사속에 6.25때 많이 흩어지고 현재 9집이 남아있단다.마을을 감싸는 절경에 또 한번 넋을 잃는다.



16:00~17:00
빗방울과 바람이 겹쳐져서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지금까지의 절경만해도 만족하는데 이젠 산이 모든 재주를 쏟아 부은듯하다.깍아지른 절벽과 그곳을 감아도는 폭포수는 할말을 잊게한다.특히 삼폭포,이폭포,일폭포,학소대,급수대,망월대.기암을 거쳐 대전사에 이르는 구간,이곳이 바로 금강이다.늦게 하산하는 바람에 하산주도 한잔 못하고 바로 차에 올라 조금지나자 부산으로 차는 출발한다.

풀꽃-박용래

홀린 듯 홀린 듯 사람들은
산으로 물구경 가고.

다리밑은 지금 위험수위
탁류에 휘말려 뿌리 뽑힐라
교각의 풀꽃은 이제 필사적이다
사면에 물보라치는 아우성

사람들은 어슬렁어슬렁 물구경 가고.

아들 챙기다보니 오늘 같이 온 친구 동철이는 출발할때 잠시 보고 버스안에서 본다.하산주를 빼 놓을 수 없지만 이미 차는 출발했고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캔맥주와 안주를 사서 차내에서 한잔하며 미안함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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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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