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산)三黃대신 三美를 느낀 암릉능선길의 여정

- 일 자 : 2003.3.1 22:35 ~ 3.2 무박2일
- 산행시간 : 2003.3.2 05:00 ~ 11:00 (6시간)
- 날 씨 : 안개 후 맑음
- 등반인원:45명 (어린이 3명)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미황사-달마산[봉화대]-도솔봉-통호리로 하산 후
버스로 땅끝마을 이동

3.1 21:30

달마산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미리 알아보니 산과 바다를 모두 감상 할 수 있는 능선산행이며
달마산에는 삼황(三黃)의 아름다움이 있는데 그것은 불상,바위,석양 빛이라고 하고 미황사라는 절이 있고
여기에 부도전이 그윽하게 있다는 것이다.이럭 저럭 인터넷을 보다가 시간이 되어 택시를 타고
시민회관 앞으로 갔다.

그런데 오늘은 다른때와 달리 22:30분에 출발한다고 한다.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관행적인 출발시간에
맞추어 왔기 때문이다.커피를 마시며 기다리니 하나둘 등산객들이 모이기 시작하는데 온다고 하던
설박사는 오지 않는다.

그런 사이 딸,아들 2명을 데리고 나타난 아주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한다고 한것이 아들이 내 옆에 앉는 것이
아니고 그 아주머니가 앉는 것이었다.

그런 사이 설박사가 바로 뒤에 앉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가족으로 바로 오인하고 인사 할 기세다.
그래서 미리 우리가족이 아니라고 알려주고 차는 미황사로 출발한다.

차는 밤새 서쪽으로 달리는데 왠걸 창가에 앉았던 나는 잠을 자기가 어렵다.창문 흔들리는 듯한
다다다다다하는 소리가 끊이 없이 들리니 신경이 거슬려 잠을 잘 수가 없다.

03:02 03:30

그런사이 미황사 앞 주차장에 도착하여 아침 05:00까지는 차에 대기한다고 한다.덕분에 잠을 좀 자려고 하니
충분히 수면을 취한 사람들이 왁자지끌이다.정말 설박사 말대로 수업시간엔 졸던 학생들이 쉬는 시간엔
생기 발랄한 것과 같다.이것 미치겠는데...그러나 04:00쯤 되니 다들 잠잠하다.그 틈을 이용하여
30분 자고 나니 모두들 등산 할 준비를 한다.

03:02 05:00

헤드랜턴을 켜고 미황사 주차장을 지나 미황사와 산행 들머리 갈림길에서 인원점검을 하고 등산대장이
오늘의 코스를 설명하는데 미황사는 드르지 않는다고 한다.이런 삼황 중 1황은 벌써 물건너갔고 그윽한
부도밭 구경도 할수가 없는 것이다.그리고 삼황의 하나인 석양빛도 볼수 없기 때문에 달마산의 2가지
아름다움은 벌써 포기해야하는가?여기는 서해의 가장 남쪽으로 동해가 아니다보니 일출보다는 낙조가
아름다울수 밖에 없을 터...아쉽지 않을 수가 없다.하지만 어두운 상황에서 갈수도 없으니 다음기회로
미룰 수 밖에..

하늘을 보니 별이 총총하다.땅은 어제 내린 비로 다소 질쭉한데 걷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주욱 걸어
올라가니 심장 뛰는 소리가 점점 커지고 혈액 돌아가는 펌프질 소리가 귀를 넘어가는 느낌이 드는 순간
공터가 나타나며 잠시 숨을 돌린다.

별을 보며 캄캄한 산길을 올라가는데 경사가 만만치 않다.캄캄한 밤에 보아도 바위와 돌길이 이어지며
경사도가 높아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는데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곳이 바로 불썬봉 - 불이 선 봉우리 - 즉 ,
봉화대다 바로 여기가 정상이다.바람이 시원하다.다소 선들한 느낌이 좋다.달마산의 정상은 489M인데
쉽게 볼 필요는 없다.원래 바다가 근처 있는 산은 그자체가 바로 산 높이가 된다.지리산같은 경우는
1915M인데 최단코스 출발지인 중산리는 600M가 넘기 때문에 실제 산행높이는 1,300여M이다.

06:05



산행대장이 기념사진을 찍어준다.다소 정상에서 머무른 후 이제 부터의 산행은 암릉길을 따라 좌우 구경을
할수가 있다.아직 해가 뜨지는 않아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능선길이기 때문에 진행 중
언제라도 일출을 볼 수있기 때문에 이제 부터는 남쪽으로 능선길을 따라 걸어간다.

그런데 가파른 오르내림이 심상찮다.이건 능선길이 아니라 릿지등반 같은 약간의 아슬아슬함이 있다.
바로 그때 닭울음 소리가 나서 모두들 놀란다.그 닭울음 소리는 평소 내가 기상하는 시간으로 핸드폰에
06:30분 알람으로 맞추어져 있기 때문인데 그 알람소리가 바로 꼬끼요하는 닭움음소리다.

점점 여명이 밝아오며 갓 결혼하는 신부 볼터치 색조화장 빛깔이 불그스럼하게 번진다.

06:34


:::붉음과 푸름의 강렬한 색조대비.여명도 아름답다.:::

그런데 해가 뜨는 쪽이 바다인지 산인지 분간이 안간다.안개때문이다.

roger: 해 뜨는 쪽 시크먼게 구름입니까? 산봉우리입니까?
동행인:바다 같습니다.
roger:산인것 같은데 확실히 바다입니까?
동행인:그것은 해 떠보면 확실히 알수 있습니다.
(일행모두 모두 한바탕 웃음!)
roger:달마 도(道) 터지는 소리네요.
(일행모두 한번 더 웃음!!)

여기는 남쪽이면서 또한 서쪽이다.해는 동쪽에서 뜰것이고 그렇다면 바다 확율보다는 산일 가능성이 높은데...
조금 지나니 산의 윤곽이 조금 또렷해지는데..

roger:산봉우리네요.
또다른 동행인:내가 볼땐 여자의 젖무덤 같은데...(봉우리가 두개다)
roger:하하하. 더 이상 도(道) 닦을 것 없을 것 같습니다.
여기도 달마가 계시네요.하산하세요.
(일행 모두 마무리 웃음!!!)

해가 뜰 듯 뜰 듯하면서 뜨질 않는다. 곧 뜰 기세라서 마지막 후미 세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좋은 자리를 잡고
일출을 기다리는데 제법 시간이 지나도 뜨질 않는다.새벽에 내가 걸으면 지구가 돌아가고 내가 멈추면
지구도 쉰단 말인가?그런사이 다른 모두 산너머로 넘어가서 보이질 않는다.
할 수 없다.좀 더 진행하다가 보지뭐!...

급하게 먼저 간 뒤를 쫒는다.로프를 타고 내려가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고 통천문같은 개구멍을 지나는데
산세가 자못 빼어나다.이렇게 낮은 산에 이토록 높은 感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달마의 조화이기 때문일게다.
이제 정말 해가 뜰 조짐이다.

07:06


::: 드디어 뜬다.왼쪽 젖무덤(?)에서..:::





쭉쭉빵빵한 미녀의 자태와 같은 빼어난 암름미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겠다.해남의 금강산이라는
이름이 결코 공치사가 아니다.

07:11



07:13



07:18


::: 역광으로 비치는데 달마는 누워있고 아래 제자들이 도열한 것 같다.:::

07:36



07:47


::: 공룡의 비늘 같은 바위:::

오늘 삼황대신 나의 시각으로 본 달마산의 삼미(三美)는 무얼까?
첫째, 낙조를 대신한 여명의 아름다움.
둘째, 쭉쭉빵빵한 빼어난 암릉미
세째, 바다냄새와 동백냄새와 해송냄새가 어우러진 三味香의 臭美
가 아닐까?

09:30

산세의 빼어남에 도취되어 힘든줄 모르고 걸으면서 맘껏 경치구경을 하며 진행하니 식사하시는 분들이
눈에 들어온다.설박사와 나 그리고 안면있는 분들과 식사를 할만한 바람없고 식탁(?)이 제대로 마련된 곳을
찾자니 마땅한 곳이 별로 없다.그래서 좀더 마땅한 곳을 찾으려고 진행하는데 고인돌같은 곳.키를 넘는
조릿대.핀 것도 있고 몽우리만 있는 것도 있는 동백.해송.암릉을 지나 제법 길에서 약간 벗어난 펑퍼짐한
바위식탁이 있다.여기에서 식사를 했다.식사를 마칠즈음 일행이 온다.

09:56

점차 바위산의 형태보다는 육산의 형태를 띠며 다시 한번 달마산은 기교를 부리는데 역시 지나 온 산들의
모습도 아름답기 그지 없다.


::: 온 곳을 뒤돌아 본 주 능선:::

잠시 도솔암에 들러는데 도솔암을 먼저보고 나오던 유니님이 설박사 귀에 대고 roger가 누구냐고 한다.
이런 그것도 내 앞에서...내가 양반되기 힘들게...약간 심사가 틀릴때는 이렇게 인사해본다..."안녕하세요.
역시 소문대로 제일 이쁜 분이 유니님이라고 하던데..맞네요." 좋아할 사이도 없이 바로 한방 먹인다.
"나이 40되니 내가 거짓말이 많이 늘었어요"



생기 발랄한 모습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가지고 까르르 웃는 여고생스타일이다.앞으로 재미있겠다는 느낌은
오늘 바로 몇군데에서 확인했다.

도솔암을 지나 도솔봉 방송중계기(리피터) 옆을 지나 시멘트길을 걸은 후 통호리로 내려왔다.

11:00

통호리에서 족발을 안주삼아 막걸리로 산행대장.설박사.유니님을 비롯한 10여분이 하산주를 시음하는데,
산행대장과 후미대장의 교신내용을 엿들으니 바로 내 옆에 앉은 아주머니와 그 앞에 앉은 어린이들이 하산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한눈에 보아도 등산을 자주 다닌 분들 같지는 않았는데...

하산주를 다 먹을 즈음 어찌 된일인지 후미가 도착했다고 한다.땅끝마을로 가는 차내에서 옆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500M도 안되는 산이라서 쉽게 생각하고 왔는데 애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든지 앞으론 절대 엄마하고
등산을 가지 않겠다고 하더란다.그리고 포장길에서 다행히 차를 탈수가 있었던 모양이다.

13:00

땅끝마을에 도착했다.아프리카의 희망봉을 연상한 것은 아니지만 정말 볼 것이 없다.인공건조물
땅끝기념탑도 볼품없이 서 있다.



차라리 진입길에 있는 나무들의 모습이 신비롭다.



10명이 횟집을 찾는데 대부분 만원이다.겨우 은희회관이라는 곳을 들어갔는데 가격이 만만찮다.
부산보다 거의 두배 가깝다.가장 싼 회덮밥이 10,000원 매운탕이 30,000원 회는 60,000원이다.10명이
회덮밥으로 식사만 해도 10만원이다.회덮밥으로 식사를 하고 소주 3병을 먹고 나왔지만 단 한명도
잘먹었다는 사람이 없다.먹긴 먹었는데 뭔가 아니올시다라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땅끝마을의 느낌은 북한의 벼랑끝전술과 유사한 땅끝전술에 말려든 느낌이다.이런식이라면
앞으론 땅끝이 설자리는 바다시작자리일것이다.

세상엔 공짜란 없다.달마 빽으로 단 한번 들러는 관광객,등산객의 등을 친다면 결국 아무도 찾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멋진 풍광을 보고 싶다면 땀을 흘리며 올라야 한다.
세상엔 공짜란 없다.물가와 경제성장율을 감안하며 제로금리시대엔 리스크를 약간이라도 안지 않으면
돈을 벌수가 없다.

일주간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주는 산행때문에 내일 또 역시 부딪히며 살수 있을 것이다.

땅끝마을 때문에 기분이 약간 언짢았지만 다시 등산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등산이후 여러 취미생활을 찾아보았지만 역시 내 취향엔 등산이다.그것이 땡초의 길이다.

저 산 너머 – Kal busse

산너머 저쪽 하늘 머얼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하기에
아아,남들과 무리지어 찾아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되돌아왔네
산 너머 저쪽 더 멀리에는
행복이 있다고 말들하지만…

역시 행복은 가까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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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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