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의 벚나무 터널 - 김영한

어릴 적 소풍길
낙동강 제방의 흙길 위
작은 묘목으로 심어졌던 벚나무
열다섯 해의 바람을 마시고
이제 우람한 팔을 활짝 벌려
하늘을 가로지르는 터널을 만들었다.

마라토너의 발걸음,
자전거 바퀴의 흔적,
산책하는 이들의 웃음소리
모두가 그늘 아래 모여
벚나무 터널 아래 길을 걷는다.

특히 봄엔,
축제의 바람이 불면
벚꽃 터널은 환상의 무대가 되어
수많은 인파를 안고 춤춘다.

장미과의 꿈결 같은 꽃송이
비현실적인 장면을 펼쳐졌었다
신록의 낙동강은 다시
어린 시절의 멱감고 고기 잡던 기억으로 되돌아간다.



낙동강 벚꽃 터널 (洛東江櫻隧) - 仙文 金永漢

낙동제상토로장(洛堤堤上土路長) - 낙동강 제방 흙길 길게 이어지고
소식묘목앵수량(少植苗木櫻樹良) - 어릴 적 심은 벚나무 아름다워라
십오년간풍우력(十五年間風雨歷) - 열다섯 해 바람 비 맞으며 자라
웅위교목천공량(雄偉喬木天空梁) - 우람한 나무 하늘에 터널 되었네
마랍선수족적과(馬拉選手足跡過) - 마라토너 발자국 지나가고
자전차륜문적상(自轉車輪紋跡翔) - 자전거 바퀴 자국 날아가네
특춘성시환락지(特春盛時歡樂地) - 봄이 성대할 때 즐거운 곳에
만객운집무장창(萬客雲集舞場昌) - 만 객 모여 춤추는 광경 펼쳐지네
장미과중몽환영(薔薇科中夢幻影) - 장미과 꽃 꿈결 같은 그림자
비실경계현화향(非實境界現花香) - 현실 아닌 경계에 꽃향기 피어
신록강변회소억(新綠江邊懷少憶) - 푸른 강가 어린 시절 추억하며
아시어어낙수방(兒時漁漁洛水旁) - 어릴 적 낙동강에서 고기 잡던 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