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동네 검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변과 담벼락 사이 그 미세한 틈에 국화꽃이 피었습니다. 가지는 너무나 얇아서 실처럼 연약하게 보이는데 꼿꼿하게 서 있는 모습도 놀랍거니와 스무송이 황금색 꽃을 피운것은 더 놀라게 합니다.옛날 사람들이 왜 사계화 중 국화를 가을의 꽃으로 선정했는지 알 것 같은 느낌입니다. 눈내리는 겨울이지만 아직 매화꽃 피는 시절은 아니니 가을의 국화꽃으로 시작(詩作 )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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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국화 - 김영한

 

검은 길 아스팔트에

담장 틈새 좁은 땅,

누가 심어주었을까

 

황금빛 국화 꽃송이.

바람 불어 스쳐가도

가느다란 줄기 굳세,

스무 송이 피어올라

가을 빛을 세웠구나.

 

그리운 건 사람인가

피어나는 꽃의 뜻인가,

스러져도 곧게 서서

가을 지킨 그 이름이여.

 


 

秋菊 추국 -仙文 金永漢

 

瀝青凝墨路  역청응묵로

隙土抱金英  극토포금영

風勁纖枝立  풍경섬지립

霜嚴廿蕊明  상엄입뢰명

 

懷人兼慕節  회인겸모절

萎地未摧名  위지미최명

誰植寒香骨  수식한향골

秋光為砌城  추광위체성

 

 

瀝青凝墨路  검푸른 길 위에 먹빛이 엉긴 듯하고,

隙土抱金英  틈난 흙 사이로 금빛 꽃이 피어 있네.

風勁纖枝立  거센 바람 속에도 가는 가지 곧게 서고,

霜嚴廿蕊明   찬 서리가 심해도 스무 송이 꽃이 밝게 빛나네.

 

懷人兼慕節   사람을 그리워하며, 그 절개를 함께 흠모하네.

萎地未摧名    비록 땅에 시들어도 그 이름은 꺾이지 않네.

誰植寒香骨    누가 이 찬 향기의 본성을 심었을까?

秋光為砌城    가을빛마저 이를 위하여 성을 쌓았구나.


 

瀝(역): 떨어지다, 스며내리다. 흔히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양.

凝(응): 엉기다, 굳다, 진득하게 모이다.

隙(극): 틈, 빈자리, 작은 공간.

勁(경): 세차다, 강하다.

纖(섬): 가늘다, 섬세하다.

廿(입): 스물(20). 수량을 나타내나, 시적으론 ‘많은 꽃송이’의 뜻.

蕊(뢰): 꽃술, 꽃송이.

萎(위): 시들다, 약해지다.

摧(최): 꺾이다, 부서지다

砌(체): 섬돌, 뜰, 혹은 꽃이 심어진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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