聽蟬(청선)/ 금수각서씨 -매미 소리를 들으며
捲簾高閣聽鳴蟬 (권렴고각청명선) 주렴을 걷고 누각에서 매미 소리 들으니
鳴在淸溪綠樹邊 (명재청계록수변) 소리는 맑은 개울 푸른 숲가에서 나는구나
雨後一聲山色碧 (우후일성산색벽) 비온 뒤 울음에 산빛이 더욱 푸르러지니
西風人倚夕陽天 (서풍인의석양천) 가을바람에 이 몸을 노을진 하늘에 기대네
捲簾: 주렴을 걷다.
高閣: 높은 누각.
聽鳴蟬: 매미 울음소리 들리다.
鳴在: 소리가 있다. 소리를 내다.
淸溪: 맑은 계곡.
綠樹邊: 푸른 소나무 근처.
雨後: 비온 뒤에.
一聲: 한 소리. 여기선 울음 소리.
山色碧: 산 색이 푸르다.
西風: 서풍. 가을 바람.
人倚: 사람이 기댄다.
夕陽天: 석양 하늘.
매미는 유충생활 7년이란 인고의 긴 잠에서 기지개 켜며 10일을 세상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해 울어대는 것으로 그의 일생을 마감합니다.
촤아아, 싸아아, 추르르… 형용이 어려운 매미 울음소리는 귀를 넘어 뇌를 거쳐 온몸을 에워싸는 입체 음향입니다.여름의 끝을 알리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소란스럽지만 결코 소음으로는 들리지 않습니다.
금수각이라는 누각에 있는 서씨를 상상해보면... "주렴을 살며시 걷어본다. 굳이 주렴을 걷지 않더라도 매미소리야 들었겠지만, 귀를 쟁쟁하게 울렸을 것이다. 그 매미 소리를 듣고, 개울물이 즐겁게 흐르고 있는 듯 시상을 떠올린다. 울음소리라는 곤충의 하소연에 물소리라는 자연의 아쉬움은 상호호응이 잘 맞아 떨어지고 있음도 시상의 범주에 포함시켰다."
금수각서씨(今壽閣徐氏:?〜?)로 여류시인이다.
생몰연대와 그 자세한 행적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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