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중복입니다.
날이 더워서 이열치열 음식 혹은 얼음동동 시원한 식사로 갈리겠습니다.

 

 

 

연꽃구경 /곽예 (郭預)

세 번이나 연꽃 보러 삼지를 찾아오니 (상련삼도도삼지 賞蓮三度到三池)
푸른 잎 붉은 꽃은 그때와 변함없다. (취개홍장사구시 翠盖紅粧似舊時)
다만 꽃을 바라보는 옥당의 손님만이 (유유간화옥당객 唯有看花玉堂客)
마음은 변함없어도 머리털이 희어졌네. (풍정미감빈여사 風情未減鬢如絲)

 

 

 

三度 : 세 번. 세 번째. 翠蓋 : 푸른 비단 양산.
紅粧 : 붉은 화장. 玉堂 : 홍문관. 三司(삼사)의 하나
風情 : 풍류 있는 정. 재미있고 시원스러운 모양이나 회포.
鬢如絲 : 구레나룻이 실 같음. 허연 수염.



이 시는 곽예가 비 오는 날이면 개경 남쪽에 있는 용화원 숭교사의 삼지에 연꽃을 감상하러 가서 쓴 작품이다. 연꽃을 보러 세 번째 삼지에 오니 일산 같은 푸른 잎과 단장한 붉은 꽃은 예전처럼 변함이 없건만, 다만 꽃을 보는 옥당의 노인, 곧 시인 자신은 풍류의 정서는 줄지 않았으나 머리털은 희게 변하였음을 탄식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당나라의 시인 유희이劉希夷가 <흰머리 노인을 대신하여 슬퍼하다代悲白頭翁>라는 시에서 "해마다 꽃은 비슷하게 피 건만, 해마다 그 꽃을 감상하는 사람은 달라지네.年年歲歲花相似歲歲 人不同"라고 읊은 것과 같은 늙음을 탄식하는 감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 곽예 (郭預)

고려 후기의 문신(1232∼1286). 자는 선갑(先甲), 호는 연담(蓮潭). 원종 때 일본에 왜구의 침범을 중지시킬 것과 잡혀간 고려인의 송환을 요구했고, 충렬왕 때 우부승지, 좌승지, 국자감 대사성, 문한 학사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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