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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당신의 뿌리가 허공에 떠 있더라도 당신 자신을 사랑하라.

- 언제 : 2010.1.31(일) 08:00~23:00
- 얼마나: 2010.1.31 11:00~15:30(4시간 30분)
- 날 씨 : 흐림
- 몇 명: 50여명
- 어떻게 : 백양산악회 동행

▷선암사-대각암-비로암-작은 굴목재-보리밥집-송광굴목재-홍골-송광사

- 개인산행횟수ː 2010-2[w산행기록-245/T733]
- 테마: 문화유산답사산행,

- 호감도ː★★★★


 



아키야마 사네유키(秋山眞之)가 남긴 천검만록(天劍慢錄)이라는 책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아무리 요령이 좋아도 힘이 없으면 진다.아무리 전술이 뛰어나도 병력이 적으면 이길 수 없다."

 

일반적인 전쟁의 양상으로 보면 보편타당한 킬링워드(killing word)이다.다수와 소수의 대결이라면 아무래도 다수가 유리한 것은 맞다.다만 예외가 있을 수 있다.소수에게는 소수에게 유리한 전법이 있다."병자는 궤도야(兵者 詭道也,전쟁은 속임수이다)."라는 손자병법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지전,게릴라전,지형지물을 이용한 지렛대 원리로 적을 격파하는 방법이 있다.적의 전력은 분산시키고 아군을 집중시켜 단체로 몰아붙여야한다.또한 뛰어난 장수 한사람이 전쟁의 양상을 바꾼 예는 허다하다.

 

주식투자영업을 업으로 하는 세일즈맨은 두가지 관점에서 전쟁을 치른다.하나는 영업력 신장을 위한 전쟁이며 다른 하나는 사고 파는 시기와 규모에 대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전쟁이다.사실 전쟁같은 삶은 세일즈맨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삶은 사는 인간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각자의 환경에 맞는 전략과 전술로 살아가는 가운데 모두가살 수 있는 상생하는 길이 윈윈(win-win)의 방법이다.

 

오랜만에 찾은 조계산,송광사와 선암사의 상생이 부러운 곳이다.후덕한 산세에 상수리 나무와 서어나무가 이 산을 덮으며 원융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곳이다.송광사의 "광廣"은 넓다는 의미다.그곳의 싸리나무로 만든 비사리구시는 약 2000명 정도의 밥을 보관했다고 하니 예나 지금이나 승보사찰 다운 곳이다.그렇게 넓은 "광廣"을 유지하고 만든 원동력은 해우소에 붙은 탐진치 삼독을 버리고 버리려는 노력 때문으로 보인다.버릴수록 더 큰 기쁨이 찾아오는 법이니...

 

선암사는 태고종이다.태고종의 "고古"는 옛날의 의미로 오래되었다는 의미다.이곳의 정말 절집다운 분위기와 사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우선 눈에 들어오는 승선교 다리의 아치로 바라보는 강선루 누각부터 아름다움에 젖게 만든다.사찰내의 석조 네 개를 이으며 떨어지는 물을 보면 차茶한잔 다려마셔보고 싶은 욕구도 상당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게 예쁜 그 모습은 한마디로 도원경이다.주변의 야생차나무도 보기에 참 좋다.이곳은 화장실(해우소,뒷간,정랑,청측)마저 전남문화재 자료 제214호이다.화장실에 앉아서 매화향기 맡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다.두그루 나무와 어울린 적묵당과 누운소나무도 절집다운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무엇보다 거의 단청이 없다는 점이다.이곳은 화려함이 아닌 오랜된 연륜으로 모든 것을 아우러며 그 아름다움을 숨긴 듯 은은하게 자랑하는 곳이다.고古색창연하지만 격조가 있는 곳이다.

 

나의 취향은 송광사 보다는 선암사 쪽이다.선암사의 이름의 "선仙"은 원래 풍류와 관련된 곳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곳 분위기가 너무 좋다.하지만 이곳 조계산의 주인을 억지스럽게 꼭 한곳으로 주인을 찾자면 송광사 쪽이다.우선 송광사는 조계종이다.벌써 산이름부터 송광사 쪽으로 기울어있다.

 

우리나라의 70개 종파중에서 가장 뚜렷한 곳은 조계종,태고종,천태종이다.종파의 이름은 그 종지나 소의경전, 개파조사와 관련되어 있다.조계종은 중국 선종의 전성기를 연 육조혜능스님이 주석했던 조계산에서 유래되었으며,태고종은 개파조사로 추종하는 태고보우스님의 호에서 유래된 것이며,천태종은 법화경 근본으로 하는 천태사상을 의지하기에 그 이름이 유래된 것이다.

 

어찌되었든,산 하나를 넘으며 이렇게 멋진 사찰 두 곳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은 드물다.일타쌍피에 보리밥집까지 끼워 넣으면 한마디로 싹쓸이다.

 

 

 

 

1107

승선교,다시 개축을 해서 그런지 예전보다는 좀더 인간의 손길보다는
기계의 손길이 더 느껴진다.그렇다고 예전의 아름다움이 덜하진 않는다.
이곳에서 보는 강선루는 승선교 다리 밑의 용두에 눌려져 항상
미니어처 처럼 보인다.

 

1113

괴목과 잔돌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단 말인가? 괴목의 모습은 흡사 털이 다 빠져
미이라가 된 닭같은 느낌이지만 나무결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이런 소품까지도
선암사 답다.그 뒤안길을 올라오는 인생은 연이어져 걸린 연등만큼이나 화려하다.
자연이 이럴진데 그 속의 인간은...

 

1124

입체감과 세련미는 떨어지지만 선암사마애불은 아무생각없이 걸으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자연스럽다.실로 선암사틱하지 않는가?

 

1331

대각암에서 모두 장군봉으로 갈 수 있게 우측으로 길 안내를 하고
정작 나는 좌측 비로암으로 길을 잡는다.장군봉으로 가는 길은 이미
간적이 있기 때문이다.

 

1206:1216

호젓한 산길을 이어가는데 낙엽진 가을에 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대나무와 비닐로 월동채비를 한 비로암의 스님은 인상이 참 좋으시고
이곳에서 선암사를 내려다보는 눈맛이 시원하다.

 

 

1305:1308

작은 굴목재를 지나 보리밥집에서 식사를 한다.굴목재는 두 사찰을 잇는 옛길이다.
굴목재의 "목"은 빠져나가는 길의 좁은 곳이라는 뜻일 확율이 높고,"굴"은 굽었다는 뜻
혹은 숲에 의해 굴같은 느낌 때문으로 보인다."재"는 당연히 고개라는 의미로 보면 된다.
조계산 보리밥은소박한 밥상이었지만 맛이좋았다.

 

 

1359:1401

참나무과인 상수리 나무와 피부미인인 서어나무의 사랑을 시샘했던지
이곳은 "숯굽막(숯을 굽던 가마터)"이 있다.지금은 숯을 굽지는 않지만
과거엔 이곳에서 참나무 숯을 만들었던 모양이다.

 

 

1507:1510

때이른 겨울의 사광이 계곡과 나무를 비출 때 송광사 근처에 도착했다.

 

1510:1513

대숲이 만들어내는 시스루룩[see-through look]이사찰의신비로움을더하는데
돌담 위 흙반죽된 엇갈린 막새기와는 인디오 문양의 기하학을 만들어냈고,
침계루 현판 위 뭇별도 앙증맞게 귀엽고 누각아래 기둥사이의 꽃문양은 화전의 진달래를 연상시킨다.

 

1520

아! 이리도 아름다운 사찰에 뿌리가 허공에 떠서도 계곡으로 쓰러지지 않는
나무의 신공이 조계산의 나무답다.

힘들때 신神을 찾는 것은 원래 무리한 주문이며,자기를 계발하지 않는자는
가르쳐도 실천하지 못하는 법이다.

 

오늘 조계산에서
당신의 뿌리가 허공에 떠 있더라도 당신 자신을 사랑하라는
가르침 하나를 배우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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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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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벗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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