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爲人賦嶺花 위인부령화 - 박제가(朴齊家)
( 내가 사는 아파트 담벼락 위에 핀 꽃술 짙은 홍매)
毋將一紅字 무장일홍자
泛稱滿眼花 범칭만안화
花鬚有多少 화수유다소
細心一看過 세심일간과
재를 넘으며 만발한 꽃을 바라보며 읊다.
'붉다'는 하나의 단어를 가지고
온갖 꽃 통틀어 말하지 말라.
꽃술엔 많고 적음 차이가 있으니
세심하게 하나하나 보아야 하리.
#한자공부
爲人賦嶺花:그대를 위해 고갯마루의 꽃을 읊다
毋 :~하지마라
將:~로써
泛:널리,두루
稱:일컫다,부르다
花鬚:꽃술 鬚수:수염
細心一看過 세심일간과
* 풀이
하늘 아래 똑 같은 꽃은 없다.그래서 '그냥 붉은 꽃'은 없다. 대상은 나와의 관계 속에서 특별해지는 것이기에 눈 앞에 꽃을 보고 그냥 붉은 꽃이라 말할 수 없다. 붉은 색이라도 꽃의 모양이나 빛깔ㆍ향기도 제 각각 다르다.
'그 소리, 그 빛깔, 그 향기'를 가릴 마음에 여유를 두어야 한다. '붉은 꽃'이 내게 와 건네는 말을 알아듣게 되면 나는 '나의 소리, 나의 빛깔, 나의 향기'와 비로소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 비로소 내 안에 홍매가 핀다.나태주 시인이 조그만 풀꽃 하나라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한 말과 통한다.
*조선 사람 박제가(朴齊家 1750~1815)
조선 후기 국가경제체제의 재건을 논했던 북학파의 일원. 본관은 밀양, 자는 차수, 호는 초정, 정유, 위항도인으로 어렸을 때는 매우 곤궁하게 성장하였으며 박지원, 이덕무, 유득공 등 북학파와 사귀었다. 중국 여행에서 돌아온 뒤 거기서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해 정치 사회 전반의 모순점과 개혁방안을 담은 〈북학의〉 내편·외편을 썼다. 서얼 출신인 그는 규장각의 여러 벼슬을 지내면서 학문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는데 이는 중세적 신분질서를 허문 정조의 덕이었다. 하지만 당쟁에 휘말려 비판을 받고 '문체반정'이라는 사상정화운동에 걸려 규제를 받기도 했다. 그는 1801년 동남성문 흉서사건에 휘말려 유배되었다가 1805년에 풀려났으나 곧 죽었다.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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