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춘 (갑진년의 시작일)

 (2024.2.4 사상근린공원 입춘일에 핀 매화)

 

* 계묘년 마지막 날 화수미제의 괘와 갑진년 첫날인 입춘에 대하여

오늘은 계묘년의 마지막날이며 내일은 갑진년의 시작인 입춘입니다.계묘년에 이루지 못한 화수미제괘(火水未濟卦)는 오늘밤 술을 마셔 잊고 내일부터 새롭게 맞이해야겠지요.화수미제괘는 주역 64괘 중 마지막 괘입니다.마지막 괘라면 ‘종終’이나 ‘말末’ 같은 끝을 의미하는 글자를 괘명으로 써야 하는데 그 반대로 ‘아닐 미未’, ‘건널 제濟’ 자를 써서 ‘아직 건너지 못했다’는 미완未完의 뜻을 갖고 있습니다. 동양의 시간 개념은 완전한 멸망이나 종말이 아니라 끝에는 새로운 시작이 내포되어 있어 영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64괘 또한 미완의 미제괘가 맨 마지막에 배치되어 영속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주 이법은 타율의 손길에 의한 창조와 종말이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되어지는 것입니다(무위이화無爲以化)’.그런고로 이제 저는 정녕 60갑자 한바퀴를 마무리하고 새로 시작하게 됩니다.술을 끊었으나 이런 날은 가볍게라도 한잔 해야 합니다.오늘 새벽 축구경기를 보면서 4도 꿀배막걸리 한병을 마셨는데 2대1로 역전을 하더군요.

이제 입춘에 대하여 말하자면 立春(입춘)은 入春(입춘)이 아닙니다.여기에 대해서는 몇가지 설이 있습니다.이것은 계절 스스로 봄을 일으켜 세우지 않기 때문입니다.입춘(立春)"은 통상 한자와 병기하여 씁니다만 입춘(入春)이 아니라 입춘(立春)인 것은 본격적인 "봄에 들어왔다"는 뜻이 아니라, '입지' 세운다는 뜻과 '즉시' 또는 '곧'이라는 뜻이 있기에 "곧 봄"이라는 뜻으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입하 입추 입동도 동일하게 설 입(立)자를 씁니다.다른 풀이로 「예기 월령편」에 나오는데 중국 황제가 동쪽으로 나가 봄을 맞이하는데 황제가 봄을 세웠다는 의미로 입춘을 쓰게 되었다고도 합니다.봄이 시작되는 날이 아니라 봄기운이 들어섰다의 의미입니다.

#한시

立春偶成(입춘우성:입춘날에 우연히 짓다)/
- 송宋 장식張栻

律回歲晚冰霜少 (율회세만빙상소) 해가 바뀌어 얼음과 서리 적으니
春到人間草木知 (춘도인간초목지) 세상에 온 봄 초목이 먼저 아네
便覺眼前生意滿 (편각안전생의만) 어느덧 눈앞에 생의가 충만하구나
東風吹水綠參差 (동풍취수록참치) 동풍이 물에 불어 물결 일렁이네

 

#필사

 

 

#한자공부

*律:律呂. 古代 12음률(6律6呂). 1년(열두달)의 의미.
*律回:新週期의 시작.새해를 시작하는 正月.
*歲晩:한해가 끝날무렵(歲暮).세밑.
*少:젊다,어리다. 작다,줄다,적어지다.
*便:(편)편하다.익다.소식.(변)곧,문득.
*人間:인간세상.
*東風:봄바람.
*水綠:연록색.
*參差(참치):길고 짧고 들쭉날쭉 가지런하지 못한 모양.


오늘은 입춘이다라고 이 글을 아침에 썼으면 더 좋겠지만 오늘이 계묘년 마지막날이라 저녁이 되어서야 조용한 시간이 생겨 써 봅니다.직구로 구입한 새만년필로 글을 써보니 종이에 조각하 듯 긁혀지는 소리와 함께 내리긋는 맛이 참 좋습니다.

내일 아침엔 많은 곳에서 입춘첩을 볼겁니다.입춘대길,건양다경,소지황금출,개문만복래 등이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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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이

깊은 산골 외딴 처사의 양지 바른 집에 봄이 찾아 왔고 그 봄 풍경은 가장 먼저 버드나무의 파란 새싹에서 부터 보여줍니다.그리고 매화꽃은 이미 피기 시작했으니 곧 머지않아 화엄세상이 될겁니다.

*張栻(1133~1180):宋代의 관리, 성리학의 대가로 朱子와 자주 논쟁을 하여 그 학문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자 경부(敬夫) 호 南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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