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晩晴 (만청) / 李集(이집)

- 저녁에 비 갠 은둔지의 정취를 읊다 -

晩晴溪水振風凉 (만청계수진풍량)
저녁에 비 갠 개울물 바람이 서늘하고

屋上峰陰半入墻 (옥상봉음반입장)
지붕 위 산그림자 반쯤 담장에 들었네

滿眼新詩收未得 (만안신시수미득)
눈에 가득한 풍경을 시로 읊기도 전에

一枝花月送淸香 (일지화월송청향)
꽃가지에 걸린 달 맑은 향기 보내오네

#한자공부

#한시필사

* 풀이


둔촌(遁村) 이집(李集, 1327~1387년) 선생은 고려 후기의 문인으로 충목왕 때 과거에 급제하였으며, 문장을 잘 짓고 지조가 굳기로 명성이 높았다. 임심문(任深文)을 비롯한 60여 명에 달하는 많은 인물들과 시로서 교유하였다. 공민왕 17년(1368년)에 간승 신돈의 미움을 사서 생명의 위협을 받자, 영천으로 도피하여 죽음을 면하였다. 이때 몸을 숨기기 위해 지내던 곳이 둔굴이다. 공민왕 20년(1371년)에 신돈이 죽자 개경에 돌아와 판전교시사(判典校寺事)에 임명되었으나 곧 사직하고 여주 천녕현(川寧縣)에서 시를 지으며 일생을 마쳤다. 조선 개국 후 판전교시사(判典校侍事), 참의(參議)를 역임한 동료인 방순(方恂)과 함께 숯골에 은둔하며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켰다. 선생의 시는 꾸밈과 우회보다는 직서체에 의한 자연스럽고 평이한 작품이 많다. 저서로 <둔촌잡영 遁村雜詠>과 <둔촌유고 遁村遺稿>가 전한다. 특히 <둔촌잡영 遁村雜詠> 2권 1책은 조선 태종 10년(1410)에 간행된 것으로, 조선 전기 간행본으로서 귀중한 문헌학 연구자료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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