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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Hic Rhodus! Hic Salta & 天網恢恢 疏而不失


- 언제 : 2011.1.8(토) 07:50~22:00
- 얼마나: 2011.1.8 11:50~17:00 (5시간 10분)
- 날 씨 : 눈,눈안개
- 몇 명: 40여명
- 어떻게 : 부산 솔뫼산악회 동행
▷황골-황골매표소-입석사-쥐너미고개-헬기장-비로봉-사다리병창-구룡사-구룡사 매표소
- 개인산행횟수ː 2011-2[w산행기록-265/T754]
- 테마: 눈꽃산행
- 가져간 책: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 산높이:치악산 비로봉1282M
- 호감도ː★★★★

 

2003년 1월5일에 치악산에 도전했다가 비로봉 아래에서 철수 한 적이 있다.사실 치악산은 개인적으로 이름만 들어도 주눅이 드는 산이다.산이름이 "치(齒)가 떨리고 악이 받치는 산"이라든지,이인직의 신소설"치악산"에서 치악산은 웅장하기는 하지만 우중충한 느낌에 야만의 산이라는 표현이 있고,이중환의 택리지에는 "산신의 영험이 많아서 사냥꾼도 감히 짐승을 잡지 못한다"는 두려운 산이다.

 

여기에 사다리병창에 대한 악명이 더하는데,사실 치악산이 산꾼에게도 이런 명성이 자자한 것은 치악산은 엄동설한 추운 한겨울에 가야 하는 산이라는 인식도 한몫한다.어찌되었던 이번에 마음을 다잡고 산을 올라 비로봉을 밟았다.그런데 의외로 너무 쉽다.일체유심조,진인사대천명을 거론 할 필요도 없고,"사람이 하는일인데 안될게 어딨어?"라는 소회도 사치스럽다.실로 오랫만에 치악산을 가보니 그 악명을 잠재울 정도로 산 아래까지 도로가 나 있고,힘든 코스는 모두 목계단,석계단,철줄이 설치되어 있어서 등산 난이도를 평범하게 낮추어 놓았기 때문이다.4계절이 왔다 갈 뿐 산은 의연할 줄 알았는데,인간의 손길이 이산을 야만에서 문명세계로 개화시켜 놓았으니 이를 반겨야 하나? 안타깝다라고 해야하나? 그래도 눈꽃이 소심하게 산정을 뒤덮으며 우중충한 느낌,뭔가 신령스러운 느낌은 그대로 전해졌다.다만 나도 치악산을 올랐다는 자랑은 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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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치악산으로 가는도중 읽은 책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란 책이다.

 

20대 대학생들의 고민과 현주소를 알려주는 책이다.대한민국 20대는 "찌질한 루저"라는
시사잡지의 시니컬한 제목이 마음을 아프게 했는데,20대는 투표율이 가장 적게나와 사회
에 대해 분노 할줄 모르고 남의 탓만하는 20대를 조롱하는 세태에 대해 "너희는 괜찮아"
라며 다독거리며 잉여의 열정을 찬양하며 성찰을 기록한 책이다.

 


 

미즈타니 오사무의 "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와는 내용도 완전히 다르지만 사회학적
관점에서 루저를 바라보는 시각적 차원에서 보면 두 책이 오버랩이 될 정도로 심각한 느낌
이다.


 

나는 그 당시기준으로는 "30%에 포함된 대학생 신분의 386이 아닌 70% 비대학생 신분
이였으니 "왜 짱돌을 들지 않는가?"라고 이야기 해본 적 없다.다만 한국의 역사가 그렇게
흘러왔을 뿐인데,근원도 없는 카더라식 주입으로 마치 역사의 주체가 된양 내 머리 어디
한구석에는 각인되어 동조한지도 모른다.주체는 아니지만 같은 시간대를 흘러왔으니...

 

대학생 비율이 85%인 나라에서 "잉여"가 될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에 대하여 과거의 시대
착오적인 기준으로 눈높이를 낮추라느니 하는 생각은 자가당착이다.


 

삽질만이 정답은 아니다.그럴려면 차라리 그 비싼 대학등록금의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책 뒷편의 성찰의 기록 몇가지만 보아도 현 20대의 사회적,경제적 고민에 눈시울이
뜨거워질 지경이다.

 

"-.성공하지 못한 열정은 무가치하다?-.삶이 임시적인데,어떻게 사랑이 임시적이지
않을 수 있는가?-.돈으로 행복해지지 않겠지만,돈이 없다면 자유마저 빼앗긴다." 등등
책 저자 소개의 첫 글귀와 이 책의 마지막 글귀가 현실을 대변한다.



"여기가 너의 로두스다.여기서 뛰어라."

 

원래 이말은 "Hic Rhodus! Hic Salta!"로 문제해결은 문제와정면대결하여 문제가 해결
되던지 아니면 자신이 죽던지 둘 중 하나로 .Do it or die!의 의미가 있다.

 

저의 직장 상사 중 한분은 술이 한순배 된 상황에서 이런 느낌으로 영업을 하라는 의미로
저에게 일러주신 것 같은데 저에게 이렇게 말하더군요."대우증권이 죽던지?니가 죽던지"
라고요.



그때는 단박에 알아차리지 못하고,"대우증권도 살고 저도 사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라고 대답했더니,그분은 고개를 가로젔더군요.



과거와 달리 이제 영업은 발품을 많이 팔아야되니 이제 여기서 시작하라는 의미였겠죠.

 

"자네는 최고가 아닌가? 이것을 보여줄때가 됐네."는 현재의 20대에게도, 나의 직장생활
에도, 당장은 치악산산행에서도 통하는 말이다.그럼 여기(황골)서 출발한다.

 

정오가 가까웠는데도 태양은 구름에 가려 빛을 잃었고,새하얀 고운입자의 밀가루 같은
눈발이 바람에 실려 유영하는듯이 내린다.그래서 멀수록 시야가 좁다. 정오에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해라니...




 

 

1245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니 입석사이다.바로 옆에 입석대가 있다.입석사는 최근에
신축하였다고 하여 문화재적인 가치는 없어보여 그대로 우측 산길로 향한다.






 

1259

이제 부터 본격등산이다.석계단과 산길을 따라 제법 경사도가 가파르다.








 

1329:1408

능선에 서니 소심하게 핀 설화가 반긴다.이제 비로봉까지 1.9km는 능선길을 걷는다.
완전히 눈구름 속에 들어서 있음을 실감한다.





 

 

1428

쥐너미고개에 섰다.원주시내가 다 보이는 조망터이지만 오늘은 오리무중이다.





 

 

 

1441:1503

헬기장에 도착하면 우측 아래로 내려가야 비로봉으로 향한다.정상가까이 갈수록 나풀
거리던 눈발은 세찬 바람을 등에 업고 동방불패의 비침飛針이 된다.




 

 

1508:1625

지루한 하산이 시작된다.수많은 그리고 다양한 계단의 연속이다.



계단,계단,계단,계단,계단.............
사다리병창이다.

 

길 중간에 나무가 있지만 묘지같은 느낌의 두덩이가 보인다.석축으로된 방형의 모습으로
미루어 고구려 양식의 무덤 같은데,안내글도 보이지 않아서 그냥 석축일수도 있다.


 

그러고 보니 이와는 다른 이야기지만 이 근처에 이방원의 사부였으나 이방원이 태종으로
등극한 이후에 태종이 불러도 나아가지 않았던 원천석이 떠오른다.원천석의 묘가 이곳
치악산 어딘가에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잘 못 가르쳤어!"라며 자신을 책망하는 원천석이 눈에 선하다.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주초로다.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부쳤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노라"라는 시조의 원저 저작권자이다.원천석은 이곳 치악산이 고향으로 이곳
으로 들어와서 불출하였다고 한다.






 

1655:1700

구룡교에서 구룡소를 본다.조금 지나면 구룡사가 나오고 원통문 지나지 않아서 국사단이
보인다.신라문무왕때 의상대사가 아홉마리 용과 내기에 이겨 구룡사를 창건하였다고 한다.

 

처음 九龍寺였는데,龜龍寺가 된 연유도 재미있다.



“본래 이 절은 절 입구를 지키고 있던 거북바위가 절의 운을 지켜왔는데, 누군가 그 바위를
쪼개 혈맥을 끊어버렸으니 운이 막힌 것이오.”라는 말에 아홉구 대신에 거북 구로 바꿨다
는 전설이다.

 

부정한 방법으로는 오래 갈수 없고,제 본분에 충실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국사단局司檀은 국사대신을 모신 단으로 국사대신은 도량이 위치한 산국을 관장하는
산신과 토지가람신을 가리킨다.국사대신은 인간세상을 손바닥 보듯이 하여,신비스런
현풍을 펼쳐 재앙을 없애고,복을 내린다고 한다.



가람을 수호하는 신을 모셨기 때문에 도량입구에 배치되어 있다.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疏而不失"이라.하늘의 그물은 넓고도 넓으니 엉성하지만
놓치는 것이 없다."고 했다.열정 에너지를 보존하며 이 자리에서 뛰어라를 이곳 치악산
에서 되새긴다.

 



Hic Rhodus! Hic Sal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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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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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벗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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