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너와 나,꽃 같은 사람들이 모여 인산인해 우리를 이루고

- 언제 : 2004.2.1
- 얼마나:2004.2.1 10:40 ~ 16:10(5시간 30분)
- 날 씨 : 맑은 후 점차 흐림,의외로 포근한 날씨
- 몇명:43명
- 어떻게 :산정산악회(http://mysanjung.co.kr) 따라서
▷영각매표소↗남덕유산↘월성치↘월성계곡↘황점매표소
- 개인산행횟수ː 2004-5회
- 산높이ː남덕유산 1,507.4M
- 좋은산 개인호감도ː★★★




매주 등산을 할 것이 아니라 하루쯤은 "방콕"으로 빈둥빈둥 놀만도 한데 이번주도 어김없이 등산하러 떠난다.나 같은 산쟁이에게는 일반인의 밤보다 일요일 등산하는 낮이 더 아름답지 않은가?

2주전 덕유산의 飛針雪을 잊지 못해 이번엔 남덕유산을 찾는다.겨울엔 약속이나 한 듯이 덕유산으로 향하는데 사실 덕유산의 겨울만큼 만족할만큼 듬뿍 눈을 선사하는 곳도 더물다.

게다가 매스콤에서도 겨울 덕유산은 등산과 스키 모두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극찬을 하니 등산객들이 명절날 고향가듯이 겨울 덕유산을 찾는다.

등산객이라면 이 겨울 북덕유 향적봉을 한번은 올랐을 것이고 변화를 꾀하면서 덕유산의 향취를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남덕유산으로 입을 맞춘 듯 모두 모여 사람들이 모여 파도를 치고 너울을 이루며 결국 사람으로 바다를 만든다.


08:00~10:48
오늘 부산에서 남덕유산으로 가는 산악회가 아홉곳이라고 하니 겨울 덕유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산청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남덕유 영각매표소에 도착하니 10시 40분이다.예상 보다 빨리 도착했다.오늘 산행도 빨리 끝날 분위기다.그런데 산행들머리에 들어서자 마자 인파에 놀란다.등산 초입부터 사람에 밀리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줄을 잇고

11:08
길이 넓어져도 사람들 때문에 앞지르기 어렵다.사람들의 인파때문에 점차 속도가 떨어지며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내 앞 아주머니는 내 뒤의 아주머니와 수다를 떨면서 갈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호칭은 아줌마라고 한다.아줌마에게 아줌마라고 하면 싫어할 것이라서 존칭을 쓰기로 했다.우리나라 호칭에 님자만 붙이면 존칭이 되지 않는가?

대통령도 대통령님이라고 하면 존칭이 되듯이...그래서 "아줌마님!(?) 고마 가입시다.마이 떨었다 아입니꺼?"

존칭 덕분인지 바로 길을 열어준다.조금 넓은 곳에 도착하여 아이젠을 한다.포근한 날씨 때문에 제법 미끄럽고 얼굴에 땀도 사우나 하듯 범벅이 된다.몸은 거짓말 하지 않는 모양이다.나는 담배를 피지는 않지만 얼마나 담배를 피웠는지?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얼마나 야간 생산활동(?)을 했는지? 산타할아버지 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11:28
본격 산속 냉장고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온도도 좀 내려가고 눈 쌓인 정도도 깊다.자켓을 꺼내 입으며 만반의 준비를 갖춘다.



12:12
그런데 올라 갈수록 눈은 없고 날씨도 의외로 포근하다.자켓을 도로 벗고 목에 감았던 목밴드도 풀었다.초록색 산죽이 싱그럽다.어떻게 아래는 춥고 위로 올라갈수록 따뜻하단 말인가?내가 샹그리라에라도 왔단 말인가?



12:32
능선에 올라서니 본격정체구간이다.막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꼼짝도 안한다.여태까지는 그래도 폭이 넓었는데 좁은 철계단 때문에 병목지대에 들어선 것이다.내 앞에서 눈이 보이는 곳까지 모두 사람들뿐이다.



13:14
음악을 들으며 정체를 즐긴다.체력이 안될때 이렇게 정체되면 자동 휴식이 되니 얼마나 좋은가?그렇지만 꼼짝도 안하니 좀 심하다.몇몇분들은 기다리는 것에 지쳤는지 갓길운행(?)을 한다.그래봐야 몇발짝 못가지만..철계단은 계속 이어지고 그 동안 산에 다닌 중에서 오늘 만큼 정체가 심했던 적은 없었다.몇몇분은 짜증을 내는데 짜증을 낸다고 해결이 되는것도 아닌데 그냥 이런 경험도 즐기면 될 것인데...이곳에 교통경찰이 있어 정리 할 수도 없고 만약 교통경찰이 온다고 해도 별수 없는 상황이다.



13:22
날씨가 좋아서 오른쪽 덕유능선을 따라 멀리 향적봉까지 보인다.



13:34
천천히라도 진행해서 겨우 남덕유 정상이 보이는 곳까지 올랐는데 인파는 계속 이어지고 정체도 지속된다.



14:00
드디어 정상에 섰다.20여분이면 될 거리를 1시간 반이나 걸렸다.정상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바로 식사를 하러 갔는데 이미 일행들은 식사를 다 마쳤다.그렇게 인파에 밀리는 속에서도 모두 발빠르게 움직였던 모양이다.오늘의 후미대장까지 거의 식사를 끝낼 즈음 나는 식사를 시작했다.오늘도 정상 오르기는 꼴찌인 모양이다.



14:12
빠르게 식사를 마치고 출발하니 이제 부터 하산길 시작은 같은 입장이다.처음에 삿갓골재까지 가려던 계획은 정체로 인해 월성치에서 하산하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었다.나는 등산은 늦어도 하산은 빠르다.축적된 수십년의 경험으로 성큼성큼 내려가는 스타일에 나의 두다리가 비밀병기(?)이기 때문이다.




:::하산길

14:45
월성치에 도착해보니 이곳도 인파로 가득하다.오늘 신물나도록 사람구경은 톡톡히 한다.사실 알고 보면 겨울산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여서 오늘의 장관을 연출한 것 아닌가?그 중 나도 한명의 일원으로 포함되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14:10
황점매표소에 도착하자 마자 배낭을 버스에 두고 하산주 할 곳을 찾는다.버스에 먼저 도착한 인원은 두세분이 고작이다.하산주를 하러 가게에 들었는데 인원이 많아서 이곳도 줄을 서야한다.검은콩깍지 막걸리와 두부김치가 7,000원이다.검은 빛이 도는 막거리도 달지만 촌김치가 일품이다.게눈 감추듯 막걸리 4병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다.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산주를 한참하고 있으니 오늘의 후미대장이 도착했다.내가 뒤에 쳐져 늦을 줄 알았는데 이미 도착해서 먼저 하산주를 하고 있으니 신기했던 모양이다.

언제는 안그랬던가?그래도 이몸은 초등학교 6년을 왕복4km 걸어서 통학한 몸이고 나의 두다리는 하산하기엔 짱(?)이다.근골육이 상대적으로 잘 발달되어있기 때문이다.18년전 나의 다리다.^^*지금의 제 다리는 몸과 균형을 이루어 표가 잘 안난다.그렇지만 18년전에는 얼굴살도 없고,팔도 가늘고 가슴은 명품(?)이고 허리는 28로 날씬했지만 유독 다리만 뽀빠이 아저씨 팔뚝처럼 튼튼했다.제가 정상에 빨리 못간다고 다리가 부실하다는 말씀은 저를 두번 죽이는 말이다.^^ *



━━━━━━━━━━━━━━━━━━━━━━━━━━━━━━━━━




오르내림의 아름다움을 찾아서....rise and fall is life
「登落不二....................라이즈폴닷컴」...........................................
http://www.risefall.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