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봉,파류봉▲과거 기억에 머물지말고 미래 희망에 속지마라.

- 언제 : 2005.12.31
- 얼마나: 2005.13:45~16:45(4시간)
- 날 씨 :약간 흐렸지만가끔 햇볕비침
- 몇명: 2명
- 어떻게 :세째와함께
▷2호선 수정지하철역-금란유치원-전망대-상계봉-상학산-파류봉-가나안기도원-금성동 1번 버스종점
- 개인산행횟수ː 2005-36 [W산행기록-129/P산행기록-271/T617]
- 테마:근교산행,납회 일몰산행
- 산높이:상계봉 640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2005년 마지막날이다.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한해가 매듭을 짓는 날이니 마음이 동요되지 않을 수 없다.바쁜 날들의 연속이다보니 시간의 흐름이 점점 빨라짐을 느낀다.그렇다고 눈에 확연히 들러나거나 이루어 놓은 일이 없다보니 마음만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2006년에는 뭔가 잘되겠지하는 막연한 희망을 꿈꿀것이 아니라구체적인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도전해볼 일이다.이제 2005년도 과거가 될것이다.과거에만 머물수는 없다.막연한 긍정은 인간의 꿈을 농락할 것이기 때문에미래희망에 속지도 않으련다.

누가 나에게 준 福이나 희망은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 부지불식간 나도 모르게입에다 물어주는 모이를 받아먹는 시스템에 사육된 것은 아닐까? 작더라도 내가 이룩하는 것이 값있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알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주어진 시간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내가 해야할 일들을 위해 시간을 찾아가야겠다.그런 인생이 바로 나다운 것이고 그것이 나의 본래 모습이었음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13:40~53
파류봉에서 2005년 일몰을 보기로계획하였다.금정산 고당봉 혹은 계명봉이 일출을 위한 장소라면
금정산의 파류봉은 일몰을 감상하기 위한 무대이다.끝과 처음은 고당봉과 파류봉의 길이만큼이나
별반 차이가 없지만그 것을 느끼는 의미는 차별되고,그 차별되는 느낌을제대로 전달받는 곳이
따로 있다고본다.


수정마을에 사는 세째를 불러내 같이 산행하기로 하고지하철 2호선 수정지하철역에서 산행을
시작한다.수정지하철역에서 양산방향으로 30여M가면금정산으로 드는 도로가 나오고 여기에 화명
제1동사무소가 있다.산 방향으로 쭈욱 일직선으로그대로 걸음을 옮기면 화명중학교가 나오고또
하나의 가로지르는 조그만 도로를 건너면 금란유치원이 나온다.여기서 담장을 따라 좌측으로 들면
산불감시원이 지키고 있고 주소와 이름을 적으면 바로 산행들머리가 되는 곳이다.


14:27~15:06
채전을 지나 조금만 들어서니 심산에 들어온 듯 나무숲에 갇힌다.완만한 오름을 타고 오르니
길이 여러갈래로 나타나기도 하지만완만한 리듬을 그대로 따르면된다.손에 닿을 듯 가까운 백양산
우측으로 일몰의 붉은 빛을 핏줄기로 연출해 낼낙동강이동맥처럼 흘러가고 있고,나와 백양산
사이에는 만덕터널이 계곡처럼 뚜렷하다.위를 쳐다보니 나무숲 그늘을 벗어나 어느새 상계봉이
요새처럼 버티고 있다.

15:23~31
산세의 흐름이 모데라토에서 크레센도로 바뀌고 있다.숨은 가빠지고 바로 눈앞의 길만 뚜렷하고
앞쪽의 길은 어디로 이어지는지 좌우 회전이 심해진다.숨도 고를 겸 뒤를 돌아보니기암 뒤로 바로
낙동강이다.이젠 부산항방면까지 조망된다.황령산과 영도의 봉래산까지 흐릿하지만 눈에 들어온다.


15:36~38
절벽의 깍아지른 단애와 한몸으로 기암이자신의 몸을 자랑하고 있는데 성격까지 그대로 드러난다.
강파른 모습,우직한 녀석, 어떤것은 함초롬하게 삐진녀석도 있다.그 뒤로 금정산 주능선이 마루금과
함께 뚜렷하다.


점차 낙동강이 태양을 끌어당기며 가끔 구름옷을 벗어던질 즈음 그 빛줄기는세찬 바람을 뚫고 일순
상계봉의 정상석으로 새어든다.


15:39~57
상계봉 정상석을 넘으니 가까운 사방은 모두 침봉의 연속이다.상계봉의 닭의 벼슬모양이라고 했는데
곧 그 벼슬이 날카롭게 나타난다.상계봉이 하나의 봉우리 이름이라면
상학산은 풍수지리상 학(鶴)의
형상에서 유래하고
이름만 남아있는 화명 수정마을의 강변쪽 학사대(學士臺)가 될만한 곳은 비슷한
형상이 여러곳이라서 헷갈린다.


닭 벼슬의 능선을 지나고 나니 금정산 주능선과 만나는데 금정산 주능선은 자연스런 금정산성의
일부라 금정산성의 흔적이 있고 원동방향에서 오는 낙동강이 보이는곳에서 잠시 상념을 하고 다시
파류봉으로 향한다.일몰을 보려고 정말 천천히 걸었는데도 아직 일몰의 시간은 멀었고 세찬 바람에
좀 더걷기로 한다.


16:09~25
파류봉까지는 밋밋한 능선길이었다.그러나 파류봉에 이르자 정말 유리보석(파리)같은 바위의 골기가
그대로 드러나고 낭떠러지 밑에 산성마을이한눈에 드러난다.파류봉 뒤로 금정산 고당봉을 비롯한
여러 봉우리들이 그림의 배경처럼 휘감고 있고 파류봉을 넘어 바위지대를 통과하는 험로는 밧줄이
군데군데 있어 재미를 더했다.그 재미에 일몰을 보려던 애초의 계획은 간데없다.

 

 

 

 

 

 

 

 

 

 

 

 

 

 

 

 

 

 

시간에 대하여 -영한

시간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찾아 오는 것.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찾아가는 것.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것.
나이들수록짧고 젊을수록길게 느껴지는 것.
열중해 있으면짧고, 지루하면길게 느껴지는 것.
설레는시간과 공허한시간은 같을 수 없지않는가.

점차 한정됨이 짧아지는시간을 길게느끼며 사는 방법은
가치를느끼며 찾아온 시간에충실하게 치열하게 집중하는 것이다.
내 삶으로남겨진 여백의 수직의 길이를후회없이 채워야겠다.
의미있다면미루지말고 바로 실행하여 보아야겠다.
시간은잡는 것이지기다려주는 것이 아니라면,
현재 이 순간이 행복이 가득차게 만드는,
나의 능력을마음껏 소진해야겠다.



16:45
가나안기도원을 지나 도로를 따라 금성동 1번종점으로 내려왔다.이제 일몰의 시간이 되어 일몰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손칼국수 전문집인 뚜꺼비집으로 향했다.나이 한살을 더 "먹는"일몰의 광경
이나,손칼국수를 "먹는"것은 모두 "먹는다"라고 하는점에 있어 다를 바 없으니이제 시간을 제대로
먹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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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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