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날 화, 華 - 김영한
5월은 이미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다
초록은 더 이상 시작이 아니라
짙어지는 중이며
빛은 잎맥 속으로 스며들어
조용히 번진다
흰 꽃 하나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세상은 잠깐씩
맑아진다
그러나
붉은 것이 오고
분홍이 겹쳐지고
노란 웃음이 더해지면
빛은 더 이상 스며들지 않고
밖으로 넘쳐 흐른다
화려함이란
색의 많음이 아니라
빛이 견디지 못하고
드러나는 순간
그래서 5월의 꽃들은
서로를 비추며
스스로를 밝힌다
빛날 화,
그 글자는
이미 피어 있는 것들의
다른 이름이다


詠五月華
五月濃青半已來
綠沉葉脈影初開
白花一動風前淨
紅粉黃添光不徊
- 仙文 金永漢

오월농청반이래
녹침엽맥영초개
백화일동풍전정
홍분황첨광불회
오월의 짙푸른 빛은 이미 절정에 이르렀고,
녹색은 잎맥 깊이 스며들어 비로소 그림자처럼 퍼져나간다.
흰 꽃 하나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세상은 잠시 맑아지지만,
붉고 분홍, 노란빛까지 더해지면 빛은 견디지 못하고 머물지 않은 채 넘쳐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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