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매화와 미나리 향기 가득한 원동에서 동면까지 이어진 봄길을 따라  

 

영포마을로 들어서는 길가에는 봄빛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듯했습니다. 매화축제는 이미 지난 주에 막을 내렸지만, 마을은 여전히 매화 향에 잠겨 있었습니다. 강 건너 행사장에서는 미나리와 삼겹살 굽는 냄새가 어우러져 봄의 식탁을 열고 있었고, 마을 입구에 새로 지어진 커다란 한옥은 마치 이 고장에 잠시 내려앉은 궁궐 같았습니다. 벽화가 그려진 골목길을 지나 언덕을 오르니, 산등성이를 따라 흐드러진 매화가 바람에 흔들리며 은은한 빛을 흘렸습니다.

 

곧 금산마을로 이동했는데 오래된 푸조나무가 마을의 세월을 품고 서 있었는데, 다가설수록 그 규모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나무 아래 서 있으니 마치 대지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했고, 마을의 고요가 오히려 그 거대한 생명에 의해 지탱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른 법천사는 산기슭의 고요를 온전히 품고 있었습니다. 비구니들이 거처하는 사찰답게 마당 하나, 불상 하나까지 정갈하고 절제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특히 조형물들의 세밀한 표현 속에는 살아 있는 듯한 생동감이 배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원동의 봄길을 따라 이어진 하루는, 자연과 사람, 그리고 오래된 시간의 결이 한 줄기로 어우러진 여정이었습니다.

 
 

 

- 일시: 2026-3-14 10:00 ~ 16:00
- 날씨: 대체로 맑음
- 몇명: W와 함께


▷ 답사행로(風輪) :100km

 

영포마을->(영포마을 행사장 미나리 삼겹살)->금산마을 포조나무 -> 법천사


영포마을 : 양산시 원동면 원동로 2220 일원, 영포마을·쌍포매실 

(영포마을 입구 큰길너머 행사장 : 미나리 삼겹살)


금산마을 푸조나무: 경상남도 양산시 동면 석금산로 18

양산 법천사: 양산시 동면 금산2길 210

 

2026-3-14

 
 

▷영포마을

원동면 지역은 신라 시대부터 삽량주(현재 양산 일대)의 일부로, 임진왜란 이후 피난민들이 정착한 산간 마을입니다. 인근에 신흥사(보물 제1120호)가 있어 고려 시대 불교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어영마을 등 주변 오지 마을과 함께 맑은 물과 풍부한 자연으로 유서 깊습니다.

 

지난번 신흥사에 들렀을때는 보이지 않던 궁궐같은 한옥(신흥사와 영포마을은 차량으로 2분 거리 위치)이 보여 담장 너머로 보이는 건물과 모과나무,소나무 등을 담았습니다.한옥은 아주 길다랗게 여러동으로 배치되어 있었는데 꽃담으로 장식된 솟을대문에 이어 전통적인 한옥과 함께 정자와 공연장으로 보이는 큰 건물들도 보여서 앞으로 명소가 될 것 같아 살펴보았는데 문패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개인집으로 보입니다.고래등같은 기와집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집 안밖으로 조경이 출중했는데 특히 모과나무 분재는 수백년은 되어 보였습니다.소나무도 용송처럼 굽이져 드라마틱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최근에 지어져서 정비를 하고 있는 끝물로 보이는데 그런 흔적이 약간씩 보였습니다.


그냥 마을에 있는 소나무와 매화가 참 잘 어울립니다.

 

홍매인지 명자나무인지 모르겠지만 붉은 꽃임을 매달고 한자리 차지하고 있습니다.봄이되면 산수유와 생강나무가 헛갈리듯이 비슷한 형태의 꽃들이 보입니다.

용송과 모과나무 그리고 작은 정자가 흡사 도인의 집처럼 보입니다.

과거와 현대의 방식이 가미된 한옥이었습니다.

 

▷영포마을 행사장 삼겹살 미나리

 

삼겹살 미나리 조합은 맛의 균형과 건강 효과로 인기 있는 봄철 별미입니다. 미나리의 상큼하고 아삭한 식감이 삼겹살의 기름기와 잡내를 중화시켜 입맛을 돋우고, 쌈으로 먹을 때 칼로리가 낮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원동을 가면 삼겹살 미나리 집이 우후죽순처럼 즐비합니다.일반 가게는 물론이고 비닐 하우스로 지어진 가설 시설물에서도 판매를 합니다.보통 미나리 1kg 한단과 삼겹살 3인분이 기본세팅인데 49,000원 했습니다. 미나리의 경우 남으면 다시 포장을 해주어 가져 갈 수 있습니다.

 

▷금산마을 푸조나무

금산마을의 상징으로 당산목입니다. 나무 앞에 제단이 있습니다. 마을회관 뒤편 언덕에 우뚝 선 거대한 노거수로, 그 압도적인 크기와 위용이 현지 답사에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느릅나무과에 속한 이 나무는 수령 200~300년 정도로 추정되며, 팽나무와 비슷한 생김새로 방풍림 역할도 합니다.마을의 정자목(정자나무)으로 여겨지며, 줄기와 가지의 울퉁불퉁한 형상이 세월의 무게를 말해주듯 생동감 있습니다.

▷법천사

 
법천사 오르는 길은 교행이 불가능한 좁은 도로구간이 있고 마지막엔 경사도도 제법 가파르고 우측으로 급히 꺽이는 부분도 있어서 운전이 초보인 분들은 등산하듯이 걸어서 올라는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법천사는 비구니 사찰로, 금정산(원적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통도사 말사로서 신라 진성여왕 4년(891년) 진경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임진왜란으로 소실 후 1901년 남고 화상에 의해 법천사로 중창되었습니다.

입구로 들어서면 일주문이 있어야 할 자리에 석등 2개가 보이는데 그 어느 사찰의 조형물보다도 화려하고 생동감이 넘칩니다.

신라 혜공왕 때 무명대사 창건설도 전해지며, 냉정사·금수암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던 옛 절입니다.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전통사찰(경남 9번째)로, 법천사 석조여래좌상(경남 유형문화재 제493호, 조선 후기 불석 조성)과 무오본 묘법연화경 등 4건의 문화재를 보유합니다.

 

연못 중간에 탑이 세워져 있고 벌거벗은 동자승 뒤로 해우소가 있는데 거의 호텔의 해우소같이 깨끗합니다.

 

비구니 도량답게 극락보전·삼성각·영산전 등 전각이 정갈하고 조형물이 세밀하며 생동감 있습니다. 주변 자연과 어우러진 고요한 경치가 돋보입니다.

우측 전면에 보이는 아이보리 색의 꽃은 매화가 아니라 삼지닥나무입니다.

삼성각 앞의 나무도 수령이 상당하여 노거수에 해당합니다.

 

개울 위  다리 옆의 용 조각도 볼만합니다.

 

약사불이 있는 높은 곳에서 아래 법천사 가람을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여행이라는 것은 꼭 멀리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유가가 고공행진중이라서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내가 이십여년전 글에서 밝혔듯이 "여행은 먼 곳에만 있지 않다. 여행은 더러 먼 곳을 향하여 뻗어간 시선을 자기 안으로 거두어들일 때 비로소 예상치 못한 진경을 보여준다. 여행이 공간의 확장을 통한 자기 내면의 성찰에 있는 것이라면, 그 역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은 공간의 축소를 통한 자기 내면의 확대에 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땅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무심히 스쳐지나갔던 일상의 자잘한 풍경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생은 모자라는 것이 아닐까." 여행은 누구와 가느냐와 어느 시기에 가느냐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오늘의 원동 답사 여정은 매화의 여운과 푸조나무의 장엄함, 법천사의 정갈한 생동감 속에서 자연·마을·불교 문화의 조화로운 숨결을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영포마을의 한옥은 존재 자체도 몰랐기 때문에 세렌디피티에 해당합니다. 자주 다니면 이런 행운도 있습니다.

 
 

오늘 탐방한 소회를 한시로 지어봅니다.

泳浦春風拂梅香 (영포춘풍불매향)
水芹滿野三峽膻 (수근만야삼협전)
金山鉅木撑天立 (금산거목탱천립)
法天寺裏感生閑 (법천사리감생한)

 

- 仙文 金永漢

 


영포마을 봄바람에 매화 향기 살랑이고,
들판엔 미나리 푸르고, 삼겹살 구수한 냄새 솔솔.
금산마을 큰 나무는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섰고,
법천사 안에 드니, 절로 한가로운 마음이 솟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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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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