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산▲세월가니 머리카락 희어지고 가을오니 잎은 변색된다.

- 언제 : 2009.10.17 (토) 07:40~22:30
- 얼마나: 2009.10.17 12:40~17:20(4시간 40분)
- 날 씨 : 흐림,비,운무,우박
- 몇 명:30여명

- 어떻게 : 알프스mountain산악회 동행

▷관음사-삼거리-무덤-용바위-백덕산-작은당재-백년폭포-관음사

- 개인산행횟수ː 2009-24[w산행기록-237/T726]
- 테마: 단풍산행
- 높이: 백덕산1348.9M
- 가져간 책:2009 제3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 호감도ː★★★★★


 

보통 용龍은 임금이나 지도자를 뜻한다.그런데 이 용용龍자가 위 아래로 4가지를 쓰면 어떻게 될까?



龍龍
龍龍

 

용이라는 글자는 하나가 될 때 빛이 난다.그런데 용이 넷이나 되면 상대를 인정하지 않게 된다.그래서 용이 넷이 모이면 용은 절대 용이 될 수 없으며 단지 "말 많은 절"자에 불과하게 된다.오늘 백덕산 산행을 가면서 읽은 제33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내용 중 박민규의 단편소설제목이기도 하다.

 

부산에서는 백덕산 산행을 가이드하는 경우가 드문데 이번주 신문사의 산행가이드를 보니 일정이 있어서 일치감치 예약을 해두었다.그런데 오늘 막상 버스에 올라보니 회원모집이 쉽지 않았든지 산악회 두군데에서 조인을 하여 버스 한 대를 대절하여 출발한다.두 산악회간 세세한 사전 조율이 안되어 여러 가지 운영에 있어 난맥상을 보였다.

 

산행 후 현지의 횡성 한우을 먹는 문제 때문에 특별회비 관련하여미리공지를보거나듣지못한타 산악회 회원의 문제제기가 있었고,산행지에 있어서는 백덕산 혹은 사자산 산행 중 둘로 나뉘어져 회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 한 것은 좋았지만 산행지별 산행 가이드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회원들 중 몇몇은 갈팡질팡 하였다.두 산악회 모두 이런 경험이 없었든 모양이다.

 

이럴땐 두 산악회 중 경험 많은 한 곳에서 총대를 메고 일사천리로 진행을 하여야 해야만 혼란이 없어진다.이런점이 문제점을 노출되었지만 백덕산 산행은 기억에 남을 만큼 좋았다.우선 곱게 물든 단풍이 압권이었다.하산할 때는 계곡으로 하산하였는데 시그널 리본이 거의 보일 듯 말 듯하고길도 보일 듯 말 듯하였다.그 정도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오늘 날씨가 흐린 후 비가 왔으며 산 정상에서는 우박이 내렸다.그런 이유로 아주 위험한 산행을 했는데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이었다.수북한 낙엽과 비 맞은 계곡의 미끄러운 바위와 돌들은 산행 내내 긴장을 하게 만들었다.나도 몇 번 위험한 고비가 있었지만 등 뒤에 맨 배낭 덕분에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의 단풍 숲은 말그대로 별유천지 비인간이었는데 원시계곡과 햇볕이 자아내는 황홀경은 글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0740
새벽녘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란스러움은 맑은 날씨를 위한 대청소였던 모양이다.
부산 만큼은 아침부터 활짝 개었다.


영광도서 서점 맞은편 할매회국수 집에서 충무김밥을 준비하여 지하도를 건너
서면역으로 나오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데 산악회 이름이 "푸른 알프스"로 씌여있다.

 



내가 예약한 알프스mountain산악회와푸른산악회가함께가기때문에이렇게
씌여진 것이다.푸른산악회는 오늘 산행이 1176차로 벌써 부산에서도 산악회 창단
역사가 제법 오래된 반면 알프스mountain산악회는 창단된지 1년 정도되는
마케팅보다는 순수열정이 느껴지는 산악회이다.
 

1239~1247
횡성에서 산행후 먹을 한우를 특별회비로 구입한 후 산행들머리인 관음사에
도착하였다.날씨는 변화무쌍하다.터진 구름 사이로 햇볕을 보여주기도 하고 갑자기
어두워지기도 한다.빗방울이우거진 숲으로 떨어지며 후두둑 소리가 나기도 하고
갑자기 바람이 불면 낙엽의 뒷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1253~1306
원래 산행은 두팀으로 나뉘어 A팀은 백덕산으로 B팀은 사자산으로 가기로 하였다.
나는 사자산과 적멸보궁으로 유명한 법흥사 관람을 하기로 하여 B팀에 합류하였다.
계곡을 따라 조금가다가 두 팀은 양갈래로 갈라지기로 되어있었는데 별다른 안내가
없어서 내 앞팀이 안내하는데로 따라갔더니 결국 백덕산으로 향하게 된것이다.





 



 

 

1316~1329
우거진 숲과 쌓여진 낙엽이 산행을 즐겁게 한다.가끔식 보이는 조망도 참 좋다.
터진 구름 사이로 수줍게 내리는 빛내림도 볼 만하다.이곳의 단풍은 총천연색이
어우러져 있어서 눈맛도 좋다.노란색,누런색,갈색,검은색,빨간색,연두색을 띤 노란색 등
사람의 눈을 질리지 않게 만든다.그기에 가끔씩 햇볕이 이파리들을 어루만지면
그 투명한 잎들은 눈부실 지경이다.

 



 



 



 



 



 



 



 



 



 



 



 



 

1413~1449
도중에 휴식을 취하며 식사를 마친 후 오르니 점차 경사도가 가파라진다.
키큰 나무와 바위들도 옹골차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산이 산답다는 느낌
이 든다.갑자기 후두둑 거리며 우박소리가 들린다.





 



 



 



 



 

1451~1505
조망이 열리면서 멀리까지 보이는 것을 보니 고스락에 가까워진 모양이다.
꿈틀대며 이어지는 능선들의 근육이 느껴지고 그 곳을 단풍든 나무들이
덮혀있다.

정상에 올라 사자산을 바라보니 사자의 얼굴부분이 계곡을향하고있고
가장높은사자산정상은왼쪽 어깨처럼 보인다.그 어깨를 따라 계곡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흡사 사자의 왼쪽 다리같고 그 뒤로 뒷다리가 보이고
능선은 등뼈처럼보인다. 사자산 방향은 꺼먹돼지-(이곳횡성,주촌에서는
흑돈을이렇게부른다.마이산 근처에서는 "깜도야"로 불리어지는데,"ㅏ"자
보다는"ㅓ"자가발음의분위기가젊잖은데이곳의백덕산과잘어울린다.)-
빛깔로 금새 어두워진다.





 

1506~1509
백덕산 정상 반대편은 햇살이 비치는 곳도 보이고 심한 날씨의 변화를 보인다.











 

1518~1530
백덕산 정상의 변화무쌍한 날씨쑈를 감상하고 하산을 서두른다.능선을 따라 사자산
방향으로 돌며 기기묘묘한 나무들과 단풍과 어우러지는 키 작은 산죽의 보색대비를
감상한다.









 

1607~1656
작은 당재에서 계곡으로 하산하는데 경사도가 상당히 가파르다.산의 능선흐름은
상당히 후덕한 인상이었고 능선마저 둥글게 돌아가는 형편이었는데 계곡은 엄격하기
그지없다.가파른 경사도와 미끄러워 굴러내리기 좋은 바위,수북한 낙엽에 언뜻 언뜻
비쳐지는 젖은 돌들은 상당히 긴장하게 만드는데 그보다 이 계곡을 내려오다보면
낙락장송 우거진 키 큰 나무들과 정글같은 느낌의 덩굴을 보노라면
이산이 무척 큰산이구나 하는 느낌을 가지게 만든다.

 


이런 느낌을 가지는 순간 겉은 후덕하지만 속은 엄격한 성인군자를 대하는기분이다.

별다른 안내팻말도 없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길은 계곡을 따라 지겨운 느낌마저 들
즈음에 유난히 붉은 단풍 아래로 백년폭포가 나타난다.











 

1839~1844
한우와 오리고기를 구워 하산주를 하고 PMP영화를 보며 부산으로 오는 길에
생각지도 못했던 법흥사에 잠시 들를 기회를 준다.이미 나는 술이 한순배 돌았기 때문에
법흥사와 적멸보궁 입구까지만 기웃거리고 돌아왔다.

 

부산에서 백덕산 그 먼거리를 다녀오면서도 책 읽고 영화보며 술을 마시니
무척 바쁜 듯 하면서도 하루가 길게도 느껴진다.

 

세월 가니 머리카락 희어지고歲去人頭白(세거인두백)
가을이 오니 나뭇잎이 누렇게 되도다.秋來樹葉黃(추래수엽황)
비 온 뒤의 산은 목욕한 듯하고雨後山如沐(우후산여목)
바람 앞의 풀은 술취한 듯하도다.風前草似醉(풍전초사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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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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