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금샘(金井),금어(金魚),범어(梵魚) & 김해(金海),신어(神魚),만어(萬魚)

- 언제 : 2009.10.31(토) 03:30~10:00
- 얼마나: 2009.10.31 04:30~09:00(4시간 30분)
- 날 씨 : 흐림,운무
- 몇 명:
홀로
- 어떻게 : 자가용 이용

▷범어사-청련암-장군봉-고당봉-금샘-북문-범어사

- 개인산행횟수ː 2009-25[w산행기록-238/T727]
- 테마: 새벽산행
- 높이: 금정산801.5M
- 가져간 책:금정산에 금어가 산다

- 호감도ː★★★★


 

한자 사전을 찾아보면 "쇠 금,성씨 김"으로나온다.
㉠쇠 ㉡금 ㉢돈, 화폐 ㉣금나라 ㉤누른빛 ㉥귀하다(--) ⓐ성()의 하나 (김)

 

제일 먼저 나오는 뜻이 "쇠(iron)"이고 두 번째 "금(gold)"이다.쇠는 철鐵을 말한다.금정산의 어원이 된 금샘(금정金井)에는 금어(金魚)가있다고한다.금어는"goldfish"일까?아니면"iron fish"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에 각인된 금어는 gold fish이다.

 

그것은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금정산은 금어(金魚)가 사는 바위우물에서 유래된것이다”라는 기록이 보인다. 또한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는 산이름의 유래에 대하여 ”금정산은 동래현 북쪽20리에 있는데 산정에 돌이 있어 높이가 3장(丈)가량이다. 그위에 샘이 있는데 둘레가 10여척이고 길이가 7촌(寸)가량으로 물이 늘 차 있어 가뭄에도 마르지 않으며 색이 황금과 같다.“



금어(金魚)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梵天)로부터 내려와 그 샘에서 놀았다고 하여 금샘(金井)이라는 산이름과 하늘나라의 고기(梵魚)라고 하는 절 이름의 절을 지었다“
라는 기록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iron fish라면?...

 

역사적으로 볼때 가야는 철의 왕국으로 가까운 마한과 진한은 물론, 멀게는 대방군과 일본열도로 철을 수출했었다.그 당시 가야가 철을 만든다는 것은 고대 첨단 하이테크 야철기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정병산 근처 봉림산 근처의 경남 창원시 봉림동에 가야제철유적을 찾았다는 기사가 있었다.이 기사가 보도되기전 나는 뚜렷한 유적은 없었지만 김해 무척산 아래 봉림 근처의 생철(生鐵)리를 주목하고 있었다.공교롭게도 창원과 김해라는 거리는 있지만 봉림이라는 지명이 동일하다.김해 가야를 금관(金官)가야 라고 하는데 금관의 의미는 "철金을 관리官"했다는 의미다.철을 생산하고 덩이쇠(철정)을 만들어 무역을 하며 번성했기 때문이다.

 

여하튼 "금어"가 "철어(鐵魚)"라면 가야와 관련이 깊어진다.내가 가야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철鐵",물고기,가야불교"이다.가야의 유적에서 물고기는 쌍어문雙魚紋을 비롯하여 신어神語산,만어萬魚산 등 쉽게 그 연관성을 찾을 수 있고 한국 사찰 이름에도물고기가들어가는이름은거의가야영역권이다.김해(金海)라는 지명을 보면 "철iron의 바다"라는 이름이다.황금의 바다라는 의미는 아니다.김해는 철金이라는 북방기마민족이 떠오르고 해海라는 남방계의 해양루트가 떠오르는 말이다.북방계의 김수로와 해양루트로 들어 온 인도의 허황옥과 관련된 이름이기도 하다.사실 김해金海와 금정金井은 유사한 구석이 많다.

 

금이 gold를 의미한다면 역사적으로 볼때 가야보다는 신라의 이미지에 가깝다.금정산은 신라와도 관련성이 있지만 엄밀하게 말한다면 가야와 관련성이 더 깊다고 본다.금정산 근처 복천동 고분군이 이를 뒷받침해주고,고당봉 바로 옆 장군봉은 김유신장군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金은 왜 성씨에만 유독 "금"이라고 발음 하지 않고 "김"이라고 발음하는가?



최근 이성계와 관련이 있다는 그럴듯한 내용이 책에 언급된다.


 

내용인즉슨"고려말,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을 하여 쿠데타를 일으켜 최영 장군을 쓰러뜨리고 조선을 세운다. 하지만 그는 등극 이후 너무 흔한 이름인 성(成)계(桂)를 이단(李旦)으로 바꾸게 된다.

 


하지만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단도 언젠가는자신도 쿠데타로 멸망할 것임을 예상하게 된다.그래서 자신의 성인 이(李)씨는 음양오행으로 따지면 이(李)는 나무라서 금(金)에게 진다고 한다.그래서 이단은 자신도 언젠가는 금(金)씨를 가진 자에게 쫓겨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금(金)씨들의 성을 쓸때는 쇠 금(金)으로 쓰지만 읽을 때는 김이라고 읽게 하였다.고 한다.음양오행에는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이라는 게있다. 그상극(相剋) 중에 '金剋木(금극목)'이 있어 이에 의하면 '金'(금) 자 성을 갖은 이가 '木'(목)자 성을 가진 이를이긴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라면 나라가 금씨에게 망할 큰 일이라서, 고심 끝에 종래에 '금'씨라 하던 것을 성 '김'씨라고 바꾸어 구별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여태까지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정통적인 설이 아니라 순전히 민간에서 유머로 만든 어원인 셈이다.만약 이성계와 관련이 있다면 김해김씨의 시조는 "금수로"인데 사국四國시대(가야,고구려,백제,신라)이후 고려까지는 별일 없었고,조선시대에이르러김수로가되었단말인가?내가볼때설득력이없다고 본다.여기 김씨 성이 있다.아무리 뒤져도 "김"으로 발음되는 한자어가 없다면 비슷한 것을 끌어오게 된다.나는 '김'이란 음의 한자가 없어서 '金' 자를 빌어 성 '김'이라 했을 것으로 본다.한자는 원래 우리가 만든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국어학에서 치음(齒音) 아래 중설모음 'ㅡ'가 전설모음 'ㅣ'로 변하는 현상을 전설모음화 현상이라고하는데이것도 "금"이 "김"이되었다고 판단하는 근거로는 부족하다.결론적으로 금이 김이 된 것이 아니라 원래의 "김"이 한자를 빌어 金을 사용한 것으로 본다."그네"의 김수현 선배는 너무나 흔한 김씨 성 때문에 금씨로 바꾸어 금수현이 되고 그의 아들은 금난새가 되었지만 그것은 김이 원래의 금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만약 음양오행으로 따진다면 이씨가 망하고 다시 나무 성씨인 박(木 卜)씨가 등극하더니 역시나 금씨에게 총 맞아 죽고 그 틈에 잠시 이씨에게 쫓겨났던 왕씨가 갓을 쓰고(全) 돌아왔으나 결국엔 금씨가 셋이나 한꺼번에 활개치는 세상이 되었지만 철이 불火기운인 밥그릇盧에 담겨진 후 다시 이씨의 세상으로 돌아온건가?

 

금샘은 성지다.금정산은 부산의 상징이며 부산 정신의 산실이다.세계지도를 펴고 극동을 찾아 남근男根을 찾으면 대한민국이요.남근의 정충[精蟲]이 나올자리는 낙동강 끝자락 을숙도 다대포 근처다.그곳부터 더 넓은 바다로 나가는 것이다.물론 바다에는 물고기가 있다.하늘로 솟은 남근은 부산에서는 금샘이다.금샘에서 놀고 있는 금어 또한 정충[精蟲]이다.금샘은 우주적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으니 더 넓게 본다면 부산의 정신을넘어세계의정신이될수있다.천상과 지상이 크로스하는 이곳에서 부산은 대륙으로 가는 길목이며 동시에 바다로 향하는 관문이다.나는 그 에너지가 뭉쳐진 이곳에서 아침을 맞는 것이다.

 

 

 

 

0330:0649
원래의 산행계획은 있었지만 요즘 제2차 확산세를 보이는 신종플루 때문인지 산악회에서
일정을 취소하는 바람에 가까운 곳으로 혼자 다녀오기로 하였다.발길 닿는 대로 계획없이
떠나는 여행같은 산행을 해보고 싶었다.자주 다닌 바 있는 근처의 산에서 색다른 맛을
느끼려면 코스를 바꾸든지 아니면 때時를 달리 해야한다.

 

새벽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니 새벽 4시이다.우선 차를 몰아 범어사로 향한다.
청련암의 마리아 형상과 유사한 관세음보살에 예경하고 고당봉으로 향하였다.손전등을
켰지만 새벽녘의 안개로 인하여 올라선 곳은 장군봉이었다.장군봉에서 다시 고당봉으로
향하는데 안개의 볼터치로 가슴 높이의 젖은 억새가 나의 두발을 쓰다덤는다.등산복 하의로
느껴지는 억새 풀잎의 물장난은 결국 나의 옷을 적셨지만 올라오면서 땀범벅이 된 나의
열을 식혀주니 싫지많은 않다.

손전등 아래 철부지 진달래가 피어있고 다시 범어사터로 들어왔다는 범어사기基 이정석이
피곤했던지누워있다.

 

고당봉을 가기 위해서는 고도를 상당폭 낮추어야 한다.소나무와 전나무 숲을 지나니
전기철탑에서 뿜어나오는 윙하는 소리가 아침을 깨우는 자명종 소리 같다.여명이 밝아오고
아직 안개는 제법 짙은 편이다.앞쪽에서 스님 한분이 이 시간에 산길을 달린다.인사를
드리고자 했으나 이미 스님은 비호처럼 나를 스쳐 지나갔다.아마도 청련암의 무승이리라.

 

안개도 조금씩 걷혀지면서 고당봉이 눈에 보이지만 산아래와 먼 거리일수록 안개는 더욱
짙다.

 

 

 

0656:0658
금샘가는길,바위위로 줄을 잡고 오르니 안개에 젖은 바위는 다소 미끄럽다.
길을걸을때는온통낙엽만보이더니이곳에보니아직단풍이볼만하다.
남근 형상의 금샘이 보인다.

 

0659:0707
금어를 보기 위해 바위를 내려오니 까치 한 마리가 이곳의 주인인양 거드럼을 피우고 있다.
새들이 물을 마시고 싸 놓은 배설물이 부영양화를 이루어 심한 녹조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찬찬히 보니 그 모양이 분명 물고기 형상이다.입은 고당봉을 향하여 조금 벌리고
있고,물고기 꼬리는 범어사 방향이다.흡사 범어사에서 출발한 물고기가 고당봉으로
향하는 느낌이다.알을 배고 있는지 물고기 배가 약간 부르지만.....아마도 겨울에 이곳이
얼음이 언다면 그 모습은 gold fish가 아닌 iron fish의 형상일 것이다.

 

 

 

 

 

0718:0753
내려오는 길에 보이는 숲은 더 없이 청초한 모습을 하고 있다.금정산장은 아직 이른 시간
이라서닫혀있었다.금정산성의 산장지기는 서재석씨인데 이분은 서각을 하는 분이다.
그래서 문패같은 금정산장 한문 서각을 보더라도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튀지 않으면서도 활달하고 현판의 나무는 굽어졌으나 글씨는 정돈된 느낌이다.
다음주 금정산장에서 11월7~9일 사이에 서각전을 한다고 한다.

 

북문엔 까마귀가 서기어린 모습으로 지키고 있고,원효봉 가는 길의 산성의 돌들은 다른 곳
과 달리 정감이 간다.

0827:0832
원효봉에서 원효암으로 갈려고 하였으나 짙은 안개와 흐릿한 산길 때문에 다시 북문으로
되돌아와서 범어사로 향한다.내려가는길에 보니 과거엔 암자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축대
의 기단을 지나 계곡 안쪽의 금강암에 잠시 들렀다.이곳은 입구부터 모두 한글로 씌여있다.
동들동글하게 모나지 않으면서 포근하고 부드럽게 다소 새침한 글씨체가 이채롭다.
안쪽의 대자비전도 모두 한글로 씌여있다.

 

 

0838:0900
내가 좋아하는 너덜겅 돌길을 따라 범어사 경내로 들어서 3층석탑 뒤로 원효석대를 본다.
그러고 보니 범어사를 중심으로 범어3기가 놓여있다.즉 범어3기의 중심에 범어사가 있다.
단풍이 무르익은 만추의 산사는 조용한 가운데 신도들의 발걸음은 바쁜 듯 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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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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