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十月旦, 霜葉一時新. 似燒非因火, 如花不待春. 連行排絳帳, 亂落剪紅巾. 解駐籃輿看, 風前唯兩人. 차가운 산 시월의 아침, 서리 맞은 나뭇잎 일시에 바뀌었다. 타는 듯해도 불이 난 건 아니요, 꽃 핀 듯하지만 봄이 도래한 건 아니라네. 가지런히 이어져 짙붉은 장막을 펼친 듯, 마구 흩날려 붉은 수건을 자른 듯. 단풍 구경하려고 가마 멈추고, 바람 앞에 선 이는 우리 둘뿐이려니.
遠上寒山石俓斜白雲生處有人家停車坐愛楓林晩霜葉紅於二月花. (원상한산석경사 백운생처유인가 정거좌애풍림만 상엽홍어이월화) 비스듬한 돌길 따라 추운 산을 멀리 오르노라니, 흰구름 이는 곳에 인가 있구나. 수레 멈추고 앉아 늦단풍을 아끼노라니, 그 단풍잎들 2월의 봄꽃보다 더 붉어라.
화두녹사제홍협(和杜綠事題紅葉)은 두목의 시에 백거이가 화답한 시로 "불타는 듯, 봄꽃이 활짝 핀 듯, 붉은 비단 장막을 펼쳐 놓은 듯, 붉은 수건을 갈기갈기 자른 듯, 혹은 눈앞에 가지런히 펼쳐지기도 하고 혹은 이리저리 바람에 흩날리기도 한다. 화사한 단풍에 취해 저도 모르게 황홀경에 빠져든 두 시인, 하나가 간결미를 살렸다면 다른 하나는 화려한 맛을 도드라지게 했다. 마지막 싯구의 단풍에 매료되어 공감대 부분이 멋있다. 우리둘뿐이려니( 唯兩人)라고 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