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술,담배,커피,탄산을 거의 마시거나 피우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시고 노는 곳은 저절로 피하게 되었습니다.그렇다보니 무슨 재미로 사는냐고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우리의 몸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만듭니다.나이가 들수록 몸은 약해져 몸이 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어떤 음식이 내 몸에 안맞는지 저절로 알게 됩니다.통풍으로 시달리게 되면 우선 술부터 끊게 됩니다.술을 마신 후 필름이 끊긴다면 알콜성 치매로 들어 선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책을 읽었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도 생깁니다.몸에 안 좋은 음식을 끊게되면 희한하게도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새로운 재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문화유산답사를 하다보면 정자나 누각의 편액 옆에는 수백년전 선조들이 다녀간 흔적을 접하게되고 그때의 그 분들의 심정을 엿볼수 있습니다.대체로 한시형태로 남아 있습니다.때로는 바위에 각자되어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면 붓이나 펜으로 필사를 하게 됩니다.몰랐던 글자는 다시 뚜렷하게 뜻을 파악하게되고 대충이라도 마음에 드는 정도의 글이 나올때까지 반복하여 필사를 하다보면 선조들의 정신세계 속에 들어간 느낌이 됩니다.

 

이렇게 적어 본 한시가 수백편은 될 것 같은데 최근 이런글들을 기록으로 모아보아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흔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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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비奴婢 시인詩人 정초부鄭樵夫의 시詩 >

조선 정조 때 활약했던 노비奴婢 시인詩人 정초부(鄭樵夫-정씨 나무꾼,1714∼1789)의
한시집漢詩集 ‘초부유고樵夫遺稿’에 약 90수의 한시가 실려 있습니다.

 

(노비 + 나무꾼 + 한시) 의 조합인데 그의 대표작 * 東湖동호 입니다.

東湖春水碧於藍 (동호춘수벽어람)

동호의 봄 물결은 쪽빛보다 푸르고

白鳥分明見兩三 (백조분명견양삼)

또렷하게 보이는 건 두세 마리 해오라기


柔櫓一聲飛去盡 (유노일성비거진)

노 젓는 소리에 새들은 날아가고


夕陽山色滿空潭 (석양산색만공담)

노을 진 산빛만이 강물에 가득하다


* 아마도 나무를 뗏목에 싣고 남한강으로 내려가면서 읊은 듯합니다.

필사하는 맛이 납니다.

200여 년 전(조선 영조, 정조시대) 노비 정초부는 천민이라 이름도 없이 초부 즉,
나무꾼일망정 시로 일세를 풍미한 시인입니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 '渡船圖도선도'의 '동호범주​東湖泛舟'에 정초부의 시
동호東湖를 화제畵題로 글을 썼습니다.
그만큼 그 당시 정초부의 시가 유명했다는 반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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