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遊)

 

선유(仙遊)풍류에서 오늘은 신선사상의 선(仙) 다음에 오는 유(遊)에 대해서 거론해보겠습니다.

 

선유(仙遊)에서 느껴지는 도가사상의 유(遊)는 노장사상의 장자와 관련이 깊습니다.제가 등산 중에서 가장 최고봉은 유산(遊山)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만 사실 유(遊)에 대해서 사상적으로 설파하신 분은 장자(莊子)입니다.

 

장자(莊子)는 아래와 같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내편內篇

     1. 소요유逍遙遊 / 2. 제물론齊物論 / 3. 양생주養生主 / 4. 인간세人間世 / 

     5. 덕충부德充符 / 6. 대종사大宗師 / 7. 응제왕應帝王 /

 

 외편外篇

     8. 병무騈拇 / 9. 마제馬蹄 / 10. 거협胠篋 / 11. 재유在宥 / 12. 천지天地 /

     13. 천도天道 / 14. 천운天運 / 15. 각의刻意 / 16. 선성繕性 / 17. 추수秋水 / 

     18. 지락至樂 / 19. 달생達生 / 20. 산목山木 / 21. 전자방田子方 / 22. 지북유知北遊 

 

 잡편雜篇

     23. 경상초庚桑楚 / 24. 서무귀徐無鬼 / 25. 즉양則陽 / 26. 외물外物 / 

     27. 우언寓言 / 28. 양왕讓王 / 29. 도척盜跖 / 30. 설검說劍 / 31. 어부漁夫 / 

     32. 열어구列禦寇 / 33. 천하天下

 

여기서 중요한 카테고리는 내편內篇이며 내편 7개중 가장 중요한 3개의 카테고리는 "소요유,제물론,양생주"로 압축되고 이걸 더 압축하면 "소요유逍遙遊"입니다.소요유逍遙遊를 더 압축하면 마지막 남는 것은 바로 "유遊"입니다.장자의 핵심은 바로 "유遊"입니다.


두번째 오는 제물론은 아는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제물론은 지식의 문제,언어의 문제를 논증합니다.知止其所不知至矣( 지지기소부지지의 )는 "안다는 것은 알지 못하는 데서 멈추는 것"입니다.요즘말로 하면 "메타인지"와 비슷합니다.

 

고조선 사상의 홍익인간과 제세이화在世理化 중 제세이화在世理化 는 국가를 이치대로 다스린다는 의미입니다. 이치는 곧 상식을 의미하고 이것은 정당성을 의미하는 것입니다.이화세계理化世界는 재세이화(在世理化)가 충족된 세계를 말합니다.제대로 안다는 것은 이치에 맞는다는 의미이며 이치에 맞는 세계를 아는 것은 제대로 놀기 위해 필요합니다.이치에 맞지 않게 국정을 운영하면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탄핵을 당하기도 합니다. 

세번째 양생주養生主는 장자 양생주 편을 보면 안시처순(安時處順)이라는 말이 있습니다.자신 앞에 펼쳐진 운명을 편안히 받아들이고 환경의 변화에 순응하여 순리에 따라 살며 죽음 또한 편안히 받아 들이라는 가르침입니다.이 또한 제대로 놀기 위함입니다.우리의 정신세계는 무한히 펼칠 수 있지만 육체는 제약을 받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에 순응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덕충부는 덕이 충만하면 저절로 표시되니 섣불리 나대지 말고 말없이 말함을 실천하라는 의미로 한마디로 불언지교(不言之敎)의 자세입니다.

소요유에서 소요逍遙는 "거리낌 없는 것"을 의미하니 "완전한 정신적 자유"를 의미합니다.

(遊는 노는 것).제대로 놀려면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이것은 ‘작은 지혜는 큰 지혜에 미치지 못한다’는 小知不及大知 (소지불급대지)와 관련이 있고 지知 수준에서 깨달음의 수준인 "각覺 수준의 경지"를 의미합니다.

 

장자가 말한 ‘소요유(逍遙遊)’는 한자어로 보면 ‘소(逍)’자는 소풍(逍風)간다는 뜻으로 거니는 것을 말하고 ,‘요(遙)’자는 멀리간다는 뜻이며,유(遊)자는 노닌다는 뜻입니다.

즉, ‘소요유’는 ‘멀리 소풍가서 노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풍륜(風輪)을 타면 소풍(逍風)간다는 뜻이고 멀리 간다는 뜻이며 놀러간다는 뜻입니다.

여행기를 작성하는 것은 피드백이며 공부이며 알기 위한 방편입니다.

(遊)는 노니는 것인데 천성이 역마살이 있어서 한 곳에 오래있지는 못하는 성정이라 굳이 장자의 뜻을 헤아려 비교해보면 저는 "쉬는 것"이 부족합니다.저도 한국인이라 바삐 움직이는 스타일이고 느긋하게 소풍을 즐기는 스타일은 못됩니다.그래서 아직 공부가 필요합니다.


유(遊)는 그냥 "놀 유"가 아니라 인생은 제대로 놀려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게 하면 인생은 잘 놀다 가는 것이 가능해집니다.제대로 안다는 것은 내가 "스스로 큰사람(自大人)"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연유로 작년엔 동경대전 용담유사를 공부했고 올해는 주역과 벽암록을 살펴 볼 계획입니다.눈이 밝아야 보이는 법입니다.

 

* 탄허스님의 장자 내편 종지終知~.소요유:무기(無己), 제물론:물화(物化), 양생주:연독(緣督), 인간세:심재(心齋), 덕충부:망형(忘形), 대종사:좌망坐忘, 응제왕:혼돈(渾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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