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낙동강 본류와 남강 지류가 만나는 비옥한 토지의 노거수
- 언제:2022-07-09(토)
- 날씨:대체로 흐리지만 비는 오지 않은 무더위
- 몇명:홀로
▷답사일정( 風輪 ):왕복 200여km
부산- 의령 백곡리 감나무-성황리 소나무 - 세간리 느티나무 현고수 -세간리 은행나무 -덕곡서원-보천사지 삼층석탑 -부산
부산에서 의령은 가까운 곳입니다.오후 3시가 넘어 출발하여 함안 T/G를 빠져나와 의령의 노거수를 만나러 갑니다.
의령은 낙동강 본류와 남강 지류가 만나는 비옥한 토지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의령하면 먼저 솥바위(정암鼎巖) 전설이 떠오를겁니다.솥바위를 중심으로 반경 8km(약20리 정도) 안에 부귀가 끊이지 않는다는 전설은 현실이 되었습니다.효성그룹 창시자인 만우 조홍제 선생,삼성그룹 청시자인 호암 이병철 선생,LG 그룹 창시자인 연암 구인회 선생이 솥바위 주변에서 출생했기 때문입니다.솥바위는 남강 지류에 있습니다.
이런 한국 굴지의 대기업의 탄생지인 의령의 자부심은 도로 명칭에서도 나타납니다.도로 명칭에 인명이 여러분 들어가 있습니다.
이런 좋은 기운은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해보면 역시 낙동강 본류와 남강 지류가 만나는 안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의령3미는 망개떡,소바,소머리국밥입니다. 의령읍의 70년 전통 수정식당의 소머리국밥도 이름이 높습니다.물이 풍부하고 땅이 비옥하니 7월 신록이 한창 우거진 탓도 있지만 모든 곡식들이 싱싱하게 느껴졌습니다.그래서 이런 곳이라면 이름난 나무들도 있을것으로 유추되어 찾아보니 의령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은 유명한 노거수들이 보입니다.오늘은 그 노거수들을 찾아갑니다. 나무는 사람과 달리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우리가 보는 겉부분은 1년도 안된 새롭게 자란 부분이라 늘 멋진 모습입니다.
2022-07-09
▷의령 백곡리 감나무(천연기념물 제492호):경남 의령군 정곡면 법정로2길 158-15 (백곡리)
나이가 500살이나 되는 감나무입니다.저는 살아오면서 이런 압도적인 감나무는 본 적이 없습니다.
아주 독보적입니다.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이며 감나무로서는 유일하게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보통 감나무는 200년~250년 정도까지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감나무는 일반적인 감나무 수명의 두배인 약 500년 정도라고 합니다.이 마을의 당산나무로 신령스러운 나무로 믿음의 대상이 된 나무입니다.
감나무는 5가지 덕을 갖추고 있다고 하는데 첫째, 잎이 넓어 글씨 쓰기 좋으니 문(文), 둘째, 화살촉의 재료로 쓰이니 무(武),세째,겉과 속이 똑 같은 색이니 충(忠),네째,이가 없는 노인도 홍시를 먹을 수 있으니 효(孝),다섯째,서리 내리는 늦가을까지 가지에 달려 있으니 절(節)이니 이렇게 다섯가지 라고 합니다.
감나무 아래쪽의 둥치는 제가 팔로 안을 수 없을 정도로 굵습니다.
가슴 높이의 둘레는 4M 정도 되고 높이는 28m라고 합니다.
겉모습은 흡사 근육질로 똘똘 뭉쳐진 것 처럼 세상 풍파 견뎌낸 강인한 인상이 느껴집니다.
위를 보니 뻗어나간 가지가 하늘을 덮습니다.
▷의령 성황리 소나무(천연기념물 제359호):경남 의령군 정곡면 성황리 산 34-1번지
나이는 약 300년이라고 합니다.마을 뒤쪽 비스듬한 신기슭에 있는데 마을을 굽어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높이는 13.5M이고 가슴 높이의 둘레는 4.8M인데 특히 가지가 사방으로 벌어지며 가지 끝으로 나아가며 휘어져 용틀임을 하고 있어서 모양이 독특하면서 아름답습니다.역시 마을을 지켜주는 서낭나무로 천연념물입니다.
▷의령 세간리 느티나무 현고수:경남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 1000번지
느티나무(정자나무)의 수령은 520년 정도되고 높이는 15 M이고 둘레는 7M로 아래쪽은 굉장히 두껍습니다.현고수(懸鼓樹)는 "북을 매던 나무"라는 의미입니다.휘어져 있어서 북을 매기 딱 좋은 형상입니다.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이 이 느티나무에 큰 북을 매달아 놓고서 전국 최초로 의병을 모아 훈련시켰다는 전설에서 나왔습니다.근처에 망우당 곽재우 홍의장군의 복원된 생가터가 있고 그 생가터 앞에 600년된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현고수 나무 옆으로 곽재우 장군의 생가가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졌고 마을 앞으로 흐르는 유곡천변에 곽재우 장군의 아버지가 짓고,곽재우 장군이 8세에서 15세 되던 해까지 책을 읽었다는 "용연정"이 남아 있었으나 근래에 없어져 버렸다고 합니다.
곽재우의 아버지인 곽월은 황해도 관찰사를 지낸 현풍 솔예마을 사람으로 이 마을에 사는 강씨와 재혼하여 처가살이을 하였기에 이곳에서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곽재우 장군은 의령 외가에서 출생했습니다.16살에 결혼했는데 남명 조식의 외손사위가 됩니다.현풍 솔예 마을에 가면 망우당 묘소가 있는데 공동묘지 같은 가족묘 사이에 어느 무덤이 곽재우 장군의 무덤인지 모른다고 합니다.물론 문중에서는 알겠지만 일제 강점기 시절 해코지를 당하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솔예마을 주민에게 들었습니다만 원래 곽재우 장군이 '내가 죽거든 구덩이에 묻기만 하고, 묘비도 세우지 말라'는 그의 유지 때문입니다.저의 처가가 현풍 솔예마을이기 때문에 예전에 한번 찾아가 본적이 있는데 길가에는 망우당(곽재우의 호) 묘소라고 되어 있지만 막상 무덤을 찾아보면 정말 묘비가 없습니다.
곽재우는 과거시험을 쳤는데 시험문제는 '당태종교사전정론(唐太宗敎射殿庭論)'이었고 곽재우는 2등이었지만 곽재우의 답안지에 "임금이 문무를 겸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분을 선조가 불쾌하게 느낍니다.선조는 무예를 익히지 못한 자신을 희롱한다고 느끼는 못난 자격지심으로 인해 결국 곽재우는 합격이 취소되고 맙니다.임금이 그릇이 작아서 곽재우 같은 인물을 중용하지 못한 케이스입니다. 곽재우가 과거에 미련을 버리고 돈지강사(遯池江舍)라는 정자를 짓고 은거한 것을 보면 묘비가 없는 이유도 알 것 같습니다. 고초를 겪고 유배도 갔으나 그의 강직함을 꺽지는 못했습니다.
현재도 비슷합니다.천하에서 인재를 널리 구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우리나라 같이 인재가 많은 나라에서는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가 있습니다.그러나 현재 윤대통령이 장관 임명을 비롯한 여러가지 상황을 보면 우선 인재풀이 빈약하고 그 직종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우선 검찰에서 뽑아 쓰는 형식입니다.우선 친일 코드가 맞아야 하고 성희롱이나 음주운전 등 드러난 흠결에도 임명을 강행하는 것을 보면 자신보다 흠결이 많아서 배신을 하지 않을 사람을 찾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특히 윤대통령 본인이 현재 각을 세우고 있는 야당의 검찰총장 출신이어서 배신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어서 더 편협한 인사를 하게 되는 악순환이 엿보입니다. "전 정권 장관 중 훌륭한 사람 봤나?"는 말에서 느껴지는 자격지심은 선조와 다를 바 없습니다.
곽재우는 당시의 심정을 알수 있는 한시가 있습니다.
임금의 부름이 있음(有召命)
9년 동안 곡기 끊어 밥 짓는 연기 사라졌는데(九載休糧絶鼎煙)
어찌하여 어명이 하늘에서 내려오나.(如何恩命降從天)
몸이 편안하려니 군신 의리 저버릴까 두렵고(安身恐負君臣義)
세상을 구제하려니 신선 되기가 어렵네.(濟世難爲羽化仙)
▷의령 세간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2호): 경남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 800-1
복원된 곽재우 장군 생가터 앞에 있습니다.곽재우 장군 문화공원에 주차하고 이 나무를 쳐다보면 모양새가 우람하고 안정적이며 아름답습니다. 나무의 나이는 500년~600년 정도되고 높이는 21M,가슴 높이의 둘레는 10.3m입니다.
아래쪽을 보면 뿌리쪽에서 작은 나무들이 새로 올라와서 본래 이 나무를 감싸듯 자라고 있습니다.이 은행나무를 보면 망우당의 마지막까지 굽히지 않은 강직함의 원천을 보는 것 같습니다.
복원된 생가터 안채에서 바라 본 은행나무입니다.
낙동강 본류와 남강 지류가 만나는 안쪽의 비옥한 땅은 상식을 벗어나 장수하는 나무들을 보아도 얼마나 이곳이 비옥한 곳인지 증명이 됩니다.이런 것을 보면 어떤 신령한 기운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그 밑바탕에 지리적인 잇점이 켜켜히 쌓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크게 보면 한국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강대국들의 경유지가 된 것처럼 작게 보아도 지리의 힘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의령은 지리의 힘이 느껴지는 고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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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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