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dingPhoto


백양산 무속암 굿당을 지나다 굿 마무리가 진행되는 현장을 보게 됩니다.
사물놀이패의 장단보다는 더 쇳소리가 나고 
무녀는 길게 늘어뜨린 몇가지 색의 천을 좌우로 흔들며 무아지경입니다.


이곳 무속암 굿당을 여러번 지나쳤지만 
이런 장면을 처음 봅니다.

좀더 보고 싶었지만 거의 마무리 단계였습니다.




인간사에서는 여러가지 일이 꼬이면 원통할 일,원망할 일이 생기겠죠.
응어리진 마음을 풀기 위해 이곳 굿당을 찾은 사람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부디 해원(解怨)이 되길...


一死等是寃   한번 죽어 원통함은 같은 거지만
淺深猶有異   그래도 그 차이가 없을 수 없지요. 



조선시대 이후 오랫동안 남아 선호사상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예전 시를 보다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人生莫作婦人身   사람은 여자로 태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百年苦樂由他人   한평생의 고락이 타인에게 달려 있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세월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러다보니 면접 보러 오늘 서울로 가는 딸이 
과거시험 보러 한양에 가는 것 같습니다. 




운수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소나무 두그루를 지나고 나면 

대웅전 뒷편 산은 이렇게 융단같은 나무들이 빼곡합니다.



절 마당 도량의 가장 큰 나무줄기는 하늘의 향해 실핏줄처럼 퍼집니다.



전나무 사이 매화꽃이 팝콘처럼 피었습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운기왕연 만물회춘 (雲氣汪然, 萬物回春)입니다.


딸 아이 면접 보기 위해 서울로 가는길에 
서울 나들이 겸사해서 집사람도 같이 보냈습니다.


그래서 오늘밤은 이 꽃을 안고 자야겠습니다.(今宵花同宿) 



멀리 황금빛 낙동강물이 아름답습니다만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입니다.




저보고 누군가 "어떻게 그 많은 취미생활을 즐기십니까?" 하면서 
"그렇게 할려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겠네요?"하고 재차 묻습니다.

항상 허투루 시간을 안보내는 스타일이다보니 일정이야 매일 꽉차있지만 

사실 어려운 것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찍 자는 것입니다."
저녁에 술 한잔 하자고 부르는데, 저는 스스로에게 "안돼! 일찍 잘거야"라고 
제 자신에게 다짐을 받는 것이 어렵습니다.


술을 끊고 나니 요즘은 저녁에 부르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역시 일찍 자는 것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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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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