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철쭉꽃 진 이후 녹음은 짙푸르기만 한데...

- 일 자 : 2003.6.8
- 산행시간 : 2003.6.8 11:20 ~ 18:00 (6시간 40분)
- 날 씨 : 바람 별로 없는 맑은 더운날
- 등반인원:37명
- 산행코스
▷당골-비로사-비로봉-주목군락-연화봉-희방사-희방폭포-주차장
- 개인산행횟수ː 2003-21회
- 산높이ː 비로봉 1439.5M
- 좋은산 개인호감도ː★★★
- BGM:Gloomy Sunday-Sarah Brightman

소백산을 가는 날이다.다소 우울하다.작년 젊은 날로 죽은이의 첫번째 기일이다.산에가는 오늘 일요일 아침 출발하면서 뒤늦게 알게되어 어쩌지 못하고 바로 출발한다.소백산은 15여년전 가고 처음이다.철쭉꽃은 있을까? 늠름한 주목은 잘자라고 있을까?

08:00
전날 늦게 잔 이유로 아침에 눈을 뜨니 7시20분이다.왜 깨우지 않았느냐고 와이프에게 한마디하려고 했더니 모든 등산준비 다 되어 있으니 세수하고 출발하란다.달리 말도 못하고 택시타고 시민회관으로 갔다.커피를 한잔 사고 차에 오르는데 산행대장이 보이고 고문님,오차장,희조씨,(미선)나무님,과 선생님 내외분이 눈에 들어온다.머릿속에 온통 생각이 많아서 얼렁뚱땅 인사하고 자리를 잡았다.이후 연례적인 산행소개와 현풍휴게소를 들렀는데 나는 가져온 MP3로 200여곡 들어니 비로사입구에 도착한 것 같다.

11:26

:::오늘의 산행 들머리 비로사 입구

발목이 완전치 못해서 다소 걱정이지만 조심해서 걸으면 괜찮을 것으로 믿고 다른때보다는 확실히 땅바닥을 많이 본다.잔돌을 피하고 급경사 진곳을 피하고 움직이는 돌을 피하면서 비로사에 들렸는데 뒷길 오솔길을 폐쇄한 모양이다.완전히 "이산이 아닌게벼"다.다시 나와 우회해서 임도를 걷는데 신경이 많이 쓰이고 쉬 피로해진다.

나무숲속을 걸으니 하늘도 안보이고 산세를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그냥 걸을 뿐이다.바람도 별로 없고 시야도 좁아서 그냥 빨리 정상에 서고픈 생각뿐이다.

산길도 사람의 길처럼 봉우리가 안보이는 경우도 있다.다행히 가져온 무전기를 안동KBS방송국 주파수에 맞추고 음악을 들어며 올라가니 한결 쉽다.하지만 발목에 온 신경이 가 있는데 나와 같이 온 오차장도 무릎이상으로 고전하고 있다.거의 2시간 반 이상을 걸어 비로봉 1KM아래에서 식사를 했다.간단하지만 술도 한잔하고....

14:18~14:21



비로소 비로봉이 보인다.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아 과거의 운치는 많이 사라진 느낌이다.비로봉에 올라 계단 난간에 서니 풍기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14:25~14:26



나와 오차장은 발목과 무릎상태가 안좋아서 후미로 뒤쳐지는데 희조씨는 술한잔에 회롱회롱하면서 우리와 산행템포가 같은 후미대원이 되었다.비로봉에서 사진을 찍고 연화봉 방향으로 바라보니 나무계단과 손잡이 때문에 제주도 방목장에 온 느낌이다.

14:27~14:32



비로봉 아래 철쭉군락지를 보니 꽃이 이미 진지 오래된 모습니다.자세히 보지 않으면 철쭉인줄도 모르고 지나겠다.

간간이 야생화가 피어있지만 온통 산이 초록으로 녹음이 짙푸르게 드리워져있다.

눈을 감고 철쭉이 만개한 모습을 상상해본다.

14:36



비로봉을 지나 연화봉으로 가는길에 주목군락지가 있다.하지만 철제 울타리를 쳐 놓아 가까이에서 볼수 없게 해 놓았다.주목을 보호하려는 것일 것이다.15여년전에는 주목가까이에서 사진도 찍고 괴목같은 주목의 아래 밑둥에서 시원하게 휴식을 취하기도 했는데 다소 아쉽다.하지만 주목의 보호측면에서는 잘 한 것 같다.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이 동물원의 동물처럼 철제 우리에 갇혀 있는것 같아 조금 안됐지만...

500년 이상 된 주목이 3만그루 이상 군락을 이루며 있는 곳은 여기 소백산 밖에 없을 것이다.

시원한 녹음이 오히려 꽃보다 상큼하다.

녹음 앞에서-박재삼

울긋불긋 그 화려한 꽃보다도
한 빛 푸르름만으로
치닫고 있는
이 숨찬 녹음을
그냥 우두커니 보고는 있지만
얼마나 귀하다구.

너 앞에 오면
비로소 살아 있다는
기쁨이 절로 充滿해 오고
설움 같은 걸 모두 씻고
쇄쇄 물결치는 한바다여.

이 세상에서
벼라별 일이 많지만
니 앞에 섰다는 때가
평생의 시간중
반은 된다 싶은 것이
무엇보다 제일 기쁘구나.

14:44~14:49
역시 지나온 과거는 힘들었다고 해도 아름답듯이 지나온 산행길도 아름답다.비로봉 방향과 연화봉 방향을 번갈아 보고 발아래쪽도 쳐다본다.



16:24~16:43
드디어 연화봉에 도착했다.다시한번 비로봉 방향을 보고 희방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올라올때는 몰랐는데 내려갈때 발목에 통증이 간혹 온다.오차장 무릎도 나와 비슷한 모양이다.당연 뒤로 뒤쳐질 수밖에 없다.그래도 열심히 꾸준히 걸어 내려온다.경사도도 급하고 돌들도 많아서 애를 먹는다.특히 희방사 내려오기전 30분간이 가장 힘든 코스다.돌들이 너무 많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며 내려왔다.

희방사에 들러 갈증을 해소하고 둘러보니 과거의 희방사가 아니다.중창불사를 몇번을 거듭했는지 과거 암자 같은 모습이 이젠 제법 절간의 위용을 갖추었다.단청도 화려해지고...바로 옆엔 시멘트 포장길이 아스팔트처럼 놓여있고...

조금 더 내려오니 희방폭포가 시원스럽게 물줄기를 내리고 있다.

17:52



희방폭포를 지나 산행종료지점에 오니 수선화가 반긴다.

17:58


가까스로 말 안듣는 발을 추스리며 내려오니 다행히 꼴찌는 아니다.소백동동주와 묵무침을 사서 하산주를 차내에서 하는데 맛도 좋지만 한 파티하는 어우러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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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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