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두봉▲두머리의 불을 삼계의 물로 꺼 주는영남알프스 속살전망대


- 언제 : 2007.1.6 (토) 08:50~20:00
- 얼마나:10:24~14:44(4시간)
- 날 씨 :강풍,운행도중 눈내림
- 몇명:13명
- 어떻게 :산과 그리움( http://cafe.daum.net/20051205mm) 동행 15인승 봉고차로
삼계리~황등산669m~쌍두2봉850m~쌍두1봉910m~1038봉~배넘이재~
(생략된 코스:807봉~전망대~나선폭포~돌탑갈림길)~삼계리

-개인산행횟수ː 2007-1[W산행기록-161 P산행기록-303/T648]
- 테마:근교산행,신년 첫눈 첫산행

-산높이:쌍두봉(910M),1038봉(1038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2007년이다.2007년이라고 별로 달라 질 것이 있겠는가 마는 달라지려고 노력하는 것 조차 의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2007년 매일매일이 열지 않은 선물인지,아니면 열지 않은 불행인지는 각자의 현명한 선택에 달린 것이다.

 



여하튼 나의 경우 연초부터 의기소침해진다.국민들은 어떨까? 작년엔 국가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운 점이 많았다면올해는 작년보다는나아지는 해이지만 국민들이느끼는 체감은별로 일것이다.부동산은 여기서 너무올라도 문제이고 너무 내려도 문제일것이고,가계 빚은 점차 뇌관으로 다가가는 불꽃으로 보인다.올해엔 대선도 있다.

 

올해엔 정신을 바짝차려 현명한 선택을 해야하는 시간들이 많아 보인다.아마도 현명한 선택을 해도 결과가 생각보다는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항상 그랬지만 황금돼지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연초부터 뭔가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의욕을 다질수록 일은 의도한 바와는 상관없이 다른 방향으로 내달린다.좀더 치열하게 분석하고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이런 경우는 내 능력은 얼마 없는데 능력이 많은 것으로 착각하고 강한 상대를 만나도 겁없이 설칠때 손해가 커지는 격이다.이럴때는 분수를 알고 꼼꼼이 대처 해나가야 하는 것 이외 달리 방법이 없다.소박한 행복을 꿈꾸고 여러사람에게 적이 되면 안되는 정해년이라는것을 느낀다.

 

10:24
구남지하철역에서 만나 15인승 승합차로 갈아 탄 다음 천문사에 도착했다.
천문사는 화강암 통돌을네모지게 만들어담벼락을 쌓고 온통 단단하게 보이는 돌로 크게 일주문,
석등 과 석불상을 만들고 있어 의욕이 대단해 보이는 절로 보인다.

 

내 눈에는 돈을쏟아 붓는 느낌이어서 저어기 놀란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절이다.
이곳이 오늘의 산행들머리다.
들머리인 이곳 삼계(三溪)리는 세 계곡과 관련이 있는 지명이다.삼계리는 문복산 계살피 계곡,
운문령을 지나 만나는 운문산자연휴양림쪽에서 발원하는 생금비리 계곡, 나선폭포수가 흐르는
배너미골 등 세 계곡이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에 이곳 지명이 된 것이다.
삼계리 천문사 뒤로 쌍두봉이 보인다.雙頭峰은 머리가 두개인 산이다.
그래서 삼계리에서 보면 뚜렷한 두개의 봉우리를 볼 수 있다.

 

 

12:09
산행출발지인 천문사 부터 계속 가파른 경사길을 끝없이 오르게 만든다.
숨은 차고 조망도 별로이다.김해김씨묘가 보이는 이산이 황등산인데 별다른표식이 없다.
청도 운문사 일대에는 예부터 '산허리 갑(岬)' 자가 들어가는 '오갑사(五岬寺)'가 있었다고 한다.
동쪽의 가슬갑사, 서쪽의 대비갑사, 남쪽의 천문갑사, 북쪽의 소보갑사, 그리고 중앙의 대작갑사가
바로 그것. 대작갑사와 대비갑사는 각각 지금의 운문사, 대비사이며
나머지 세 갑사는 폐사돼 찾을 길이 없다.

 


지금의 천문사 자리는 갑사라고 하기에는 너무 산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천문갑사라고 할 수 없어서 현재의 사찰이름도 천문사이다.혹시 황등산 가는 길 중에
폐사지의 흔적이 있는가 싶어 바위들을 꼼꼼이 살피며 오르 던 중 인공이 가미된 각진 돌들이 있었는데
자연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것인지,아니면 산성의 흔적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내가 보기엔 장소가 좁아서그냥 지나쳐 버렸다.

 

 

황등산을 지나고 보니 우측 영남알프스의 속살들이 여실히 드러나고 조망도 좋아졌다.
그러나 조망이 좋아진 만큼 세차게 불어대는 강풍에 손이 얼얼하고 우측 귀는 얼어 붙는 느낌이다.
힘겹게 눈을 들어보니 쌍두봉이 보인다.쌍두봉 너머 쌍두봉 보다 더 높은 1038봉이 보인다.

 

 

12:45~13:12
오랫만에 산행다운 산행지에 온데다 사진까지 찍는다고 더 늦어 일행들이 식사의 중간을 넘어 설 즈음에
1038봉에 도착했다.1038봉은 헬기장이 있는 곳인데 세찬 바람에 장갑을벗자마자 손이 곱아지기시작한다.
식사를 마치고 하산할 방향을 보니 짙은 운무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대낮에 흰구름과
검은 구름이 같이 있고 햇볕이 있어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같이 공존하며 햇볕과 눈이 점차 거칠게
내려지는 상황이 한꺼번에 일어나며 묘한 심적 일렁임을 느끼게 만든다.이 모든 상황이 불과 몇분만에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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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0
완만한 등로가 급하강길로 바뀔 즈음 구름은 더 검게 변했고 휘몰아치는 강풍에 눈발도 급격히 많아진다.
일행 중 한분이 몸이 기우뚱 하더니 2M정도 아래로 구르다 다행히 정지하며 멈춘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순간에 일어난 상황이라 손쓸 틈도 없었는데,천만 다행히 급경사 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멈춘 것이다.점차 눈발은 거세지고 눈은 그대로 조금씩 쌓여 산길을 더 미끄럽게 만든다.

 

 

13:56
시야가 트이며 우측 삼계리 마을이 한눈에 드러 날 즈음엔 거짓말같이 눈내림도 그쳤다.
햇볕마저 다시 비친다.눈은 그쳤지만 마을도 눈이 내렸는지 흰빛이 확연하다.여기서 보니 삼계리라는 지명이 실감난다.

 

 

14:11
배넘이재에 도착했는데 선두가 보이지 않는다.눈이 오는 바람에 후미그룹이 속도가 늦어져 선두와 멀어진 모양이다.
지도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여기서 하산해야 하는지 더 진행해야 하는지 알수가 없다.바로 내려가자니
산행시간이 짧은 것 같고,가야 할 것 같은 방향엔 등로표시가지룡산으로 되어있다.
지룡산으로 간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바가 없어 여기서 하산하기로 한다.

 

만약 하산길이 맞다면 다행이고,중간에 등로를 탈출하여 바로 하산하여 선두보다 빠르다면 막걸리나
한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은가?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우리는 중간에서 바로 내려 온 것이다.그래서807봉~전망대~나선폭포~돌탑갈림길은
중간생략되어 버렸다.
배넘이골로 내려오며 배넘이재를 바라보니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며 짧은 겨울의 해를 느끼게 만든다.
배넘이골 골짜기는 아직 잔설이 뚜렷해서 사람이 다닌 길 이외는 하얀 밀가루를 뿌려 놓은 듯하다.

 

14:44
완전하산하여 천문사로 돌아와 보니 석불을 조성하는 징소리가 가득하고 삼천불전 옆 대웅전의 염불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울려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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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를 기다리며 먼저 내려 온 후미그룹은 계곡을 지나 가게에서 동동주와 두부김치로 얼요기를 하고,
선두그룹과 만나 부산 대저동의 포도밭 대저할매국수집에서 뷔페로 뒤풀이를 하고오늘의 일정은 마감되었다.

올해 첫 산행지로 다녀 온 쌍두봉, 뭐 잘났다고 머리가 2개씩이나 있겠는가마는
쌍두봉의 몸은 하니이니 같은 산줄기,같은 능선에 있다.그래서 같이 상생하려면 서로 상극일지라도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고 서로의 극적인 부분을 한몸의 이로움으로 만들어야 한다.
머리의 불을 잠이 꺼 주고, 대지의 불은 비가 꺼 주고, 가슴의 불은 시간이 꺼 준다.
그래서 쌍두 아래엔 삼계가 있어더 편안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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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
,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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