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백설이 햇볕을 받아더욱흴수록 바위는 저절로 더욱 검어지고

 




- 언제 : 2007.1.21 (일) 07:30-21:00
- 얼마나:10:15~16:15(6시간)
- 날 씨 :맑음,기온 포근
- 몇명:41명
- 어떻게 :부산 산정산악회(
http://mysanjung.co.kr) 동행
▷안성매표소~동엽령~백암봉~중봉~향적봉~설천봉~곤돌라 타고 하산

-개인산행횟수ː 2007-4[W산행기록-164 P산행기록-306/T651]
- 테마:적설산행

- 산높이:향적봉(1614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전일 워밍엎 정도의 산행을 하려고 했는데 가파른 산길을 6시간 30분 정도 산행을 한 후유증으로 오늘은 처음부터 설천봉에서 곤돌라를 이용하여 내려 올 예정이었다.눈이 기대만큼 많이 쌓여있으면 사진이나 실컷 찍자는 심산도 깔려 있었다.

 

그러나 날씨가 무척 포근하여 기대했던 상고대는 구경도 못했고,햇볕이 닿는 산길은 눈 녹은 물이 줄줄 흘러 내려 춘삼월기온 정도로 거의 기상이변에 가까웠다.날씨가 무척 좋아 사진이환하게 나온 것은 좋았지만 산행은 상당한 고역이었다.

 

 

 

10:15
오늘 산행은 41명으로 그중엔 나의 동생도 있었고,아빠와 동행한 어린이도 한명 끼어있었다.
주차장에서 부터 얼어있어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임도만큼이나 넓은 산길을 오르니
하늘의 구름 형상이 재밌게 걸쳐있다.

 

10:37

어린이는 세상사 걱정없이 앞에 서서 룰루랄라 다리를 건너가고 뒤를 따르는 아비는 셀파처럼
삶의 무게를 짊어진 모습이 난간의 로프 만큼이나늘어져 있어 알펜스톡 2개도 모자라 보인다.

 

10:49

물소리가 들린다.덕유산 하면 한국에서는 눈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스키장까지 있는 곳인데
벌써 봄인지 물소리가 너무 경쾌하게 들린다.오늘 상고대 구경은 없을 듯하다.

 

10:54~12:20

고도를 높여갈수록 눈이 제법 쌓여있다.백설은 햇볕을 받을수록 더욱 찬란히 흰빛으로 빛나는데,
빛나는 광채만큼 바위는 더욱 검어보인다.이런 암(巖)과 설(雪)의 조화는 잭슨폴록의 밑바탕
그림만큼이나 두드러지는데 그 위를 걷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마치 위에서 흘러내리고
뿌려지는물감인 듯 어디로 튈지 알수가 없다.

 

 

 

 

 

 

12:21

답답한 조망이 뚫리자 동엽령에 도착했다.하늘은 거친 붓으로 그렸는지 붓이 간 자욱이 선명하고,
남덕유 방향으로 가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향적봉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동엽령은 많은 산객으로 인하여 시장이 들어섰다.

 

13:13

동엽령부터는 능선이라서 라디오 음악을들으며 흥겹게 발걸음을 옮기지만 오고가는
사람들의 어깨 부딪힘 때문에 그 흥은 오래가지 못한다.뒤돌아보니 응달진 곳은 제법 눈이 쌓여있는데
진행방향쪽은 햇볕을 받아 눈이 별로보이지 않는다.

 

산길은 이제 눈이 녹아 질척이고 모두들 한마디씩 거든다.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질척이는 산길만큼이나
땀이 줄줄 흐르자 옷과 몸사이는등골을 따라 시내가 만들어 진것에 대한 푸념이다.
왜 왔는지 모르겠다는 저주 섞인 말까지...

 

 

 

 

 

 

 

 

13:56

백암봉의 하늘은 너무나 맑다.백암의 흰빛이 거울되어 하늘로 쏘아올린 듯 눈이 부실 지경이다.

 

14:17~54

큰산에 온 것이 맞는 모양이다.바로 앞에 보이는 중봉은 가도가도 그 자리인양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14:54

중봉을 넘어서니 향적봉이 보이고 여기 부터는 수목조차 고상해 보인다.
구상나무와 주목의 행렬이 눈에 띄게 드러나는 곳이다.

 

 

 

 

 

 

15:23

향적봉은 개미같은 사람들이 개미집을 짓는 것처럼 움집해 있다.넘어가지 말라고 울타리를 쳐 놓았지만
이미 경계를 넘어서는 사람도 많고 그 웅성거리는 소리가 싫어서 바로 설천봉 곤돌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암(巖)과 설(雪)
- 자작시

백설이 햇볕을 받아흰빛으로 빛날수록
바위는 저절로 더욱 검어지고
눈이 쌓여 발자국이 깊어질수록
아름다운 추억으로 포장 될지니

산이 좋아 찾아온 산객들이여!
어이하여얼굴에 웃음이 없어졌느냐?

 

 


몇년전 이맘때 덕유산을 찾았을때는 얼굴을 드러내기가 무서울정도로 눈이 세차게 내렸는데,
오늘은 겨울 덕유산을 찾은 이래로 가장 포근했던 날이었다.그 덕분에 산에 곤돌라,
케이블카 놓는 것에 부정적이던 내가 곤돌라 타고 내려왔으니
오늘 날씨 만큼이나 나도 변덕스러운 구석이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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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
,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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