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고)백양(白陽)의 꿈을 관통하니 르네상스맨이 되었다.

- 언제 : 2011.4.24(일) 9:30~13:00
- 얼마나: 2011.4.20 09:30~12:30(3시간)
- 날 씨 : 맑음
- 몇 명: 수백명 이상
- 어떻게 : 개성고 제36회 총동창회 체육대회
▷개성고 교정

 

개성고(구 부산상고)를 상징하는 단어는 "백양"이다.그래서 체육대회의 명칭을 살펴보아도 "개교 제116주년기념 제36회 백양가족한마음체육대회"이다.개성고는 백양산에 위치해있다.백양산白陽山은 높이 642M로 부산진구와 사상구 경계에 있다.물은 북동쪽의 부산진구 쪽은 성지곡으로 흘러들고,서쪽사면의 사상구 쪽은 낙동강으로 흘러든다고 보면 대체로 맞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주례동의 양지마을은 행정구역은 사상구이지만 산세로 보면 경계지역에 있다.백양산의 양지마을이니 일맥상통하는 볕양陽이 들어있어서 양지마을은 백양산 중에서도 가장 백양산을 잘 대변해주는 곳이다.

오방색(五方色)의 황(), 청(), 백(), 적(), 흑()의 5가지 색 중에서 백(白)은 서쪽을 의미하고 백(白)은 오행가운데서도 금(金)에 해당하며 결백과 진실,삶,순결 등을 뜻하기 때문에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흰 옷을 즐겨입었다.지금은 개성고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부산상고 출신 금金융인이 많고, 부산학생의거(세칭 노다이 사건)나 전이불항(戰而不降)의 삶을 보여준 노무현 전대통령을 배출한 학교라고 보면 공교롭지만 뭔가 관통하는 흐름이 느껴진다.

학교 교정 정문 뒤에는 교목인 백양나무가 있다.흰빛의 나무빛깔이 상서럽다.예전에 잘못된 프라타나스(버즘나무)가 보여 실망했는데 이번에 가보니 제대로 된 백양나무가 있다.학교주변은 온통 백양이었다.아파트 이름도 교회이름에도 백양이 들어갔다.백(순결)과 양(열정)의 조합은 꿈과 현실만큼이나 거리감이 있지만 이 두가지를 잘 조화시키면 그 무엇보다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어두운 곳에서 밝아지기는 쉽고,너무 밝은 곳에서는 존재감이 흐려지는 법이다.이런 진리를 잘 응용하면 그 경계 어느곳으로도 치우치지 않게 된다.내가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교정에 도착해보니 이미 친구들은 한순배 술자리가 돌아가고 있었다.모듬회를
안주로 소주를 마시다 오징어회무침에 막걸리로 몇순배 돌았더니 다소 어질
해진다.아침술을 친구와 그것도 나무가 많아서 야외같은 교정에서 마시니
맛은 예술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맑은 공기 덕분에 회복도 빠르다.

 

귀밑털이 백양나무의 둥치를 닮아가듯 흰빛이 제법 많고,머리숱은 이제 봄
이지만 가을의 느낌이 난다.나이들어도 동갑내기와 섞이니 아직 어린애티도
보인다.


붉은 얼굴에 선글래스로 위장하고 교정을 한바퀴 돌아본다.
술도 깨워야 하니..


 

한창 행사중이다.100년이 넘는 전통이 이어지다보니 자녀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세대가 보인다.이젠 여학생 후배도 자연스럽다.


 

주위에 백양을 찾아본다.백양나무의 흰빛이 상서럽고,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백양의 세상이다.백산도 백양산에서 왔으니 같은 의미이다.


 

이런 학풍을 이어오는 흐름은 무엇인가? 우선 "먼저 사람이 되자"는 행동강령
같은 꿈을 기본으로, "여러분의 꿈이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라며 또 다른 꿈을
두텁게 하고 있다.친절하게도 그 아래엔 박학독지博學篤志가 보인다.널리 공부
하고 뜻을 두텁게 하라는 의미다.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좀더 구석구석을 돌아본다.뉴튼의 사과나무 후손이
이곳에 있는 줄은 몰랐다.


 

순결의 白과 현실의 金을 조화롭게 이어가야겠다.너무 튀어도 안되고 말을
잊지도 않겠다.너무 이상향에 몰두하지도 않겠고,너무 현실에 얽매여 비루한
삶을 살지도 않겠다.두가지 모두를 취하면 대은大隱은 시은市隱이 된다.


 

풍류산행이 이데아라면 재테크닷컴은 현실이다.서예는 계속하겠지만 작품을
출품하지는 않을것이다.글은 계속 쓰겠지만 책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 속에 부대껴 살겠지만 그렇다고 하릴없이 어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이 백양대로 양지(陽地sunny spot)마을에 사는 나의 양지(養志)다.

 

백양의 꿈을 관통하고 나니 나는 르네상스맨이 되었다.한 분야에만 관통하고
교양은 사라진 기계같은 군상들이 교양인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라지만
나는 여전히 그 현실을 넘어 박학의 르네상스맨을 지향 할 것이다.


 

르네상스맨은 "낭만적이고 모든것에 구체적인 이유를 다는 남자
(=Renaissance man =The reason of time's man)"여야 가능하다.한 분야만 정통한 협사(狹士)를
박사라고 속이는 세상이다.적자생존을 강요하는 현실에서 한 분야에 정통
한 것도 쉬운일이 아니지만 내가 여러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신이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를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단세포가 아닌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조물주가 세포를 과잉투자했다고
증명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명예가 객관적 인품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고,
허영이 난무하는 세상이다.가장 중요한 것은 자아의 성장만이 남는다.

 


그것은 남에게 구할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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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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