爲國丹心(위국단심) / 해몽 전봉준
동학농민혁명에 대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갑오년(1894) 일제의 총칼 앞에 좌절 또는 실패하였다고 말들을 한다. 물론 그때 동학혁명만을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동학혁명운동은 좌절을 넘어 의병혁명운동, 3.1만세혁명운동, 임시정부혁명운동, 독립혁명운동으로 끊임없이 계승되었다.
또 일제로부터 해방 후 3.1통일혁명운동, 4.19혁명운동, 5.18혁명운동, 6.10혁명운동, 10.29촛불혁명운동으로 끊임없이 계승되었다. 또한 최근 윤석열 정부의 불법계엄령에 맞선 12.3혁명운동으로 다시 승화되고 있다. 이번 12.3 혁명운동은 윤석열 정부가 완전 퇴진 및 탄핵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그리고 남북평화통일이 달성될 때까지 동학혁명운동은 쉼없이 계승되고 재현될 것이다.
녹두장군 전봉준은 "爲國丹心誰有知"라고 하여 "나라를 위한 나의 단심을 그 누가 알아줄까"했지만 위에 언급한 그대로 계승되고 또 계승되어 지금은 사람답게 살려고 하는 의지를 안고 아이돌 응원봉을 반짝이며 즐겁고 발랄하게 저항하는 무상급식세대가 이어받고 있다.우리세대는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로 시작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면 지금 세대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른다.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는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너무도 막막했을 녹두장군은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이라고 부르는 요즘 세대의 노래를 들으면 지하에서 아주 기뻐할 것이 틀림없다.
時來天地皆同力 運去英雄不自謀
시래천지개동력 운거영웅불자모
愛民正義我無失 爲國丹心誰有知
애민정의아무실 위국단심수유지
좋은 때 만나면서 온 천지 합쳤더니
영웅도 운에 대해 도모 길 막막해라
백성을 사랑하는 의리 나라위한 단심을.
민중의 애환을 등에 업고 분연히 일어섰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극적인 것을 꼽으라면 아마도 동학농민혁명 또는 그 봉기를 서슴없이 이야기한다. 낫이란 생명 연장 도구로 마름(소작지 관리인)과 지주를 죽이고, 탐관오리를 죽이고, 결국 민중의 손으로 임금을 바꾸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 했던 실패한 혁명, 그 혁명에 관한 이야기가 아련히 들린다. 1894년에 전북 정읍 고부에서 봉기한 전봉준이 1년여의 지루한 봉기 말미에 읊었던 시 한 수.
나라를 위한 나의 단심을 그 누가 알아줄까(爲國丹心)로 제목을 붙여본 칠언절구다. 작자는 해몽(海夢) 전봉준(全琫準:1855∼1895)이다. 위 한시 원문을 번역하면 [때를 만나서는 천지가 힘을 합치더니 / 운이 다하여 영웅도 스스로 도모할 길이 없구나 // 백성을 사랑하고 의를 세움에 잘못이 없었지만 / 나라를 위한 나의 단심을 그 누가 알아줄까]라고 번역된다.
時來: 때에 오다. 때를 만나다.
天地: 천지.
皆同力: 모두 힘을 합치다.
運去: 운이 다하다.
英雄: 영웅.
不自謀: 스스로 도모하지 못하다.
愛民正義: 백성을 사랑하고 의로움을 바로 세움.
我無失: 내 잘못은 없다.
爲國: 나라를 사랑하다.
丹心: 일편단심.
誰有知: 누가 알아주리오.
- 해몽(海夢) 전봉준(全琫準:1855∼1895)
조선 후기의 동학농민운동의 지도자이다. 녹두장군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패한 관리를 처단하고 시정개혁을 도모하였다. 전라도 지방에 집강소를 설치하여 동학의 조직강화에 힘썼으며 일본의 침략에 맞서다가 체포되어 교수형당하였다.
'漢詩筆寫(한시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中峰 性坡(大韓佛敎曹溪宗 宗正)-신년법어 (0) | 2024.12.26 |
---|---|
親朋此外有誰其(친붕차외유수기) - 金長生(김장생) (1) | 2024.12.18 |
松竹問答 소나무와 대나무의 대화 / 이식 李植 (2) | 2024.12.14 |
登鸛雀樓 (등관작루) 관작루에 올라 -왕지환(王之渙) (4) | 2024.12.11 |
天地萬物之逆旅 천지만물지역려/ 김삿갓 인생 및 무상 편 (51) | 2024.1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