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듯 6월말에 가까워지는 여름입니다.7월말까지는 장마철이라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기온이 올라가면 더 덥습니다.자주 물회나 냉면,밀면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이렇게 더울때는 시원한 곳에 누워 여유롭게 낮잠을 자는 재미가 최고입니다.

 
 
 

 

銷夏詩 여름날에
- 淸 袁枚(원매)

不著衣冠近半年 (부저의관근반년) 근 반년 의관 따로 갖추어 입을 것도 없이
水雲深處抱花眠 (수운심처포화면) 물과 구름 깊은 곳에서 꽃 껴안고 낮잠도 잔다네.
平生自想無官樂 (평생자상무관락) 평생토록 벼슬없는 사람의 즐거움 누리고 싶었던 터.
第一驕人六月天 (제일교인육월천) 이 6월에 나보다 나은 사람 누가 있으랴!

 
 
 
 
 
 
 


위 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하여 적어본다면

누가 나보다 더 - 김영한

여름, 퇴직 후 한가로운 나의 낮잠
몇년 가까이
정장 한 번 꺼내 입지 않았다

물과 구름이 뒤섞인
깊은 숲 어귀
나는 꽃을 품고
낮잠에 빠진다

평생
얽매임 없이
이렇게 한가로울 수 있다면
그것이 내 바람이었지

여름이 절정인 이 6월
누가 나보다 더
자유로울까
누가 나보다 더
행복할까

...........

袁枚(원매, 1716~1797 또는 1798)

 



중국 청나라 중기의 대표적인 시인, 문학가, 사상가입니다. 자(字)는 자재(子才), 호(號)는 간재(簡齋), 수원노인(隨園老人), 수원주인(隨園主人) 등으로 불렸습니다. 저장성(浙江省) 전당(錢塘, 현재의 항저우) 출신입니다

1739년(乾隆 4년)에 진사에 급제하여 관직에 올랐고, 강녕(江寧) 등지에서 현령(知縣)으로 일했습니다.관직을 사임한 뒤에는 강녕에 거주하며 소창산(小倉山)에 정원을 조성하고 이를 ‘수원(隨園)’이라 불렀습니다.말년에는 여행과 시 창작에 몰두했으며, 82세까지 강남, 절강, 안휘, 강서 등지를 유람하며 많은 시를 남겼습니다.

원매는 유가의 전통적인 ‘시교(詩敎)’와 고전적 격조를 강조하는 ‘격조설(格調說)’에 반대하며, 시인은 자신의 성정(性情)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성령설(性靈說)’을 주장했습니다.그의 시와 산문은 형식과 봉건적 규범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솔직한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대표 저작으로는 『소창산방문집(小倉山房文集)』, 시학 이론서인 『수원시화(隨園詩話)』, 그리고 『속시품(續詩品)』 등이 있습니다.『수원시화』에는 자신의 자작시 195수가 수록되어 있으며, 총 4,484수의 시를 남겼습니다.

원매는 청대 중기 시단에서 성정과 개성을 중시하는 시풍을 이끌었으며, 후대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일부 작품에서는 한대 유학과 정주학파의 이학(理學)을 비판하고, 민생의 고통을 반영하기도 했습니다.그의 시는 주로 서경(抒情)·서정시로, 자연과 인생, 자유로운 감정을 노래한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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