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銷春動草芽生 설소춘동초아생 - 구양수
우리가 보통 말하는 인(仁)은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바탕이 됩니다.원래 인(仁)은 씨앗을 의미합니다.새싹, 아이, 송아지는 모두 태초의 개벽이 뿌린 씨앗입니다.씨앗은 ‘인(仁)’으로 생명의 모든 가능성이 저 작은 씨앗에서 발원합니다.봄날 아침 푸른 새싹 돋은 동쪽 울타리에 해가 비칠 때 송아지 딸린 어미 소 등에 어린 아이를 태우고, 완만한 산기슭 비탈 밭에 씨앗을 뿌리러 가는 그림이야말로 개벽의 신비가 층층으로 겹친 놀라운 광경이 됩니다.
보통의 인간은 가해자 보다는 피해자를 위로하고 가해자를 비난합니다.그러나 사람이 아닌자는 거꾸로 피해자를 비난하고 가해자를 두둔합니다.일본이 한국을 침략하면 일본을 비난하지 않고 피해국인 조선의 무능을 성토합니다.강간한자를 비난하지 않고 여자가 어떻게 행동했으면 강간을 당했냐며 피해 여성을 나무랍니다.서부지원이 폭동의 피해를 입었은데 폭도를 비난하지 않고 선관위를 비난합니다.자국민을 위해하고 손쉽게 체포 구금하려고 한 내란수괴를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국민과 국회를 비난합니다.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無惻隱之心 非人也(무측은지심 비인야)]. 즉, 우리는 이런 자를 "사람이 아니다(非人)"라고 말합니다.먼저 사람이 되자는 측은지심은 인(仁)의 출발지점입니다.
구양수 [송]
日出東籬黃雀驚, 일출동리황작경,
동쪽 울에 해가 뜨니 참새가 놀라 깨고
雪銷春動草芽生. 설소춘동초아생.
눈 녹은 후 봄이 태동 초목에 새싹 돋네
土坡平慢陂田闊, 토파평만피전闊,
흙 언덕 완만한 곳 비탈 밭 드넓은데
橫載童兒帶犢行. 횡재동아대독행.
가로로 아이 싣고 송아지도 데려 가네
- 구양수(歐陽脩, 1007년 ~ 1072년)
중국 송나라 인종 ~ 신종 때의 정치가ㆍ시인ㆍ문학자ㆍ역사학자이다. 자는 영숙(永叔)ㆍ취옹(醉翁)ㆍ육일거사(六一居士) . 시호(諡號)는 문충(文忠)이다. 당나라 때의 화려한 시풍을 반대하여 새로운 시풍을 열고, 시ㆍ문 양 방면에 걸쳐 송대 문학의 기초를 확립하였으며, 당송 팔대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저서에 ≪신오대사≫, ≪신당서≫, ≪모시본의(毛詩本義)≫ 따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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