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지산▲죽음을 너머 충직한 정묘지기 800년 배롱나무의 전설을 배운다.


- 언제 : 2006.2.25 10:30~13:30
- 얼마나: 10:50~12:30(1시간 40분)
- 날 씨 : 약간 흐리지만 조망 좋음
- 몇명: 3명(자녀 동행)
- 어떻게 : 자가용 이용

▷화지공원~배롱나무~화지산 정상~화지사~화지공원

- 개인산행횟수ː 2006-12 [W산행기록-141/P산행기록-283/T628]
- 테마: 근교산행,천연기념물 답사
- 산높이:화지산 142.4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화지산 정묘에서 불사조처럼 다시 살아난 800년 된 묘지기 배롱나무를 찾아서

고도 142.4m로 동래부서방 십리에 있으며 묘지로서 팔도명산의 하나인 정묘(鄭墓)가 있는 산으로 정묘산이라고도 일컬어지며 무덤양쪽에는 천연기념물 제168호인 부산진배롱 나무 2그루가 있다.
진구 양정동과 초읍동 그리고 연제구 거제동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전형적인 구릉산지로 산정은 종순형을 나타내고 사면은 완만하다.

화지산은 아주 오래 전에 지금의 연지동 자리인 화지산 아래에 “화지언(和池堰)” 이라는 못이 있어서 그 못으로 화지산이란 이름을 가지게 됐다. 지금의 연지 초등학교 자리에 있었던 못에는 연이 많아 “연못골” 또는 “연지언”이라 한데서 연지동이 되었지만 “화지언”은 그 북쪽 자리가 되어 아주 오래된 큰 무덤이다.

화지산(和池山)을 화지산(華池山)으로 쓰고 있으나 「동래부지」에도 「동래부읍지」에도 和池山으로 기록되어 있어 和池山이 맞는 표기라고 한다.

이곳에 부산진 배롱나무라는 전설적인 나무가 있다.오늘 그 나무를 만나러 간다.




산행보다는 산림욕 장소로 걸맞는 도심 속의 산


10:53~55
화지공원 표지석은 자주 보아왔지만 그 뒤의 정묘와 화지산을 가보지는 못했다.살다보면 이렇게 항상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그냥 지나치는 것들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정묘와 화지산이다.
아주 낮은 구릉성 산이기 때문에 자녀와 동행하여 둘러보기로 한다.


화지공원(華池公園)이라는 큼직한 글씨 옆엔 "동래정씨시조선산"이라고 되어 있어 이곳이 정묘임을 밝히고 있다.
입구 경비실에 배롱나무를 보러 들어 갈수 있냐고 여쭈어 보니 당연한 듯이 무사통과다.
알고 보니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


바로 안쪽은 화지문화회관(동래정씨회관)이라고 하여 결혼식예식장도 있다.아마 문중에서 정묘관리를 위하여
수익사업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주차장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절의 일주문 같은 문이 있고
그 안쪽은 조경이 잘 된 나무들이 도열되어 있다.



11:03
조경된 나무를 따라 쭈욱 들어가니 새롭게 건축된 화려한 제실이 보인다.그 우측에 멋진 나무가 보이지만
우리가 찾는 나무는 아니다.나무 우측에 우리가 찾는 부산진 배롱나무에 관한 안내판이 있다.


11:06
정묘로 들어가는 작은 철문이 있어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간다.조심스럽게 배롱나무를 살펴보는데
원래의 나무는 죽었고 그 주변에서 새로운 나무가 자라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즉 처음엔 정묘의 좌우 앞쪽에
한그루씩 두그루를 심었다.그런데 그냥 대충보면 2그루이지만 원래 2그루는 죽고 주위에 움이 트서
동쪽 4그루,서쪽 3그루로 현재는 실제적으로 7그루이다.

먼저 아래로 빙둘러 비석부터 살펴본다."묘비이주사실"이라는 한글로 된 안내가 되어있고
바로 옆에 깨어진 비석이 있다.비석엔 "동래정씨시조호장정문도지묘"라고 되어있고
아래쪽에 금이 가서 깨어져있음이 확인된다.


동래정씨 2세 중시조 정문도

동래정씨 시조는 정지원이라는 분이며 정묘에 있는 정문도는 중시조로 2세였다.
중시조 2세 호장공 (戶長公)
정문도(鄭文道)의 묘는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 저술된 거의 모든 음택(陰宅)풍수 연구서에 언급될 정도로 유명한 묘다.

이 묘터에 대한 글을 중요한 부분만 한번 언급해보면...

그 묘터는 자연과 학적인 입지 측면에서 벌써 여느 분묘와는 남다른 구석이 있다. 무릇 대명 당이란 출중한
내맥(來脈)과 환포(環抱)지세, 그리고 광명한 안대(案對)를 구비해야 하는 것을 필수 요건으로 하는 바,
정묘는 그들 조건을 모두 충 족시키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로 매우 훌륭한 장소에 터잡고 있다.

낙동정맥의 천성산(千聖山 혹은 원적산 圓寂山)에서 남으로 뻗어내린 지 맥은 금정산(金井山)의
만덕고개를 지나 금정봉에 이르러 그 웅대한 양팔 을 벌리는데, 거기에서 왼쪽 줄기는 화지산과
황령산(荒嶺山)을 지나 용당 동 신선대에서 바다와 만나고, 오른쪽 줄기는 불태령(佛態嶺)과
구덕산(九德山)을 지나 다대포 앞바다의 몰운대까지 이어진다.


게다가 오른쪽 지맥 의 허리 부분인 엄광산(嚴光山)에서 동으로 뻗어나간 지맥은 수정산(水晶山)과
부산(釜山)까지 이어져, 맞은편 황령산 자락과 더불어 수구(水口)를 일차 관쇄하고,
또 그 너머로는 영도(影島)의 봉래산(蓬萊山)이 이른바 길 격의 삼태봉(三台峰) 형상으로 솟구쳐
아름다운 조산(朝山)을 이룬다. 외 판국(外版局)이 그토록 광대무변함에도 정묘 터에서는 전혀 허(虛)함이
느껴지지 않으니, '뭇 산이 모인 곳에 명당이 있고, 뭇 산이 그친 곳에 진혈 (眞穴)이 있다'는
옛 풍수 금언(金言)이 정녕 빈말은 아닌 듯하다.

정묘 터는 여러 겹의 백호 지맥들이 한 줄기의 청룡 지맥을 둘러싸고 있는 특이한 지세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본신룡 (本身龍: 혈처가 있는 주산의 몸체)에서 동남쪽으로 뻗어나간 나지막한 외
백호 줄기가 안산(案山)이 되고, 그 너머로 보이는 봉래산, 부산, 수정산 등은 모두 조산이 된다.


그러나 정묘 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역시 분묘가 자리한 위치 이다. 주산과 안산,
그리고 청룡과 백호로 이루어지는 이른바 내사산(內四山)의 높이를 십분 반영하여, 황량하지도 않고
답답하지도 않은 가장 적절 한 높이에 절묘하게 묘터를 써놓은 것을 바라보노라면
그 누구든 살아 숨쉬고 있는 풍수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하여 명당이라고 하는데 아래와 같은 전설도 있다.임금이 묻힌자리로 꾸몄다는 의미로
이것은 후손들이 지방의 명묘터는 왕실의 태실지로 강제 수용(收用)당하는 경 우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여
관념적으로나마 묘터를 그렇게 신령스럽게 성역화 시키는 것이 또한 그같은 수용을 모면케 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했을 것으로 보인다.

처음 묘를 쓴 후 세 번에 걸쳐 도깨비들에 의해 분묘가 파헤쳐지자, 보 릿짚으로 마치 금관(金棺)인양
꾸며 도깨비들의 눈을 속여 매장한 끝 에 아무런 탈이 없게 되었다는 얘기는 근본적으로는 물론
'명당에는 주인이 따로 있다'는 풍수 금언에 바탕을 둔 것이다.




부산진 배롱나무

천연기념물 제186호(1965. 4. 1 지정)로 부산진구 양정동 산 73-28의 정묘사내 있는 동래정씨 시조인
안일호장 정문도공 묘소 양쪽에 위치하여 사다리꼴 모양을 이루고 있는 수령이 약 800년의 노거수로서,
정묘사내 정문도공의 묘를 봉분할 때 식수하여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 배롱나무는 원 줄기는 고사하여 수간만 남아 있으나, 나무의 움트는 힘에 의하여 새로운 움이 여러 갈래
나와 뿌리에서부터 측간을 이루고 있다. 동쪽의 노거수는 4개의 측간이 형성되어 있으며, 높이 8.3m에
가슴높이 25m에 이르고, 서쪽의 것은 3개의 측간에 높이8.6m, 가슴둘레 4.1m, 수관 목이 20m에 이른다.
꽃의 색깔은 동서 모두 분홍 꽃을 피우고 있으나, 수령이 오래된 관계로 생장 상태가 양호한 편은 아니다.

배롱나무는 부처 꽃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꽃이 100여일 동안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여 목백일홍 또는
상부에 많은 가지를 쳐서 여름철에 오랫동안 분홍빛 꽃이 가지 끝에 뭉쳐 피기 때문에 백일홍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나무의 높이가 3-7m에 달하며 원줄기는 연한 홍자색이며, 평활하고 껍질이 벗겨진 자리가 백색이며,
작은 가지는 네모가 지고 털이 없다. 배롱나무는 우리 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자생되어온 나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비석 뒤로 배롱나무가 보이고 그 뒤로 정묘의 봉분이 보인다.


11:12
정묘에서 나와 새롭게 만들어진 제실 뒤로 과거의 제실이 있다.선산주변이기 때문에 주위 나무들이
상당히 잘 보존되어있고 대나무와 고목 등 여느 사찰 못지 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실 우측에 화지사(정묘사)라는 절이 있는데 하산할때 보기로 하고 바로 뒤 산길을 따라 화지산 정상으로 간다.

대나무 숲을 지나니 소나무 숲을 비롯한 삼림욕장이 나타난다.


11:32
능선에 올라 우측으로 향하다가 산세를 따라 좌측으로 오르니 분위기 좋은 나무들이 훤해지며 일순 묘지마다
번호가 적힌 공동묘지가 나타난다.공동묘지와 숲의 경계선을 따라 정상에 오르니 그런데로 조망을 즐길만한다.

올라온 쪽으로 보니 멀리 황련산이 보이고 뒤 쪽은 사직운동장 흰 지붕이 보인다.


11:42
삼림욕장 혹은 산책하기 좋은 등로가 뚜렷해서 좋다.많은 사람들이 배낭없이 빈몸으로 이산을 올라와서
운동을 하고 있다.어떤 곳은 소나무가 아름답고 어떤 곳은 편백나무로 꽉채워져 있어서 보기에도 좋다.

편백나무는 일본이 원산지다.그래서 중국과 한국에 많은 측백나무와 비교가 되기도 하지만 편백나무도
측백나무과이다.편백나무는 삼림욕에 좋은 휘톤치트가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요즘 각광을 받는 나무다.
나무욕조의 재료로도 많이 쓰인다.

편백나무는 일본어로 히노끼 ひのき로 이것은 日의 木 즉,일본의 나무라는 뜻이 된다.그래서 그런지
일본 야스쿠니 신사 등에 많이 심어져있고 부산의 왜관 등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던 지역엔 편백나무가 많아
왜색을 강하게 느끼는 나무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나라는 굽은 소나무를 많이 이용해서 곡선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난 건축물이 많지만
일본은 편백나무로 집을 지어 직선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난 건축물이 많다.

일본인이 아끼는 나무라고 베어버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이와는 다른 이야기지만
한때 벚꽃이 일본의 나무라고 하여 다 베어버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제주도 왕벚꽃이 DNA분석결과
한국이 벚꽃의 원산지로 밝혀기도 했다.나무는 나무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필요에 의한 쓰임새에 맞게 쓰면된다고 본다.


12:12
다시 정묘로 내려와서 화지사로 향했다.화지사 절집 좌편에 붙은 현판들이 화지사의 의미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화지산영호암"은 영원히 정묘가 보호받기를 기원한 이름으로 보이고 만세암은 영원히 정씨의 후손들이
발복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곳에도 전설이 숨쉰다.정묘사 부처의 영험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아마 정묘 제실에서 제를 지낸 후
오랫만에 만난 문중의 친척들이 음복술이 심해져 재실 뒤의 정묘사에 까지 소란스러움이 전달되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연제구 거제동의 서남쪽에 있는 화지산에 정묘사가 있는데, 이 절을 화지사 (華池寺)라 하기도 한다.
어느 해에 법당 안에 정씨 문중 사람들이 많이 모여 놀 때, 술을 먹고 담배를 피워 당내가 자못 시끄러운지라,
그러던 중 당내에 놀던 사람 전부가 갑자기 두통이 일어나고 전신이 아프므로 여러 의원을 불러 치료하였으나
차도가 없었다. 그때 몇 사람이 "우리가 부처 앞에서 불손하게 놀아 이런 모양이니 정성 드려 불공을
한번 해보자"라고 하였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정성들여 불공을 올렸더니 모든 사람의 병이 일시에 나았다고 한다.



 

솔개는 가장 장수하는 조류로 알려져 있다.솔개는 최고 약 70세의 수명을 누릴 수 있는데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세가 되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

솔개는 약 40세가 되면 발톱이 노화하여 사냥감을 그다지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된다.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 깃털이 짙고 두껍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겁게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나날이 힘들게 된다.

이즈음이 되면 솔개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런 갱생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다.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먼저 산 정상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그곳에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한다.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는 것이다.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이리하여 약 반년이 지나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그리고 다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되는 것이다.



불사조 혹은 다시 태어남에 대하여

솔개는 동물이고 부산진배롱나무는 식물이지만 원리는 비슷함을 느꼈다.원래의 나무는 죽고
그 자리에 움이 트서 결국 800년 정묘를 지키는 묘지기의 역할은 오늘도 계속되는 전설스러운 충직함이 돋보인다.

그것은
다시 살기위해서 죽음과 같은 고통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의 후반부를 멋지게 살려면 사람도 죽음에 버금가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지 모른다.

역경예찬,역경(고난)은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할 통과의례다.역경은 사람을 겸손하게 한다.
역경은 사람을 지혜롭게 만든다.역경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역경만큼 신사적인 적(敵)은 없다.
역경이 지고 물러날 때는 돈보다 귀한 지혜라는 선물을 남겨주고 가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하인스 워드는 어머니에게서 성실, 정직, 사랑 등 모든 가치를 배웠다고 한다.

하인스워드의 성공비결은 "살인미소"와 "긍정적인 사고"라고 하는데,하인스워드와 솔개와 정묘의
배롱나무는 우리에게 가르치는 비슷한 면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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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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