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봉,소금강▲눈 닿는 곳마다 산수화가 걸려있구나

- 언제 : 2004.10.2~10.3(무박2일)
- 얼마나:2004.10.3 04:30~10:30(6시간)
- 날 씨 :청명한 가을 하늘,새벽녘은 쌀쌀한 공기
- 몇명:35명
- 어떻게 : 부산 산정산악회(http://mysanjung.co.kr) 따라서
▷진고개 휴게소↗노인봉↘낙영폭↘광폭포↘만물상↘구룡폭↘금강사↘무릉계
- 개인산행횟수ː 2004-41
- 테마:단풍산행,풍류산행,계곡산행
- 산높이ː노인봉 1,338.4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노인봉과 소금강을 다녀온 해가 1989년이었으니 15년 되었다.그래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기억에 남는 것은 노인봉대피소에서 털보아재가 타주신 원두커피,만물상과 붉디 붉은 단풍정도이다.

팔팔한 청년시절에 다녀온 곳이었는데 만약 15년 뒤에 다시 간다면 정말 노인되어 노인봉에 설지도 모르겠다.

오대산 지구에서 노인봉과 소금강은 별개지역이지만 보통 진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노인봉과 소금강을 연계해서 산행을 많이 한다.

소금강은 소금이 많은 강이름이 아니다.이 율곡이 북한 금강산의 축소판이라고 하여 작은 금강, 즉 小金剛 이라고 바위에 음각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북한의 금강산처럼 오대산 소금강에는 만물상,구룡폭포,상팔담 등 이름이 같은 바위와,소,담,폭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눈이 시릴 정도로 절경을 연속해서 보면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곳이다.

우리의 기억이라는 것이 뚜렷하게 한가지 좋았던 것은 기억에 남는데 좋은 것도 지천으로 깔려있으면 그게 그것으로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오대산 소금강은 그런곳이다.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신의 걸작품을 무수히 빚어 놓아 눈 닿는 곳마다 절경의 연속으로 천의무봉, 신의 걸작품을 후며 볼 수 있는 곳이다.

모두가 걸작이지만 인간들이 이름 붙인것만 보아도 낙영폭포,광폭포,삼폭포,백운대,만물상,구곡담,학유대,상팔담,구룡폭포,세심폭포,경심대,삼선암,식당암,연화담,십자소,무릉계 등이 대표적이다.


10.2 10:00
무박 산행의 고통은 아무래도 잠을 설친다는 점이다.하지만 가끔 긴 여행길에 같이가는 산행친구와
술한잔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길게 할 수 있는점은 위로 받을 만하다.


10.3 03:00
진고개 휴게소에 도착하여 4시반까지 차내에서 대기한다.무료해서 밖에 나와보니 무수한 잔별들이
반기는데 내속의 뜨거운 입김과 바깥의 찬공기와 충돌하며 하얀 입김이 부서지며 흩어진다.
제법 찹찹한 새벽공기의 느낌이 좋다.


진고개 휴게소는 화장실을 걸어잠궈 주위가 노천방뇨장이 된다.이해 할 수 없는 휴게소다.

04:30
드디어 산행을 시작한다.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 별자리가 뚜렷하게 하늘금과 맞닿아
길안내를 하고 허연 입김은 이마등 불빛아래 포말처럼 부서진다.고랭지 채소밭을 걷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사위 10M이상은 암흑이라서 아쉽다.


산행하기 딱 좋은 온도라서 땀이 날 새도 없이 저온 냉장시켜주고 산길도 완만해서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05:39
여명이 밝아온다.붉은 빛과 푸른빛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싱싱한 새벽을 열어준다.



5:57~6:27
노인봉 정상에서 일출을 기다린다.점점 여명은 밝아오고 30여분을 더 기다려 일출을 맞는다.장엄하며 강한 일출이다.






6:29
어둠이 걷치니 단풍빛깔로 산이 물들어 있는 것을 새삼느낀다.단풍숲속을 횡단하며 노인봉대피소에 도착했지만
문은 잠겨져 있어 아쉽다.맛있는 모닝커피를 마실 수 없음을....






7:58~9:15
낙영폭포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하고 본격 소금강계곡의 절경을 볼 차례다.소금강은 도저히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왜 1989년 그때는 못 느꼈을까? 맑고 투명한 물이
흐르고 기기묘묘한 봉과 잘 생긴 나무들,끊임없이 이어지는 소와 담,그리고 폭포는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쁘게 만들었다.







9:20~42
만물상은 귀면암의 모습을 함께 지니고 있고 구곡담을 지나 구룡폭포의 장관은 소금강의 하일라이트이다.





09:55
식당암의 너른 바위를 지나니 금강사 절이 보인다.






...
너는 꽃에 붉은 것이 너냐
너는 잎에 푸른 것이 너냐
너는 단풍에 취한 것이 너냐
너는 백설에 깨인 것이 너냐
...

- 한용운의 금강산 중에서


10:30
주차장 옆 맛집에 들어 더덕주를 한잔하는데 최근 손님을 못받았는지 시금털털해서
더 이상 마시기 싫다.소금강의 이 맑은 물로 빚은 술이 겨우 이 맛이단 말인가?.
주위에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와버렸다.땡초가 술을 마다한 최초의 사건이다.


그 좋던 흥이 모두 깨져버렸지만 그냥 부산으로 가기엔 아쉬워 슈퍼로 가서
아주머니에게 이 곳의 자랑 할 만한 술은 무엇이냐고 물으니 냉장고에서
시원한 봉평 메밀꽃막걸리를 내 놓는다.별 안주없어도 목넘김이 좋아
숨은 보물을 찾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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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흐르듯 자연과 만나는 산행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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