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성제봉▲무릇 그 모습이 바르면 그림자도 저절로 반듯한 법 아닌가

- 언제 : 2005.4.5
- 얼마나: 11:10~16:50(5시간 40분)
- 날 씨 : 너무나도 포근한 맑은 날씨
- 몇명:34
- 어떻게 :부산 산정산악회 따라서(http://mysanjung.co.kr )
▷매게리↗청학사↗샘터↗성제봉↘↗신선대↘↗718봉↘통천문↘평사리 최참판댁
- 개인산행횟수ː 2005-14 [W산행기록-106/P산행기록-248/T600]
- 테마:봄꽃놀이산행
- 산높이ː성제봉1107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토지란 어떤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가? 삶의 터전으로서의 토지는 농경 사회에서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토지에 대한 믿음과 이에 대한 믿음을 깨뜨리는 외부 세계의 대립 속에서 각 인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박경리 원작의 토지의 배경이 되는 평사리는 앞쪽에 악양들이 있으며, 트인 앞쪽은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고 뒤쪽 산세는 부채꼴처럼 펼쳐져 있는데 그 중심에 성제봉이 있다.오늘 산행지는 바로 이것 성제봉이다.

소설을 읽어 본 지 오래되어 책의 겉표지처럼 그 느낌이 낡게 윤색되어 버려 이번 산행에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웠다.심부재(心不在)면 시이불견(視而不見) 청이불문(聽而不聞)이라.- 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 고 했던가? 성제봉에서 바라보는 악양들의 모습은 거저 시원한 눈맛을 줄뿐이고 갑자기 더워져버린 날씨가 원망스러웠으며 성제봉 오르는 급사면 된비알에 거품 물어버린 힘든 산행이라는 외관만 남는다.

책을 읽었을때와 지금 평사리를 바라보는 시공간의 괴리를 이어 줄 나의 기억이 어렴풋하지만 책의 내용이 바른 모습이고 이곳 평사리의 모습이 그림자 같은 느낌이지만 사실은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고 보면 무릇 그 모습이 바르면 그림자도 저절로 반듯한 법 아닌가. 그러니 그림자만 보아도 그 본 모습이 어떤 모양인지 알수가 있는 것이고...그런면에서 늦었지만 의미있는 산행이었다.



11:17~40
섬진강변 하동포구 팔십리의 벚꽃이 막 필려는 모습이 아쉽다.갑자기 더워져버린 포근한 날씨에 원래 입고 왔던
옷을 더 얇게 걸치고 산행에 오른다.산행들머리 매계리는 돌담으로 이어져있고 군데군데 흰 목련과 노란
생강나무들이 한들거리고 있는데 콘크리트 포장길을 걸으며 청학사에 도착하니 제법 땀에 흠뻑 젖느다.
아담한 절집인 청학사 뒤로 걸으니 약사전 좌측으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곧 대나무 숲이 벽을 치며 성제봉
방향으로 길 안내를 한다.




11:46
곧 임도가 나타나는데 좌측은 대나무 숲이고 우측은 소나무 숲이라서 대나무의 청신한 기운과 솔향기가 적당히
섞여 걸음걸이는 가볍게 해준다.



12:13~48
임도가 끝나면서 급사면 된비알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헐떡거림의 극단까지 펌프질을 해대는 느낌이다.
중간중간 물을 마시고 숨을 고르는 휴식을 병행하며 오르지만 끝 없이 이어지는 오름길은 육체의 탈수 이전에
정신적 패배감을 먼저 안겨다준다.그러나 끝은 있는 법이고 뒤돌아 보니 막혔던 조망이 뚫린다.조망이 뚫리는
너덜지대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오르는데 여기서 부터도 한참을 더 오른다.





13:45~14:02
이제 위쪽 조망도 뚫리고 태극기가 펄럭이는 성제봉 정상에 섰다.이곳에서 보는 조망이 좋다.지리산 천왕봉,
금오산,백운산,그리고 지난주 다녀온 갈미봉과 쫓비산도 눈에 들어온다.섬진강 방향으로 방향을 돌려
내리막 후 다시 오름을 하고보니 이곳에 성제봉 정상석이 있다.





14:29~31
이제부터는 내리막 능선길이라서 가야 할 길이 빤히보이는데 악양들과 섬진강을 바라보며 걷다보니
성제봉 철쭉군락지에 다다른다.하지만 아직 철쭉은 꽃봉오리조차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4:34~41
드디어 신선대 철구조물과 구름다리가 연이어지며 더운날씨를 식혀주는 청량제 구실을 한다.




14:46~54
718봉 근처에 도착하니 두벽 사이로 난 통로가 있고 그 통로를 따라 내려가니 소나무군락이 이어지는데
그 시원함이 너무 좋다.다만 흙들이 건조하여 먼지를 풀풀 날리는 것이 다소 아쉽다.




15:59
좁은 통천문을 통과하고 보니 악양들과 최참판댁 그리고 섬진강이 손에 잡힐 듯 더욱 또렷하고
585봉을 넘으면서 고소대로 갈 것인지 아니면 평사리로 하산할것인지 잠시 고민에 빠진다.





16:32
결국 평사리로 내려와서 소설 토지의 배경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최참판댁을 구경하니 오늘의 실질적인 산행은
끝을 맺는다.







버스에 올라 부산으로 오는데 위성TV에 보니 산불때문에 놀랍게도 낙산사가 전소 되었다고한다.
산을 좋아하는 한사람으로 너무나 안타깝다.이 좋은 시절 무슨 날벼락인가?


진정이 되지 않는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섬진강변의 벚꽃은 아침보다 훨씬 많이 피어 뽐내고 있다.
춘색(春色)을 완상하기엔 너무 슬픈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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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흐르듯 자연과 만나는 산행
風流山行
Posted by 세벗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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