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구례)사념의 머리 속을 비우고 홀로 웃는 여행

 

-.일시 : 2008.8.19
-.날 씨: 대체로맑음
-.몇명: 홀로
-.어떻게: 자가승용차 이용
-.일정:
(남해)이락사-용문사-미조항-해오름예술촌-물건방조어부림-바람흔적미술관-
(구례)운조루-곡전재-사성암-성삼재-천은사

-.테마: 문화유산답사,하계휴가

 

 

8월15일부터 8월17일까지 연휴에 8월 18일 부터 8월 20일까지 사흘간 휴가를 합치니 연속 6일간 꿈같은 휴가기간이다.8월 15일부터 8월 17일 연휴를 이용하여 서울,경기,강원 일원을 도로를 따라 가족과 함께 문화유산답사여행을 하고나서 8월 18일은 정리정돈과 자질구레한 몇가지 일을 처리하고 나니 하루가 휙 지나 버린다.

 

나를 제외한 가족 모두는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갔다.아무리 올림픽 기간이지만 집에서 빈둥거릴 바에는 홀로 여행을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다시 차를 몰고 나선다.남해와 구례를 묶어 하루를 보낼 심산이다.

 

곁가지를 붙였지만 본 줄기는 물건리의 방조어부림,운조루,사성암은 꼭 보고 싶고 홀로 여행이 재미가 난다면 진도까지 갈 참이었다.결과적으로 보면 진도까지는 가지 않았다.입추가 지난지 제법 되었지만 무엇보다 아직도 강하게 내려쬐는 한낮의햇살 때문에 의욕을 잃었기 때문이다.

 

 

 

남해대교를 건너 용문사로 가는 길에 잠시 이충무공 전몰유허지(이락사李落祠)를둘러보았다.
판옥선을 본뜬 건물을 짓고 있는데 주변까지 한참정비 공사중이다.

 

남해 용문사 일주문을 보면 호구산 용문사로 되어 있다.용문사는 경남 남해군 이동면 용소리에 있는

고찰로 신라 문무왕 3년(663)에 원효대사가 금산에 보광사라는 절을 세웠다가 뒤에 이리로 옮겨와서

용문사라 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에 불타고 그 후에 다시 지었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대웅전의 모양새가 이채롭다.
대웅전은 크고 웅장한데 정면 3칸 측면 3칸의 큰 건물로 다포계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으며 처마의

돌출이 심하고, 지붕이 크게 자리잡고 있어서 주위 산세와 비교해보면 눈이 띄 정도로 요란스럽다.

처마 밑의 목조 용머리 조각이 정교하여 생동감이 있지만 처마가 넓고 지붕이 상대적으로 커서 지붕

네 귀퉁이에 보조기둥을 세웠을 정도다.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승병활동의 근거지로 호국불교의 한 날개를 담당하여 조선 숙종 때에 수국사라는 금패를
하사 받아 국가의 보호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임란당시의 대형 구유와 삼혈포 금패가 보관되어 있고,조선조에 12명의 고승을 배출하여

조촐한 부도밭이 절 입구에 단장되어 있다.남해 앵강만을 굽어보며 용소계곡을 끼고 양지바른

산기슭에 단정히 앉아있다.

 

절위로 오르면 백련암과 염불암을 거느리고 있으며,문화재로는 보물 제1446호 남해용문사괘불탱과

경남유형문화재 9점 문화재자료 18점을 보유하고 있다.


 

 

용문사 답사를 마치고 미조항과 해오름예술촌을 거쳐 물건어부방조림에 도착했다.예상했던 것보다는

나무의 크기가 커고 숲도 잘 보전되어 있다.


 

물건방조어부림은 삼동면 물건리 해안 1.5km에 방풍림으로 조성된 1만여 그루의 울창한 나무들이

초승달 모양을 그리며 장관을 이룬곳이다.


 

이 방풍림은 약 300년전에 마을 사람들이 강한 바닷바람과 해일 등을 막아 농작물과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심어 놓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이다.


 

식물들로는 높이 10∼15m인 팽나무, 푸조나무, 참느릅나무, 말채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의 낙엽활엽수와 상록수인 후박나무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다. 이 어부림은 천연기념물 제 150호로

지정 되어있는데 시기를 잘 맞추어 참아왔다는 느낌이다.


 

역시 숲은 신록이 우거진 지금이 보기가 좋다.가을의 숲은 중년의 성성한 느낌이 들어 신록의 싱싱한

가채같은 풍부한 숲의 본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숲 하나만 잘 가꾸어도 마을의 자랑이 되고 전설이되며

천연기념물이 된다.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숲이다.


 

천연기념물의 가치가 충분히 있는 숲이다.

 

남해에도 바람흔적미술관이 있다고 하여 둘러보았는데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별로였다.





 



 



 



 


 

 

 

남해 섬 한바퀴를 거의 돌고 다시 대교를 넘어 구례로 향한다.가장 먼저 보고 싶었던 운조루부터

둘러본다.


 

풍수가 좋기로 우리나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럽다는 운조루는 여러 책에서 언급되는 것을 보고 꼭

보고 싶었던 곳이다.



운조루 앞은 연못이 있다.비보풍수이다.좌청룡 우백호나, 터를 감아 도는 냇물과 들판이 좋고,
집 뒤의 배산(背山)이 좋다면 앞에 화체산이 있더라도 위험을 감수하고 주택 터를 잡는 경우가 있다.

 


운조루(雲鳥樓)터가 바로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앞산이 약간 화기가 있는 바위산이다.
그래서 운조루에는 대문 앞에 네모진 형태의 연못이 있다. 축대를 쌓아서 인공적으로 조성한 '비보연못'
인 것이다. 또 하나 화재 예방 장치는 운조루 대문 앞을 흘러서 나가는 조그만 자연 수로(水路)이다.


 

이를 내당수(內堂水)라고 부른다. 물론 집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이 연못과 수로의 물을 직접 퍼서
사용하기도 하였다.수량이 풍부한 물은 제법 물소리가 날 정도로 빠르게 흘렀으며 물도 맑았다.

 

조선영조 52년에 당시 삼수부사를 지낸 류이주의 5세손인 류제양은 일만여편의 시를 쓰고,
손자 류형업에 이르기까지 80여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생활일기와 농가일기를 썼다는 기록 문화의

대가이다.



운조루는 좌청룡 우백호의 산세와 함께 내수구(앞도랑)와 의수구(섬진강)가 제대로 되어있는 명당터에
자리잡고 있으며 남한3대 길지로 알려졌단다.

 

연못에는 수련과 수초등이 물위를 수 놓고 있었으며, 자연스럽게 가꾸어진 정원엔 꽃들이 한창이다.
운조루 입구에 방명록을 받는 어르신이 한분 계신다.방명록을 작성하고 나니 땅콩을 한줌 쥐어주신다.



안으로 들어가 곳간을 보니 그 유명한 타인능혜가 보인다.타인능해(他人能解)" 라는 네글자는
'어느 누구라도 능히 이 구멍을 열고 닫을 수 있다'는 뜻이니까 일용할 양식이 떨어진 사람은
마개를 열고 쌀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경주 최부자의 적정만족의 원리가 겹쳐진다.
우리나라의 부자 중에도 본 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다.

 

최근 올림픽을 보면서 꼭 금메달이 아니라 노메달이라도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 보인다.
1등보다는 2등’, ‘어리석은 듯 드러나지 않고 버금감’은 하나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그래도 "1등주의"가 팽배해 있다.



특히 국경 없는 글로벌 시대에는‘ 세계 1등’만이 시장을 선점하고 우뚝 설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1등이란 그야말로 하나뿐이다. 1등 아니면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평생을 불만 속에서 불행하게 살 수 밖에 없다.
또한 1등을 했더라도 만족은 잠시뿐 바로 그 순간부터 끝없는 도전에 시달리게 된다.

 

 

동메달의 만족감이 은메달의 만족감보다 크다고 하지만 어찌 은메달이 동메달보다 못할까?
2등은 결코 쉽지는 않다. 1등에 버금가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2등을 하라.’는 말은 ‘노력을 적당히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1등이 못되어도 만족하라.’는 의미다.
이것을 둔차(鈍次)라고 한다."어리석은 듯 드러나지 않고 버금감’은 하나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다.

 

 

잘 살았다는 것,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하는가를 보려면 운조루나 최부자자집을 찾아보면 된다.
우리나라의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특권계층의 사회적 책임)의 표상인 집이다.

 


 

운조루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곡전재가 있어서 둘러보고 바로 사성암으로 향한다.

 


남한의 보덕암이라는 사성암.도선굴과 마애불을 구경하고 보니 앞 뒤로 보이는 경치가 일품이다.
이곳에 대롱대롱 절을 지은 이유를 알겠다.



사성암 사적에 4명의 고승 즉, 원효(元曉)·도선국사(道詵國師)·진각(眞覺)·의상(義湘)이 수도하였다고

하여 사성암이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


 

성삼재에 올라 일몰을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에 천은사의 그 유명한 물 흐르듯 위에서 아래로 쓴 일주문의 현판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독소(獨笑, 홀로 웃다)

-정약용(丁若鏞)

有粟無人食 --- 유율무인식
양식 많은 집엔 자식이 귀하고

多男必患飢--- 다남필환기
아들 많은 집엔 굶주림이 있으며,

達官必창愚 --- 달관필창우
높은 벼슬아치는 꼭 멍청하고

才者無所施 --- 재자무소시
재주있는 인재는 재주 펼 길 없으며,

家室少完福 --- 가실소완복
집안에 완전한 복을 갖춘 집 드물고

至道常陵遲--- 지도상릉지
지극한 도는 늘상 쇠퇴하기 마련이며,

翁嗇子每蕩 --- 옹색자매탕
아비가 절약하면 아들은 방탕하고

婦慧郎必癡 --- 부혜랑필치
아내가 지혜로우면 남편은 바보이며,

月滿頻値雲 --- 월만빈치운
보름달 뜨면 구름 자주 끼고

花開風誤之--- 화개풍오지
꽃이 활짝 피면 바람이 불어대지.

物物盡如此 --- 물물진여차
세상 일이란 모두 이런 거야

獨笑無人知 --- 독소무인지
나홀로 웃는 까닭 아는 이 없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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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
,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Posted by 세벗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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