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의 공작 -김영한

 

공작 세 마리,
왕관을 쓴 채
절의 도량을 우아하게 걷는다.
차들은 잠시 멈추고,
사람들은 숨 죽이고 시간은 고개를 숙인다
공작의 깃털이 햇살을 받아
불법의 영광처럼 빛난다.

그들은 두려움이 없다.
세속의 번뇌쯤은
깃털을 털 듯 흩어버리고
고요한 걸음으로
이 땅을 거닌다.

왕족처럼,
그러나 더 자유롭게-
자연과 사람과
불법의 아름다움 속에서
오늘도 공작은
싯다르타가 왕족이듯 새들의 왕이
깨달음의 길을 걷는다.

[通度寺孔雀] - 仙文 金永漢

孔雀三羽影
頂冠步梵庭
車馬一時駐
衆人屏息傾
翎羽承曦耀
法光璨若靈
無畏塵囂擾
煩惱若羽輕
徐行淨土上
雍容似王裔
然猶超世間
自然契佛慧
今朝孔雀舞
如昔悉達尊
鳥中聖王者
覺路步步眞

孔雀三羽影 공작삼우영 공작 세 마리 그림자,
頂冠步梵庭 정관보범정 왕관 쓴 채 절 마당을 걷네.
車馬一時駐 거마일시주 차와 말은 잠시 멈추고,
衆人屏息傾 중인병식경 사람들은 숨 죽여 고개 숙인다.
翎羽承曦耀 영우승희요 깃털은 햇빛을 받아
法光璨若靈 법광찬약령 불법의 빛처럼 영롱하게 빛나네.
無畏塵囂擾 무외진효요 세속의 소음도 두렵지 않아,
煩惱若羽輕 번뇌약우경 번뇌는 깃털 털듯 가볍게 흩날린다.
徐行淨土上 서행정토상 정토 위를 천천히 걸으며,
雍容似王裔 옹용사왕예 왕족처럼 당당하나
然猶超世間 연유초세간 그보다 더 높아 세상을 초월했다.
自然契佛慧 자연계불혜 자연 상태에서 부처의 지혜와 하나 되니
今朝孔雀舞 금조공작무 오늘도 공작은 춤추네,
如昔悉達尊 여석실달존 옛날 싯다르타(釋迦)가 왕자였듯이.
鳥中聖王者 조중성왕자 새 중의 성왕(聖王)으로
覺路步步眞 각로보보진 깨달음의 길을 걸어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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