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관람)상업주의와 겨울스포츠의 만남,프로농구

- 언제 : 2010.3.23(화) 17:30~23:30
- 얼마나: 2010.3.23 19:00~21:00
- 날 씨 : 흐림
- 몇 명: 19명(직원들과 함께)
- 어떻게 : 자가용 이용

- 테마: 농구관람(사직농구장)

 

 


TV시청이 아닌 경기장을 찾아 프로농구를 관람한 것은 태어난 후 처음이었다.내가 농구에 관심이 많아서 경기장을 찾은 것은 아니고, 직원들 중 몇몇의 주동으로 이끌려 간 상황이었다. 스포츠는 무엇이든 재미있게 볼려면 경기 룰(rule)도 알아야하고,각 선수들의 특기 등을 파악하면 좋았겠지만 나의 경우 아는 선수 한명 없었고,원정경기팀의 허재 감독의 얼굴만 알 뿐이었다.여기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처음이라는 호기심이 약간 있었을 뿐이다.

 

넓은 야구장과는 다르게 농구장은 선수들을 상대적으로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그런데 이번 게임은 부산 KT 소닉붐의 홈경기라서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반면 원정경기를 갖게된 전주 KCC의 경우 눈에 띄게 혹은 눈에 띄지 않게 차별을 당하는 분위기였다.장내 아나운서의 선수소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는데 원정경기팀 소개는 거의 들리지 않는 소리로 조용하게 언급하며 넘어간 반면 홈경기팀은 치어리더의 화려한 동작이 어우러져 아무리 프로농구라지만 좀 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종일관 KT가 2배 가까운 성적으로 앞서가는 바람에 아기자기한 잔재미는 없었지만 홈팀이 이기고 있어서 경기장 분위기는 좋았다.경기중반 허재 감독의 심판에 대한 시위성 항의도 보였는데,내가 룰을 모르니 어떤 점이 허감독을 화나게 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또한 응원문화도 너무 조직적으로 설쳐대는 바람에 경기관람이 방해를 받는 수준이었다.반복적,누적적,지속적으로 질러대는 응원소리와 스피커 소리는 귀가 멍멍해져갔고, 입장료까지 들이며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 대해 나는 다소 의아한 느낌이 들 지경이었다.인간세상은 이리도 경쟁지향이며 프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스포츠는 스포츠맨쉽이 통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말 그대로 상업주의...영리주의라고도 한다.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물질적인 사용가치뿐만 아니라 교육·예술·사상·이데올로기·도덕 및 인간존재 그 자체가 최대한의 이윤실현의 수단이 된다.본래 이윤추구의 장(場)이 될 수 없는 의료·복지·종교 등의 영역으로까지 도의적 한계를 넘어서 자본의 논리가 침투해 들어가는데, 이 경향을 상업주의라고 한다.현대에는 이 경향이 거대화한 매스미디어와 결합하여 사회기구·인간행동·문화구조의 심층부까지 침투하고 있다.그럴진대 스포츠는 상업주의의 표본이 되고도 남는다.그것을 알면서도 스포츠맨쉽이 훼손 되는 것 같아 아쉽다.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말하는 증권시장에서 일하는 내가 이런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중간 중간 이어지는 이벤트와 치어리더들의 분위기 뛰우기는 잠시의 휴식시간도 용납하지 않으며 2시간을 고문당해야했다.다른 사람들 눈엔 이런 것이 재미일 수도 있겠지만 내눈엔 정신병동의 광분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나도 쇼펜하우어 처럼 "이 세상에서 외로움이냐 천박함이냐 둘중에 하나를 선택 할 수 밖에 없다"면 외로움을 선택 할 가능성이 크다.

 

 

시작 하기 전 혹은 작전타임 등 중간중간에 치어리더들의 율동을 볼 수 있다.




 

경기는 시작되고..

 



 

디펜을 해야지..왜, 남의 엉덩이를 디펜하는지..



전주KCC 65 : 92 부산 KT
부산 KT가 잘하는 건지,유독 오늘따라 전주 KCC가 잘 못 한건지?



경기관람을 끝내고 치킨집에서 부어라 마셔라..술마시기도 경쟁적으로..


 


 

하루가 지나고 다들 왜 그리 많이 마셨는지하고 반문하고...복국 먹으러간다고 하는데..
후문을 들으니 저들 중 몇몇은 노래방까지 갔다고...


TV로만 보던 미국의 프로농구와는 뭔가 다른 느낌으로 내 눈높이가 높아서 실망했을 수도 있지만,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이런 분위기를 싫어하는것이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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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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