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반도)똑똑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행복한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다.

 

- 언제 : 2010.2.21(일)
- 얼마나: 2010.2.21 00:00~2.22 12:30
- 날 씨 : 맑음
- 몇 명: 46인승 만차 수준
- 어떻게 :
부산경남 여행커뮤니티 "풍경 제60회 테마여행("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태안반도 편") 동행
1. 서해에서 만나는 가슴 뭉클한 일출의 감동..."왜목마을"
2.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신두리 해안사구"(국내 최대 모래언덕)
3. 맛집 탐방, 태안의 명물 "영양굴밥" 맛보기...
4. 바다에 피어난 연꽃..."간월암"
5. 바다위를 걸어 섬으로 가는 길... "안면암"
6. 황홀한 일몰을 만나다... "꽃지해변 일몰"

- 테마: 무박여행
- 호감도ː★★★★

 

 

 


태안(泰安)은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준말이다.국가가 태평하고 국민이 평안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준말인 태안만의 의미론 「태평하고 안락하다.」는 내용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름만 보아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 바로 태안인 것이다.한때 기름유출사고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마도 그것도 이곳이 워낙 아름다워서 잠시 시샘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007년 3월에 안면도를 가 본적이 있는데 그때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고 아주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었다.이번 여행은 꼬박 하루를 채우는 당일치기 여행이다.다녀와서 계산을 해보니 대략 25시간 정도 걸렸다.이번 여행 때문에 여행커뮤니티 "풍경"도 3년만에 동행했다.

 

나는 근본적으로 한곳에 푹 빠지기 보다는 다양한 즐거움을 택한다.나도 모르게 한 곳에 몰입되면 스스로 빠져나오려고 노력한다.사실 그런 이유로 밤 버스를 탄 것이다.지은이 "웨인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라는 책 한권,음악과 영화가 저장된 PMP,그리고 광각렌즈를 장착한 카메라 한대를 가졌으니 충분히 여행을 즐길 준비가 되었다.

 

행복한 이기주의자 책 초반부에 "새로운 방향"이라는 제목의 시詩가 있다.

 

「머나멀리 여행을 떠나고파라
내 영혼 안에 있는 기쁨에 닿고 싶기에
내가 알고 있는 한계를 바꾸고
내 정신과 영혼이 자라는 것을 느끼고 싶기에


 

생활하고 존재하고 "살아가고"파라
내 안의 진실에 귀를 기울이고 싶기에」

 

내게 여행을 떠나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이 시로 포장해서 예쁘게 대답하고 싶을 정도다.

 

이 책의 내용을 일부분 언급해보면 이렇다.

 

"사실 똑똑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다.지금 행복하다고 느낀다면,그리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위해 한 순간 한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면 똑똑한 사람이다.물론 지적능력은 행복을 위한 유용한 보조수단이지만...행복한 사람이 진정 똑똑한 사람이다.

 

각자 본인이 진정 똑똑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힘겨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기분을 어떻게 다스리기로 작정했느냐에 따라서 가늠할 수 있다.진정 똑똑한 사람들은 신경질을 부리지 않는다.뭔가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자기자신을 학대하고 구속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여러가지 감정 중에서 나에게 이로운 감정을 선택하여 행복을 선택하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인 것이다."

 

웨인다이어의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행복을 선택하기로 작정했다면 스스로를 자신의 중심에 세을 필요가 있다.

 

사실 나도 그동안 똑똑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일것이라는 함의에 동조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책을 보면서 또 한번 뒤집어 생각하는 사고의 아름다운 변절에 매료되었다.


 

"뒤집어 생각하면 아름답다"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나와 같은 증권회사 직원에게는 참 공감가는 글이다.

 

‘수고’라는 말을 거꾸로 쓰니
‘고수’가 되었다
고생 끝에 낙이 오듯

벼랑 끝에서 생각하니
‘자살’은 ‘살자’였다

모두들 ‘NO’라고 했을 때
다시 보니 ‘ON’이었다

너를 바꿀 수 없다면
나를 바꿔야 겠다

‘ㅏ’를 뒤집어 보니
‘ㅓ / 너’가 되었다

가끔씩은 뒤집어 생각하자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엇박자 같은 세상도 아름답다.

 


나는 태안이라는 행복한 곳에서 "나의 가치는 다른 사람에 의해 검증될 수 없으며 내가 소중한 이유는 내가 그렇다고 믿는 순간부터"라는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새로운 사고과정을 받아들이며 흘러가는 시간을 즐겼다.

 

 

0700

1.왜목마을

새벽에 도착해서 밖을 보니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이곳은 왜목마을이다.
특이하게도 서해안에서 바다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서해안임에도 바다일출을 볼 수 있는 이유를 이론적으로 따지면 이렇다.
우선 지도를 보면 당진군이 서해에서 반도처럼 북쪽으로 불쑥 솟아 나와 있는데,
왜목마을이 이 솟아나온 부분의 해안이 동쪽으로 향해 툭 튀어 나와 있어
동해안과 같은 방향으로 되어 있기때문에 동해안에서와 같은 일출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라오는 태양의 빛깔이 낙조만큼이나 예쁘다.




0940~1120

2.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는 천연기념물 제 431 호이다.


 

해안사구는 해류에 의하여 사빈으로 운반된 모래가 파랑에 의하여 밀려 올려지고,
그곳에서 탁월풍의 작용을 받아, 모래가 낮은 구릉 모양으로 쌓여서 형성되는 지형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최대규모라고 한다.

 

먼저 운반된 사구沙丘의 위로 난길을 걸었을 때는 상당히 이색적인 풍광이어서 좋았다.
사구식물로 야생쑥,통보리사초가 눈에 보이고 특이하게도 누워서 자라는 나무가 보인다.
다만 바닷가 쪽의 해안은 떠 내려온 쓰레기 때문에 바다의 신음 소리를 확인 할 수가
있었다.






바다의 어원은 바다는 모든 것을 다 "받아"주기 때문에 '바다'로 불리고 있다.

이명석의 《그로테스크하고 아라베스크한 문화의 백과사전》에 보면
바다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여름철에 즐겨 마시는 칵테일의 일종.
다량의 염분과 플랑크톤, 각종 해초, 물고기 시체,
먹다 버린 콜라, 삼년 묵은 때, 선탠오일, 슬며시 흘려 놓은 소변,
원자력 발전소의 핵폐기물, 좌초된 유조선의 기름 등
갖가지 재료를 넣고 뜨거운 직사광선을 가하면서
각종 해류에 섞어 마시면 된다.
너무 많이 마시면 호흡 곤란을 일으켜 혼수상태에 빠지는데,
이때는 ‘마우스 투 마우스’라는 특수한 키스를 하면 된다."

 

다소 유머스러하게 표현했지만 바다의 특성을 잘 간파한 문장이다.
그런데 이제 바다는 "받아" 보다는 앞으론 "받아준다"의 "준다"가 더 큰 의미로
받아들여질지 모른다.

 

그 동안 각종 해산물과 고래고기,생선을 인간에게 주었지만 "수은"이라는
중금속까지 우리에게 되돌려주기 때문이다.

 

고래고기 먹는 일본주민의 수은검출량이 고래고기를 안먹는 사람에 비해
10배 이상이다.

 

부산에 사는 시민들도 상대적으로 횟집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수은 수치가 높다.


 

이는 모두 그동안 인류가 바다에 대하여 지속적이고 누적적으로
오염시킨 이유다.

 

바닷가에 심은 해송은 이미 말라죽었으며 죽기전에
저항의 표시로 솔방울울 따닥따닥 붙여놓았다.

 

죽음을 상징하는 설치미술작품 같아서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것은
비단 나 뿐일까?

 



1411

 

3.간월암

 

사구해안을 트레일하며 시장기가 돌았는데 간월암 근처 "맛동산"
이라는 식당에서 영양굴밥을 먹었다.처음 먹어보는 밥이었는데 맛이 좋았다.
태안의 막걸리로 보이는 참살이 막걸리로 반주하며
제법 얼큰하게 점심시간을 즐겼다.

 

이후 근처의 간월암으로 향하였다.
간월암은 간월도 전체를 도량으로 삼고 있는 작은 암자다.
다른 암자와는 달리 간조시에는 육지와 연결되고
만조시는 섬이 되는 신비로운 암자로
만조시에는 물 위에 떠 있는 암자처럼 느껴진다고 하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간조시였다.

 



1554

4.안면암

 

안면암은 예전에 둘러 본 곳이라 형제섬까지 가지는 않고
3층 절집 주변을 산책하였다.



1717

 

5.꽃지해변

 

꽃지해변에만 오면 소주가 마시고 싶다.
아마도 여행의 끝을 알리는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왕 마시는 것이니 가장 연세가 많고
손님이 뜸한 할머니를 찾았다.


 

오늘은 붉게 물든 얼굴과 어울리도록
지난번과 다르게 제법 아름다운 일몰도 보여주는 꽃지해변이다.

 

역시 여행의 참맛은


 

"視乎冥冥보이지 않는 것을 보며
聽乎無聲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


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