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한시
사찰에서 북을 만드는데
만 전이나 들여 장식을 하네
강에 흘러가나니 8월의 떼배
나그네가 천 근 짜리 소를 드리네
돌아오니 군 성 안에
우레 소리에 물과 구름이 끓어오르네
製鼓本禪宮(제고본선궁)
糚餙萬錢費(장식만전비)
江流八月槎(강류팔월사)
客獻千斤犩(객헌천근위)
歸來郡城中(귀래군성중)
晴䨓水雲沸(청뢰수운비)
<이학규, 금주부성고적십이수 증이약소 청뢰각(金州府城古迹十二首 贈李躍沼, 晴䨓閣)>
#한자공부
*풀이
이학규는 1809년부터 1810년에 걸쳐 김해에서 본 일을 읊은 '기경기사시(己庚紀事詩)'에 북을 치는 행사인 '격고(擊皷)'를 노래하고 있는데, 여기에 설명을 붙여 '격고는 가뭄을 걱정하는 것이다. 부의 풍속에 큰 가뭄을 만나면 부 안에 나무를 꽂아 시렁을 만들고, 풀을 묶어 용을 만들고, 장육존상(丈六尊像·1장 6척으로 만든 불상)의 그림을 걸고, 악사(樂師)와 승려·무당이 잡다하게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고 춤을 추어 어지럽고 소란스럽기 그지없다. 그런데 준비물은 모두 백성에게 요구하니, 백성들은 명을 감당하지 못하여 가뭄을 걱정하기는커녕 기도하고 제사지내는 것을 걱정한다'고 하였다.
세 번째 구절의 팔월의 떼배(八月槎)는 기이한 이야기를 모아둔 중국의 <박물지(博物志)>에 설명되어 있기를 '해마다 8월이면 떼배가 바닷가에 떠 왔다가 가는 시기를 결코 놓치지 않는데, 어떤 사람이 그 위에다 집을 지은 뒤 양식을 싣고 타고 가더니, 10여 일만에 은하수에 이르러 견우(牽牛)와 직녀(織女)를 보았다'고 하였다. 네 번째 구절의 '위(犩)'는 덩치가 엄청나게 커서 고기가 수천 근이나 나오는 소로 중국 촉(蜀) 땅에서 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소는 주로 제사의 희생으로 많이 쓰인다.
이 시는 당시의 사정을 풍자한 것으로 하늘에 기도를 드린다기에 견우에게 가서 기도하며 제사지낼 큰 소를 얻어다가 희생으로 바치려고 했더니, 기다리지 못하고 벌써 우레(청뢰·晴䨓)처럼 요란하게 북소리가 울리고 있더라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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