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한시


詠琴(영금) / 정암 조광조

[瑤琴一彈千年調][요금일탄천년조]
][聾俗紛紛但聽音][농속분분단청음
[怊悵鍾期沒已久][초창종기몰이구]
[世間誰知伯牙心][세간수지백아심]

거문고 줄을 골라내어 옛 가락을 타보지만
누가 그 가락의 진가를 차마 알 수 있을 것인가
슬프구나! 종자기가 떠난 지 이미 오래되었으니
세상에는 백아의 거문고 소리를 바르게 들을 사람이 없다는데


#한자공부

* 풀이

(詠琴)


【한자와 어구】
瑤(아름다운 옥: 요)
초창:슬픔과근심(초心+召 창心+長)
瑤琴: 거문고 줄을 고르다. 一彈: 한 가락을 타다. 千年調: 천년의 곡조. 聾: 귀먹어리. 俗紛紛: 세속이 어지러우니. 但聽音: 다만 소리를 듣다. // 怊悵: 슬프구나. 鐘期: 음악을 잘 듣는 종자기. 沒已久: 이미 죽은 지 오래다. 世間: 세간에. 誰知: 누가 ‘지음’을 알리. 伯牙心: 백아의 그 깊은 마음을.





지음(知音)/백아절현(伯牙絶絃)

지음(知音) : 소리를 알아듣는다는 뜻으로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이르는 말.

지기지우(知己之友)로 춘추(春秋)시대 거문고 명수(名手) 백아(伯牙)와 친구 종자기(鍾子期)의 고사(故事)에서 비롯된 말이다.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에서
백아가 거문고를 들고 높은 산에 오르고 싶다는 마음으로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옆에서, "참으로 근사하다. 하늘을 찌를 듯이 보이는 산이 눈앞에 나타나 있구나."라고 말한다. 또 백아가 흐르는 강물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기가 막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눈앞을 지나가는 것 같구나" 하면서 감탄하였다. 종자기(鍾子期)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를 부수고 줄을 끊은 다음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세상에 다시는 자기 거문고 소리를 들려 줄 사람도 알아줄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세상엔 백아의 거문고 소리 들을 사람 없다는데(詠琴)로 제목을 붙여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거문고 줄을 골라내어 옛 가락을 타보지만 / 누가 그 가락의 진가를 차마 알 수 있을 것인가 // 슬프구나! 종자기가 떠난 지 이미 오래되었으니 / 세상에는 백아의 거문고 소리를 바르게 들을 사람이 없다는데]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거문고를 읊음: 누가 그 가락을 알 것인가]로 번역된다. 춘추시대에 거문고를 잘 타는 백아伯牙와 그 거문고 소리를 잘 들었던 종자기鍾子期가 있었다. 백아가 산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연주하면 종자기는 “웅장하다. 그 뜻이 높은 산에 있구나.”라고 말했고, 강물을 생각하면 “도도하다. 그 뜻이 강물에 있구나.”라고 말했다. 훗날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 줄을 끊고 다신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흔히 지음知音, 백아절현伯牙絶絃이란 고사를 낳았다. 시인은 거문고를 타면서 위와 같은 고사를 생각했겠다. 거문고 줄을 골라 옛 가락을 타보니, 누가 그 가락의 진가를 알 것인가라고 했다. 시인이 타는 거문고 가락을 누가 알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냈다. 화자는 이런 가운데 백아절현이라는 고사를 생각했다. 슬프도다! 종자기가 떠난 지 오래됐으니, 세상에는 백아의 거문고 소리를 들을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는 노래임을 알 수 있다. 화자는 자신이 타는 거문고 소리를 알아들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자신을 백아로 생각했고, 이를 알아들을 사람이 없기에 종자기가 없다는 뜻으로 치환했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거문고 옛 가락 타나 가락의 진가 알 수 있나, 종자기 떠나 오래니, 거문고 소리 못 듣고’라는 시인의 상상력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작가는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로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어려서 김굉필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1510년(중종 5) 진사시에 장원, 1515년 증광문과에 급제하여 홍문관에 들어갔으며 전적·감찰·정언·수찬·교리·전한 등을 역임하고 1518년 홍문관의 장관인 부제학을 거쳐 대사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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