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한시

금 시 (琴 詩)

蘇軾 (소식,소동파)

若言琴上有琴聲 약언금상유금성
放在匣中何不鳴 방재갑중하불명

若言聲在指頭上 약언성재지두상
何不于君指上聽 하불우군지상청

거문고 소리가 거문고 위에서 나는 것이라면
어찌하여 그냥 두면 그 속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가
거문고 소리가 손끝에서 나는 것이라면
어찌하여 그대는 손끝에서 소리를 듣지 못하는가







#한자공부

*풀이

능엄경(楞嚴經에 이런 얘기가 있다.

譬如琴瑟琵琶, 雖有妙音, 若無妙指, 終不能發. 汝與衆生亦復如是
비여금슬비파, 수유묘음, 약무묘지, 종불능발. 여여중생역부여시

비유컨대, 거문고와 비파는 비록 아름다운 소리를 가지고 있으나
오묘한 손놀림이 없으면 소리를 낼 수 없다.
그대와 중생들도 역시 이와 같은 것이다

소동파(蘇東坡)는 능엄경의 이 대목을 인용하여 사람들이 듣고 즐기는 거문고소리(聲)는 손가락(指)이나 거문고(琴) 어느 한쪽의 산물이 아니라 양자의 결합을 통해 얻어지는 조화임을 환기시키고 있다. 세상사도 마찬가지이다.

주관적인 의지·행동이 객관적인 환경·조건과 서로 잘 어우러질 때 소기의 효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직접적인 원인(因)과 간접적인 조건(緣), 이것이 佛家에서 말하는 因緣이다.
인연이 만나야 일이 성사된다.

손가락과 거문고의 관계는 무엇일까?

蘇東坡(소동파)가 거문고를 타며 주관과 객관의 조화를 생각했던 禪 問答(선 문답) 같은 詩 한 편을 읽으며 우리 각자가 나름대로 생각해 보자.

이 시는 시인이 《능엄경》을 인용하여 주관과 객관적인 조건이 서로 교묘하게 잘 결합하여야 비로소 좋은 효과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보편적인 철리를 매우 생동감 있게 설명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의 생(生)과 멸(滅)도 이것과 같은 도리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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