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특히 사상구 주변을 돌다보면 일본과 가까운 이곳 지리 특성상
임진왜란과 관련된 유적이나 일제강점기 유적들이 많습니다.


특히 부산은 바닥와 강를 끼고 있어서 민초들의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은
다른 곳과 다르지 않았을것입니다.   
 

오늘 모라제당과 덕포의 제당 2군데를 둘러보았고 
특히 사상구인연구제단[沙上九壇]을 둘러 보았습니다.


자전거 거리는 얼마 아니지만 업힐과 끌바가 많아서 
땀은 오히려 많이 흘린 날입니다.




먼저 찾아간 곳은 모라제당입니다.

모라제당은 덕포체육공원이 아닌 사상구청소년수련관 근처 구릉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현존하는 사상구 소재 당산 중에 유일하게 단군을 모셨다는
내력이 전해지고 있는 당산입니다. 


당산 입구엔 제법 큰 바위들이 있고 계단이 급하여 길이는 얼마 안되지만 끌바로 오르면 

숨이 찰만하면 도착합니다.


지붕은 최근에 새로 기와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라(毛羅)라는 지명은 "털로 짠 그물"같은 느낌이 납니다만
지명의 유래는 이렇습니다.

모라동에는 <운수사>라는 천년고찰이 있어 그 뒷산을 <운수산>이라고 하며
여기에서 흘러내리는 하천을 <운수천>이라고 부릅니다.

모라는 삼한시대부터 마을이 있었던 오랜 동네라는 것을 이곳에서 발견된 조개무지 유적인
모라패총이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모라의 지명은 조선시대 동래부지에 사천면 상단 모라리와
뒤에 사상면 모라촌으로 나와 있습니다. 모라 지명의 유래를 살펴보면 <마을>이라는 우리말의
고래어인 <모라>에서 연유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사상구인연구제단[沙上九壇]으로 가는 길은
"유미고물상" 좌측으로 산길이 조그만하게 나 있습니다.

드문 드문 매화꽃들이 보이는 산길을 계단으로 오릅니다. 




갑자기 여기에서도 당집 2개가 나옵니다.
아마도 할매,할배 2분을 다 모시는 것 같습니다.

"당집유래"라는 알림판이 있습니다만 모라제당처럼 이름이 별도로 없습니다.




당집 바로 근처에 사상구인연구제단[沙上九壇]이 있습니다.
한자를 유심히 살펴보니 사상 출신 9명의 의사들을 애타게 그리워 하는 의미로 만든 제단입니다.


사상(
沙上)은 지역명이고 구인(人)은 아홉명을 의미하고 의사(士)는 의로운 지사를 의미하고 
연구(舊)는 옛것을 애타게 그리워한다는 의미이고 제단(壇)은 제사를 지내는 단입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연구재단(硏究財團)"이 아닙니다.






사상 연구 제단이 건립된 경위는 임진왜란과 관련이 있습니다.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사상 지역의 젊은이들이 전쟁에 참가하였습니다.
그런데 1598년 전쟁이 끝나고 마을로 돌아온 생존자는 모라, 덕포, 괘내[현 괘법], 감동[현 감전],
주례 출신의
젊은이 9명뿐이었습니다.

이들은 함께 출전하였다가 전사한 사람들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구인계(
)를 조직하고, 회산()에 이들을 기리는 위령제를 지냈습니다.
그 뒤 이 9명의 뜻을 이어받아 후손들이 연구계를 결성하여 사상 연구 제단을 설치하였습니다.


원래 회산()에 있었는데 지금 회산은 사상공단이 있던 자리에 있었으나
사상공단 부지를 조성하면서 
허물어 낮은 곳을 메웠다고 합니다.


원래 회산엔 팔경대가 있었고 지금의 사상역 앞 쪽에 위치했으며 그 경치가 매우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제단은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어서 사상방향을 바라보는 눈맛이 좋습니다. 





여기도 봄을 알리는 매화들이 이곳에 피어있습니다.




사상구인연구제단을 둘러보고 하산합니다.

하산길에 자전거는 계단의 모서리를 내려올때 마다 털썩입니다.



지금 달은 반달이지만 곧 5일뒤면 정월 대보름입니다.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바라는 마음은 골목골목 이어집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마을의 안녕과 번영 그리고 평화가 이루어지는 시기가 많았습니다만 
누구의 희생없이 평화로웠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아인"이라는 영화를 케이블TV에서 보여주더군요.

그기서 우키세에코(うきせいこう)라는 액자를 보았습니다.한자로는 雨奇晴好(우기청호)입니다.

원래 이말은 중국과 한국에서는 거꾸로 
청호우기(晴好雨奇)로 많이 씁니다. 


의미는 같습니다.

갠 날에는 좋은 경치(景致)를 보이고, 비 오는 날에는 기이(奇異)한 경관(景觀)을 보인다는 뜻으로,
산수(山水)의 경관(景觀)이 언제나 좋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원래 소식(蘇軾)의 시에 나오는 말입니다.


水光瀲灩晴方好 山色空濛雨亦奇(수광렴염청방호 산색공몽우역기) 

물결 따라 번져가는 물에 비친 햇빛 보니 날 맑음이 좋고,
보슬비로 침침한 산 경치 보니 비 올 때 또한 기이하구나.


경치만 그럴까요? 


인생도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이나 모두 사람이 살아가는데는 필요하고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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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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