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에 핀 벚꽃
봄에는 벚꽃이 지고 나면 연초록 새잎이 나는데
시월에는 잎이 지는 가운데 벚꽃이 듬성 피었다
자연 조차 계절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철부진데
미쳐버린 인간들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한시자작]
춘막앵비눌엽래 春幕櫻飛嫩葉來
시월낙목소화개 十月落木疏花開
자연우미식시서 自然猶未識時序
광중당연기괴재 狂衆當然豈怪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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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1. 제2구 마지막 글자 개(開)와 제4구 마지막 글자 재(哉)가 압운 규칙을 따릅니다.
2. 의역:
- 1행: "봄이 끝나 벚꽃은 날리고 연초록 잎이 오다"
→ 계절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묘사하며, 櫻(벚꽃)과 嫩葉(연한 잎)의 대비를 강조했습니다.
- 2행: "시월에 나뭇잎 떨어지니 듬성듬성 꽃이 피네"
→ 落木(낙목, 떨어진 나뭇잎)과 疏花(소화, 드문드문 핀 꽃)로 가을과 봄의 교차를 표현했습니다.
- 3행: "자연조차 철의 순서를 알지 못하니"
→ 猶未識(우미식, 아직 알지 못함)으로 자연의 혼란을 인격화했습니다.
- 4행: "미친 인간들이 많다면 어찌 괴이하리요?"
→ 豈怪哉(기괴재, 어찌 이상하겠는가)로 역설적 결론을 내며 사회적 풍자를 완성했습니다.
3. 한자 선택:
- 櫻(앵): 벚꽃을 고전적으로 지칭하는 한자어입니다.
- 疏花(소화): "듬성듬성 핀 꽃"을 함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 狂衆(광중): "미쳐버린 인간들"을 경구(警句) 형식으로 압축했습니다.
이 시는 계절의 혼란을 통해 인간 사회의 부조리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구조로, 전통 한시의 기승전결을 의도적으로 해체하여 현대적 감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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