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부산포 흔적길)밟고 지난 후에야 역사가 보인다.

- 언제 : 2012.2.19(일) 04:30~18:30
- 얼마나: 2012.2.19 15:00~17:30
- 날 씨 : 맑음
- 몇 명: 4명(가족)
- 어떻게 : 자가SUV 이용
▷중앙동KDB건물-롯데백화점-영도다리-영도경찰서-대풍포매축지비-남항대교
-공동어시장-새벽시장-자갈치시장-건어물시장

 

특별한 계획이 없으면 부산의 트레일길인 갈맷길을 걸어보고자 계획을 세운 뒤 실행에 옮기고 있다.이번 코스는 부산포 흔적길이다.내가 아는 부산포는 부산항의 옛지명으로만 알았는데 아마도 실질적인 부산포는 지금의 부산항 보다는 규모가 적었던 모양이다.

 

오늘 걷는 길은 산길을 걷지 않는다.그래서 나의 계획을 들은 가족 모두 참여하기로 하였다.고3으로공부에지친딸까지 세시간 정도 걷는 것은 오히려 학습에 도움이 된다며 따라나섰다.산행을 해 본 사람은 안다.산길을 걷는 것이 도심을 걷는 것 보다는 훨씬 편하다는 것을...그러나 그것은 나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말이었다.몸의 DNA구조가 다른지 나를 제외한 가족들은 전혀 피로감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부산포 흔적길을 마친 후 백화점쇼핑까지 나서는 것을 보았을 때 앞으로 이런 유사한 산책길을 더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다.

 

통제사 이순신을 포함,경상우수사 원균과 전라 우수사 이억기가 군함 80여척을 이끌고 당시 조선의 14대 임금인 선조의 명을 받아 부산포를 친 부산포해전의 역사도 있지만 지금은 삶의 치열한 현장을 둘러본다는 점에서 더 의의가 깊다.나 처럼 대강의 이미지만 있고 실제로는 가보지 못한 길이었는데 밟고 지난 후에는 역사가 보이는 느낌이었다.한번쯤 가족들과 따뜻한 날을 골라 함께 걸어 볼 것을 권유해 본다.

 


 

 

출발지는 롯데백화점에서 영도다리를 건너며 시작되었다.
용의 머리인 용두산龍頭山에서 흘러나온 지맥이 용의 꼬리에 해당되는 용미산龍尾山
위에 지어진 것이 롯데백화점 자리다.

 

원래 송현산松峴山이었으나 산세가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용의 머리에 해당하는
모양이 일본에서 건너오는 왜구들을 삼켜 버릴 기상이라하여 용두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일본은 용두산 지맥을 잘라 길을 내고 용의 눈에 해당하는 중심에 쇠못을 박고,
일본 신사를 세웠으며 ,용의 허리인 복병산을 잘라 중앙동에서 대청동을 가로지르는 길을
내었다.

 

용미산에는 1892년 용미산 정상에 부산 거주 일본인의 거류지신사居留地神社가
세워졌으며,1899년 2월에 용미산신사로 개칭하였다.그 후 옛 부산시청 자리가 되었다.


 

용미산은 과거 사진을 보면 소나무(곰솔,해송)가 보인다.

 

여하튼 지금은 흔적을 찾기 어려워 용두사미龍頭蛇尾가 아닌 龍頭死尾가 된 꼴이다.

 

영도다리는 새롭게 태어나기 위하여 한창 작업 중인 것 같은데 가림막 때문에
공사 진척 상황은 알 수 없었다.

 

영도다리를 지나면 영도대교 이름을 따서 대교동이다.

 

영도대교 옆으로 작은 배들이 정박되어 있고 소규모 무인등대 모양의
시설이 눈에 들어온다.
 

 

영도경찰서에서 건널목을 지나 일단 바다로 붙으니 어구와 녹슨 배의 잔해들이 즐비하다.
영도 대풍포待風浦 매축지비가 보인다.이곳이 매축지로구나.대풍포라는 지명을 보니
아마도 예전엔 어선들이 풍랑을 피해 잠시 피항했던 갯가였던 모양이다.

 

이후 규모가 작은 조선소들이 연이어 나타난다.일요일임에도 한참 작업에 열중한
모습이다.

 


 

조선이라는 이름보다는 영어명인 Ship Building이라는 글이 더 눈에 들어온다.
간간이 러시아글자도 보인다.


 

바다 맞은 편엔 자갈치 회센타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후 길을 잃어 전차종점기념비도 놓쳤고,근대조선 발상유적지 비도 놓쳤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조선소가 생긴 곳이 이곳이다.
"부산 남항동 방파제 홍등대"가 반짝이는 윤슬 뒤로 가늠된다.


 

드디어 남항대교 승강기가 보인다.남항대교 아래 길 우측엔 배 모양의 공중화장실과
벤치가 놓여있어 잠시 휴식을 취한다.


 

남항대교가 있어서 한바퀴 돌 수 있는 것이다.


 

남항대교 위는 제법 바람이 분다.자갈치 방향 방파제 좌우로 홍등대와 백등대가 보인다.
저 방파제 덕분에 태풍에도 부산포는 안전한 것이다.


 

남항대교를 건넌 후 다시 승강기를 타고 내려오니 1번부터 24번까지 포장마차 같은 횟집이
이어져 있다.이후 부산공동어시장과 새벽시장을 지나 자갈치로 들어간다.


 

자갈치 수변공원에서는 모금을 위한 노래소리가 들리고,
물고기들이 갈대를 휘젖는 예술설치물이 보이는데 흡사
갈대고기라는 위어(葦魚) 즉, 웅어를 형상화 한 것 같은 느낌이다.


 

건어물 시장을 지나 가족들과 함께 동해물회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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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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