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소양호)내 몸은 소양호로 밀려 들어가고,소양호는 내 마음 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 언제 : 2012.2.12(일) 00:00~21:30
- 얼마나: 2012.2.12 07:00~15:00
- 날 씨 : 맑음
- 몇 명: 25명
- 어떻게 : 사진클럽 프리즘 출사 동행
▷소양호-음식점 소머리국밥집-양떼목장-음식점 황태덕장

 

"몸은 풍경 속으로 퍼지고 풍경은 마음에 스민다."

 

김훈의 자전거여행2에 나오는 글이다.등산이나 여행이 아닌 오롯이 사진을 찍기 위해 나서는 걸음은 사진의 특성 상 "빛의 무한공간"속에서 노닐게 되고 그 빛이 산란되어 어지럽게 움직이는 동선을 쫒다보면 어느새 풍경 속에 퍼졌던 몸은 사라지고 그 풍경은 마음 깊숙이 스며들어 추억과 기억으로 축적되는 것이다.

 

2월11일 밤 12시인지 2월12일 00:00시인지 모호한 경계를 넘는다. 바로 그 시간에 부산에서 경상도,충청도를 지나 강원도로 경계를 넘어가는 버스타기는 몸을 피곤하게 만든다.특히 의욕만 충만하고 진행의 지혜가 부족한 팀을 따라 나서는 상황에서는 강원도에 도착할 무렵 다섯밤을 지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고 인내의 경계는 무너지기 일보직전으로 변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고단한 여행을 하는 것은 소란스럽던 심신이 풍경과 접하는 그 순간 만사를 잊게 하고 황홀경에 밀어 넣기 때문이다.행정구역의 경계가 있을지언정 산하의 흐름엔 경계가 없고,시간의 경계가있지만 시간의 흐름은 이어지니 추억이되고 역사가 된다.그 경계의 끝에는마치 백거이의 시 "此時無聲勝有聲(차시무성승유성)-이순간 소리없음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이기네"와 같은 극적효과를 다가오는 순간이있으니 한꺼번에 그 즐거움은 몰아쳐 보여준다.

 

소양호- 물안개와 빛의 무한공간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상고대마저 있었다면 소양호로 들어갔을지도 모를일이다.

 

소머리 국밥집-옷깃을 여밀지어다.소머리가 국밥이 되기 위해 장작불을 견디며 참고 있다.

 

양떼목장-입장료 대신 건초값을 받는 곳이다.자작나무 흔들리며 거울처럼 어른거리고,
암호 같은 언어로 이곳은 낙원이 아니라고 일러준다.
개 한 마리 위협적으로 노려본다.
낙원은 일상 속에 있든지 아니면 없다는 말이 진리다.


 

 

나무는 나이테를 갖고 있다.늙음은 속으로 보내고 젊은 근육은 모두 바깥에 있는 것이
나무다.그래서 나무는 수천년이 지난 나무도 젊다.추운겨울 지탱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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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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