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말사)무욕(無慾)만한 탐욕(貪慾) 없습니다.

- 언제 : 2012.2.18(토) 08:00~13:00
- 얼마나: 2012.2.18 08:50~12:00
- 날 씨 : 맑음
- 몇 명: 7명
- 어떻게 : 사진클럽 프리즘 번개 출사로 자가SUV이용 통도사에서 조우
▷서운암-극락암-자장암

 

세상에 무욕만한 탐욕없습니다.욕심 없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욕심입니까? 끝 없는 탐욕도 문제지만 끝없는 무욕 또한 문제가 됩니다.그래서 태극의 순환처럼 열심히 채워넣되 너무 과한다 싶으면 비워내는 작업도 필요합니다.속세인으로 열심히 채워넣으며 살지만 항상 마음은 공허하지요.공허한 마음은 채우고 욕심은 비워내는 곳이 사찰 만한 곳이 또 있을까요? 신앙심과 아무런 상관없이 그냥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번뇌 한무더기는 그냥 떨어져 나가는 곳입니다.

 

채워넣을 때와 비워낼 때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자 도덕경 44장에는

 

'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


 

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으니,길이 오래도록 편안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매사에 만족할 줄 알고(知足), 분수를 알고(知分), 멈출 줄 아는(知止)것이야 말로 진정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

 

단지 사진을 찍으러 가는 길이지만 절집에 가니 예의를 갖추어 법복으로 갈아입고 귀를 열고 눈을 뜨며 제대로 깨닫겠다(正覺)는 의지 하나만 붙잡고 통도사로 들어갔습니다.

 

 

이젠 절집에 와도 먼저 나무부터 보입니다.

 


나이테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무는 개체안에 세대를 축적합니다.
지나간 세대는 동심원의안쪽으로 모이고 젋은 세대가 몸의 바깥쪽을 둘러싸니
우리 눈에 보이는 나무는 천년이 가도 젊고 멋있습니다.

 

또한 이천년이 흘러도 젊고 싱싱한 것이 사찰입니다.
열여덟 뜨거운 몸 자제하고 들어와 푸른머리 하늘로 향하고
용맹정진하는 사찰,무문관의 수도승 덕분입니다.


 

그 젊은 나무 같은 수도승들이 모여 있으니 수풀림林자가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곳은 영축총림(林)입니다.


 

통도사 석당간 지주입니다.지주(支柱)는 사찰에서 가끔 보지만
당간을 이렇게 생생하게 보기는 힘듭니다.당간 중앙에 길다란 돌못으로고정하고
당간을 세웠는데 철로 만든 부분이 없어서 눈이 갑니다.


 

약속했던 회원들이 모여서 장독대가 유명한 서운암으로 갑니다.

 

16만도자대장경을 만들어 보관하고 있는 서운암은 도자삼천불,
야생화군락지, 5,000여개의 장독대로 유명이 자자한 통도사 내 17개
암자중의 하나입니다.

 

수백년은 됨직한 모과나무 한그루가 눈에 들어옵니다.


 

역사 깊은 사찰은 아무렇지도 않게 있는 것들도 사실 대단 한 것인 경우가 많습니다.
단단해 보이는 몸체와 불꽃처럼 사방으로 뻗어간 가지가 경외심을 일으키게 합니다.


 

수많은 장독대를 지키는 신목 같습니다.


 

통도사 서운암 뒤로 1km 정도 올라가면 16만 도자대장경이 있는데 이 도자대장경을
보관한 장경각이 있습니다.


 

도자대장경은 통도사 서운암의 성파 큰스님이 `남북통일을 염원하고
민족문화를 대대로 보존하자.`는 취지로 1991년부터 불사(佛事)를
시작하여 2000년까지 10년에 걸쳐 대역사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자리를 옮겨 극락암으로 갔습니다.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로 이어지는
통성기도 소리가 도량 가득한 가운데 무량수각 주련 한귀절이 눈에 꽂힙니다.


 

萬里白雲一輪紅日 一念忘機 大虛無沾(만리백운일륜홍일일념망기대허무첨)

 

"하늘 가득 흰 구름 속에 한 바퀴 붉은 태양처럼
한 생각마저 잊는 기틀 너른 허공에 티 한점 없네
"

 

무량수각無量壽閣의 편액은김정희의 글씨입니다.도서의 김정희인이 뚜렷한데,
若阮(약원 혹은 야원)의 뜻은 모르겠습니다.


김정희의 호는 추사,완당을 비롯하여 100여개 있다고 했으니 그 중에 하나인가 봅니다.



재주가 많아서 호도 많았겠지만 소중한 것은 단 하나인것을 깨닫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살고 죽음이 없는,무량수를깨닫는것이중요했던지추사의무량수각은
여러사찰에서보입니다.

 

극락암의 극락영지 물은 얼어붙어서 오늘은 영축산 봉우리를 비추지 못합니다.
홍교(虹橋,무지개다리)는 언제 보아도 이 암자의 볼륨에 비해서
그 율동감이 과장된 느낌입니다.


 

흡사 중국 사찰에 온 듯한 분위기입니다만 치마를 두르 듯 살짝 나무 아래로 놓으니
약간 부끄러움이 감추어진 느낌입니다.

 

극락암의 자리는 러시아 인형,마뜨료시카인형을 보는 것 같습니다.
영축산 자체가 큰 병풍이고 그 속에 금강송이 병풍으로 쳐져 있고 다시 그 속에
대나무로 병풍이 처져있는데,그속에 극락암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자장암입니다.얼음때문에 그림자가 없어서 반달로남았던
극락암의홍교가 아쉬웠는데 이곳 자장암의 석문은 보름달입니다.

 

본능적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사이 스님이 지나갑니다.

 

찰나의 순간이며 순간의 꽃입니다.

 

자장암은 자장율사(慈藏律師)가 통도사를 짓기 이전에 이곳의 석벽 아래에서 수도하며
창건한 곳이라서 자장암이 통도사의 말사이지만 사실은 모암에 가깝습니다.

 

날씨가 추운데도 금와보살은 출타중입니다.

 

자장암 바위로 오르니 영축산이 다시 병풍이 되어 보입니다.

 

靑山不墨 萬古屛(청산불묵만고병)
청산은 그리지 않은 만고의 병풍이다.

 

출가자와 재가자의 차이가 없다고는 하나,엄연히 관점은 다릅니다.

 

'낙화유의수유수'(落花有意隨流水), 유수무의송낙화(流水無意送落花)'
"떨어지는 꽃은 뜻이 있어 흐르는 물을 따르지만,흐르는 물은 무심히 꽃을 흘려보낼 뿐
"
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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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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