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성인봉▲훌쩍 떠난다.그래, 섬이다.


- 언제 : 2006.8.26 (토)~27(일) 07:00~21:30
- 얼마나:8.26 14:30~18:30(4시간30분)
- 날 씨 :맑음,정상에 해무
- 몇명:30명
- 어떻게 :부산 산정산악회 동행(http://mysanjung.co.kr
)
▷도동-팔각정-바람등대-성인봉-원시림-신령수-투막집-나리분지

-개인산행횟수ː 2006-27[W산행기록-156 P산행기록-298/T643]
- 테마:섬산행,관광산행

-산높이:성인봉(983.6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울릉도는솟아오른 섬이다.약 2,500만 년전 강력한 해저 화산이 폭발했고 그 용암덩어리가 솟구쳐 오르면서 그냥식어버렸기 때문에완만한 순상(楯狀)화산이 아니라 하와이와 같은 가파른 종상(鐘狀)화산이다.면적 72㎢로 우리나라에서 일곱번째로 큰 섬으로나리분지와 알봉분지를 제외하고는 평균 경사도가 25도에 이르는 비탈이다. 강수량은 연간 1,500㎜로 한반도에서 가장 많아서 겨울에는 적설량도 대단하다.맑은 날은 1년 365일 중 55일정도라고 한다.

원래 첫날은 해안을 한바퀴 배로 둘러보는 해상관광을 하고 둘째날은산행을 계획했지만,출발 당일 날씨가 좋아서 바로 산행을 먼저하여 맑은 날이 55일 밖에 안됨에도 불구하고 맑은 날 산행을 하게 되어 정말 복 받은 날이 되었다.


이곳이 울릉도구나!
13:09~14:00
아침 7시에 출발한 버스는 포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하여 10시 씨-플라워 배를 타고 3시간을
고요한 호수에 뜬 배처럼 롤링과피칭없이우리를 울릉도의 도동항에 내려놓았다.배는 너무나도
조용하게 달려왔지만 그 속에 든 목소리 높은 한국의 아줌마 근성 때문에 순식간에 시장이 서 버렸고,
그런 연유로 처음엔 여여(如如)하게 지내려던 계획은 무너지고 나중엔 분노마저 느끼게 되
었다.

 

우리가 여장을 푼 곳은 성우장여관으로 음식솜씨 좋고 깔끔한 밑반찬 덕분에 매 식사때 마다
나는 밥을 두공기씩 먹게 만들었다.명이나물,취나물도 너무 맛이 있었고,매 식사때마다 다르게
나오는 국도 맛이있어서 평소에 아침만큼은 간단한 소식을했지만,이곳에 유하는 동안엔
나는 아침도 공기밥을 두 그릇이나 먹는 괴력을 보여주었다.
잠자리는 큰방에 여럿이 잠을 자고,단체로 샤워를 할 수있는 서민적인 곳이었지만
그 모든 불편함도 밥맛좋고 인심 좋은 이집 안주인 때문에 거의 불편을느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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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을 바꾸어 산행을 먼저한다.
14:39~15:28
식사를 하고보니 이성이 들고,이성이 들고 보니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바로 산행을 하자로 여론이 집약된다.
사람 마음은 모두 비슷해서 산행대장도 최대한 노력해서 여론대로 산행을 먼저 하기로 한다.

 

한낮 최고 온도가 25도 정도로 미리 기상대 에보를 보고 왔지만 최감온도는 35도 정도이다.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벌써 옷은 흥건이 젖었다.게다가 경사도 가파르기가 만만찮지만 빽빽한 수림때문에
상대적으로덜 힘들고 어쨌던 복 받은 산행이라고 자위하며 고도를 높여나간다.
키 큰 수림때문에 조망은 별로 좋은 편은 아니다.

 

바다는 검푸르고 조망은 시원하다.
15:40
가끔씩 조망이 열리면 바다로 눈이 가는데 수평선이 뚜렷한 곳도 있고,구름때문에 흐릿한 곳도 있다.

 

팔각정 전망대에 서다.
16:14~44
너무나도 가파른 산길이지만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서 팔각정까지 오르게 되었다.여기서 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도동항의 방파제가 바로 지척이고 바다는 더 푸르게 보인다.조금 더 올라 바람등대에 서니간헐적인 바람이 시원스럽다.

성인봉의 높이는 983.6m이지만1,000m도 아닌 산이라고 얕보다가는큰 코 다친다.해발 0m에서
등산을 시작하며길도 가파르고 험하다.그래서 백두대간의 고산준령을오른다고 보면 차라리체감적으로 비슷하다.

힘들다고 투정을 부린 댓가인가? 이렇게 날씨가 좋았는데 정상 300여M를 앞두고 난데없는해무가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아!어제 누가 부정 한 일을 저질렀는가?"

 

울릉도 성인봉 정상에 서다.
17:08
나는 이곳에서 야무진 꿈을 꾸고 있었다.평상 하나 크기의 정상에서 서서 360도 서서히 회전을 하며 수평선을 바라보며
"나는 내 생애, 이 세상 가장 넓은 곳 중간에 선 체험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운무가 자욱하여 10여M 앞이 보이지 않는다.나의 바램은 쪼그라들고 약간의 바다만이라도 보고 싶을 즈음,
갑자기 운무가 시원한 바람에 거둬지며 산과 햇볕에 반짝이는 바다와 수평선을 한 귀퉁이만 보여준다.
저 하늘의 양떼구름 아래로 보이는 저 하늘금이 수평선이다.
비록 망망대해는 아니었지만이 순간 만큼은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것은 땀이 아니라 희열의 증거다.

 

 

하산길에 더 귀중한 보물이 기다리고 있다.
17:33
하산은 나리분지 방향이다.급격히 고도를 낮추는데 이곳 숲은 뭔가 다르다.앞에 안내판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울릉도 원시림이다.숲이 너무 우거져서 빛이 부족하여 카메라가 흔들려 찍는 사진마다 실패작이다.
이곳 원시림은 백두산의 키만 크고 인위적으로 조림한 듯한 원시림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인간의 때가
전혀 묻지 않은 원시림을 보고 나는 너무나 크게 놀라버렸다.우리나라에 아직 이런 곳이 있다니...
나는 단언한다.울릉도 성인봉 산행의 진면목은 바로 이것! 울릉도 원시림이라고...

 

너무나 시원하고 달디 단 일급수
17:54~18:10
원시림을 관통하니 원시림이 필터가 되어 걸러낸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바위에서 흘러나오는 석간수인
신령수의 물맛이 그만이다.내가 마셔 본 물 중 최고이다.

물은 성인봉 바로 아래에 15분 정도 나리분지 방향으로 내려오면 있고, 곧이어 계곡을 만나고 나중에
신령수가 나타난다.

 

신령수 이후는 완만한 등로이다.
18:18~30
발걸음이 가볍다.힘든 시간은 끝이나고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울릉도 야생군락지가 이어지고투막집도 꾸며 놓았다.
나리분지에 도착하니 태양도 기분좋게 일몰을 드리운다.
 

 

23:21

 


시원한 해풍이 불어 덥지도 않고,모기도 없는 울릉도 도동항에 앉아 야경을 즐기며 오징어 회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기분좋은 산행의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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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낭만을 찾아가는 山中問答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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