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대)경인년庚寅年),전부 얻던가, 혹은 모두를 잃는 냉정한 운명의 여신이 기다린다.

 

- 언제 : 2010.1.3(일)
- 얼마나: 2010.1.3 15:00~18:00
- 날 씨 : 맑음
- 몇 명: 홀로
- 어떻게 : 자가용 이용

▷태종대

- 테마: 산책
- 호감도ː★★★★


2010년 경인년.백호의 해이다.경인년庚寅年의 인寅은 범(호랑이)을 의미한다면 경庚이 흰색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일전에 밝혔듯이 색깔은 오방색으로 다섯가지이다.즉, 청-적-황-백-흑색이 되는 것이다.다섯가지의 색을 10개의 천간에 대입하면 된다.천간은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이다.천간은 10개이므로 다섯가지 빛깔과 맞추려면 두 개씩 자르면 된다.갑은 청색, 병은 적색, 무는 황색, 경은 흰색, 임은 흑색으로 볼 수 있다.방위로는 동쪽의 청룡(靑龍), 서쪽의 백호(白虎), 중앙의 황색,남쪽의 주작(朱雀), 북쪽의 현무(玄武)이다. 예를 들어 나는 갑진생이므로 갑은 청색,목木,동쪽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으므로 청룡에 해당되고,경인년은 백색,서쪽과 관계가 있으니 백호가 되는 것이다.

 

경인년庚寅年을 동양학적으로 풀어본다.우선 범띠는 그 자체로 강한 역마살을 속성이 있다.그리고 급변화,급변동이 예상된다.배부른 호랑이는 사냥을 하지 않는 법이니 서민을 위한 사회분위기 조성으로 기부문화가 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경인년의 인은 아직 금金의 기운이 약한 양목(陽木)의 기운으로 해석하므로 금융의 취약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솟아오르고 성장하며 뻗어나가는 기운인 건축이나 교육등은 변화가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천간의 글자인 경(庚)은 방향으로는 서쪽이며 살성(殺性)을 지녔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등 서방으로부터 마찰이 예상되기도 한다.지나간 호랑이해는 그냥 쉽게 지나간 적이 없다고 보면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를 견지하며 기회를 살피는 것이 좋겠다.

 

이제 나는 40대도 후반의 중심이므로 더욱 나의 생활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여야겠다.되도록이면 행동이 튀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책은 올해 130권 이상 읽고,등산은 년간 24번 이상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나이 50대가 되었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3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한가지 제대로 배우고자 목표도 세운다.희언자연希言自然이라고 했으니 곧, 고요함이 곧 자연의 모습이다.그러므로 올해는 실용적 마인드로 너무 나 자신을 옭아매는 사상적 사고에서 벗어나 소리없이 조심스럽게 노력해 볼 터이다.

 

오랜 시간 꾸준히 준비해온 자는, 거침없이 기지개를 펴고 달려 나가 기호지세의 모습을 보일 것이나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상황을 힘겹게 지켜가야 하는 해이다.즉흥성 있는 시도는 금물이다.‘실력’과 ‘자신감’과 ‘전략’이 없이 시도하는 일들은 백전백패의 가혹한 한해가 될 것이다.호랑이에게물려죽는형국이된다.전부 얻던가, 혹은 모두를 잃는 냉정한 운명의 여신이 기다리는 해이다.

 

 

부산에 47년간 살면서 처음으로 태종대를 찾는다.그동안 수차례 가보려고 했으나
그때마다 여건이 따라주지 않았다.그래서 이번엔 누구와 동행할 것도 없이 홀로 길을
나선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못 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안내문을 보니 "태종대는 영도의 남동쪽 끝에 위치하는 해발고도 200m 이하의 구릉
지역으로, 부산 일대에서 보기 드문 울창한 숲과 기암 괴석으로 된 해식절벽 및 푸른
바다 등이 조화를 이룬다. 옛날에 신선이 살던 곳이라 하여 신선대(神仙臺)라고도
부르며, 신라 태종무열왕 사후(射侯)의 장소였다는 속전(俗傳:東萊府誌 所載)에 따라
현재는 태종대라는 호칭이 보편화되었다.

 


오륙도(五六島)가 가깝게 보이고, 맑은 날씨에는 56km 거리인 일본 쓰시마섬[對馬島]이
해상의 흑점(黑點)처럼 희미하게 보이기도 한다. 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영도등대가 섬
남동부의 가파른 해안절벽 위에 서 있고 부근에 신선대바위 ·망부석(望夫石)이 있다"고
적혀있다.

 

태종대 입구에 도착하여 바로 옆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보니 태종대 알림돌의 글씨가
중후해서 마음에 든다.


태종사는 태종대 공원 안에 위치한다. 삼국통일의 기를 이어 남북통일을 기원하고
있는 1976년 도성 큰스님이 세운절이라고 한다.우거진 소나무 숲 사이에 보석처럼
숨어있는 태종사는 역사는 깊지 않지만 세존사리봉안도량이라는 알림돌에서 보듯이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사찰로 남방불교의 느낌이 많은 절이다.

 

사찰 근처에 도착하니 6.25 참전 영도 유격부대 유적비가 있다.잠시 묵념을 한다.



해그름이 지난 시각이라 도량 가득 사경으로 부드럽게 들어오는 햇볕이 고맙다.


영도 태종대 등대가 보인다.104년이라는 세월 동안 밤 바다를 비춰 왔던 부산 영도 등대.
부산항에 등대가 들어서 불을 처음 밝힌 것은 지난 1906년 12월 1일 부터라고 한다.
처음에는 빛으로만 하던 것을 1926년에는 소리가 더해졌고 지난 99년 부터는 전파까지
추가돼 선박의 안전 항해를 도왔는데 이제는 해양문화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인파들이 보인다.연인들의 모습도 보이고 가족들의 모습도 보인다.
예상했던 것보다 볼거리가 많다.해식단애의 모습을 보니 태고의 신비가 느껴진다.

경인년의 경은 방위로 서쪽인데 마침 서쪽으로 해가 저문다.
예전 자살바위로 알려진 곳에 세워진 전망대를 지나니
공교롭게도 구명사라는 절이 보인다.



아마도자살바위 대신 목숨을 구해주기 위해 세워진 절로 보이는데
알림돌의 글씨를 보니 일붕 서경보 스님의 글씨다.

 

1970년대엔 태종대 자살바위에서 한 해에 30여 명씩 바다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바람에 큰 사회문제가 됐을 정도였다는 기록이 보인다.



일붕 서경보스님은 제주도 출신으로 1932년에 출가했다.일붕 스님은 제4공화국의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제5공화국의 국가보위입법회의 입법의원으로 정치권에서 활동
한 바 있다.그리고 1988년에 조계종에서 갈라져 나와 대한불교 일붕선교종一鵬禪敎宗을
새로 설립하고 종정에 올랐으며, 1992년에는 세계불교법왕청을 설립하고 초대 법왕이
된 분이다.


 

헤아릴 수 없어서 두렵고 풍요로워서 떠 날 수 없다는 바다.그 바다를 먼저 바라보고 구명사를 바라본다.
바다 같은 우리네 인생살이도 이와 비슷하지만 그 인생살이를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시대를 사는 모든이들에게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자살이 아닌 구명의 길
을 찾아가는 한해가 되기를 손 모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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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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